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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원의 하여가라도 없었더라면

何如歌(하여가)만 없었다면?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칡넝쿨이 얽혀진들 .... - 이방원 이조 3대 왕 태종 李芳遠(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를 앞세워 이씨 조선을 세우기 위해 정도전 등이 주축이 되는 일에 가담하며, 고려 충신 鄭夢周(정몽주)의 의지를 자신들 쪽으로 돌려야하는 임무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그 마음을 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냐! 그로 인해 나온 詩(시) 何如歌(하여가). 정말 마땅치 않은 - 詩(시)라고도 할 수도 없는 짧은 글 - 난 그 詩(시)를 처음부터 제대로 외우고 싶지도 않았고 기억했던 적도 드물지만, 아이들이 열심히 외우던 소리가 자연스럽게 귀로 들어와 자리하고 있다. 정몽주 단심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그런 게 싫었다. 아니, 그냥 싫었다. 욕심..

글 모 음 2023.02.15

김광섭의 '저녁에'와 별을 사랑하던 그

저녁에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광섭 金珖燮 學究(학구) 생활 중에서도 민족의식 鼓吹(고취)시키기에 게을리 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 시인 김광섭 왜구들의 등살은 날로 격하게 설쳐대며 한민족의 언어까지 차단하고 창씨개명까지 요구하자 어쩔 수 없었던 김광섭은 급박한 상황을 맞게 되자 어떤 방법으로 썼을까? 가네시로 코우쇼(金星珖燮) 본명 金珖燮에 별을 그리는 마음을 그대로 입력하지 않았던가! 별을 바라 찾아내고 말아야 할 간절한 민족의 희망을! ‘저녁에’는 대중가요 가사로 변해 일반인에게도 전파돼 갔다..

글 모 음 2023.02.14

들길에 서서 - 신석정

들길에 서서 푸른 산이 흰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우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ㅡ ㅡ 신석정 - 유난히도 해를 사랑하고 푸른 하늘을 향해 노래 부르던 신석정은 ‘아직은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라며 해가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들... 나는 내 가슴이 작아지고 있는 것을 바라본다

글 모 음 2023.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