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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조지훈

낙화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 하노리*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조지훈 * 주렴(珠簾) 구슬발. 옥렴. 주박. *귀촉도(歸蜀道)- 두견과의 새. 편 날개의 길이는 15~17cm, 꽁지는 12~15cm, 부리는 2cm 정도이다. 등은 회갈색이고 배는 어두운 푸른빛이 나는 흰색에 검은 가로줄 무늬가 있다. 여름새로 스스로 집을 짓지 않고 휘파람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휘파람새가 새끼를 키우게 한다.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 우련 (優憐)- 특별히 가엾게 ..

글 모 음 2023.02.18

'말세의 欷歎(희탄)' - 이상화 독립운동가

말세의 *희탄 저녁의 피묻은 동굴 속으로 아, 밑 없는 그 동굴 속으로 끝도 모르고 끝도 모르고 나는 거꾸러지련다. 나는 파묻히련다. 가을의 병든 미풍의 품에다 아, 꿈꾸는 미풍의 품에다 낮도 모르고 밤도 모르고 나는 술 취한 몸을 세우련다. 나는 속 아픈 웃음을 빚으련다. - 이상화 * 欷歎(희탄) 흐느껴 통곡하다 欷 흐느낄 희 歎 탄식할 탄

글 모 음 2023.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