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 하노리*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조지훈
* 주렴(珠簾)
<유의어> 구슬발. 옥렴. 주박.
*귀촉도(歸蜀道)-
두견과의 새. 편 날개의 길이는 15~17cm, 꽁지는 12~15cm, 부리는 2cm 정도이다. 등은 회갈색이고 배는 어두운 푸른빛이 나는 흰색에 검은 가로줄 무늬가 있다. 여름새로 스스로 집을 짓지 않고 휘파람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휘파람새가 새끼를 키우게 한다.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 우련 (優憐)-
특별히 가엾게 여김
* 저어하다
형용사
1. 익숙하지 아니하여 서름서름하다.
2. 뜻이 맞지 아니하여 조금 서먹하다.
<네이버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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