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에게는 국정이 장난인가? 마치 어린 아이가 생트집을 하는 것 같이 세상을 난장판으로 둔갑시키려 한다. 최순실(60. 최서원으로 개명)이 비선실세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 판이 점점거세지자, 박근혜는 3년 넘게 “개헌은 블랙홀”이라는 말로 일축한 것을 꺼내들고 휘두르니 정치권이 어리둥절이요, 안절부절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고 있다. 박근혜 가슴속은 회심의 미소를?
물론 많은 이들이 5년 대통령단임제의 헌법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는 것을 밝힌 지 오래이다.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개헌추진을 하려할 때 박근혜는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나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개헌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자, 엉거주춤 따라서 투표가 임박하게 다가오던 11월 6일 박근혜도 “집권 후 4년 중임제 개헌 추진하겠다.”로 말을 바꿨다.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꾼 박근혜다. 그러나 국민은 그 때마다 속아 넘어갔다. 지난 이명박정권의 선거개입으로 정권을 갈취하고, 비합법적 대통령이라는 간판을 걸고부터 박근혜는 ‘개헌’이라는 말만 나오면 개헌을 블랙홀로 때우기 일쑤였다. 2013년 4월 17일 국회상임위 야당간사들이 청와대 만찬장에서 개헌을 논하고자 하니 박근혜는 “개헌논의는 블랙홀 같다. 민생을 먼저 챙기는 게 먼저다.”라고 자르고 만다.
2014년 1월 6일 신년기자회견에서도 “개헌이라는 것은 워낙 큰 이슈이기 때문에 한 번 시작되면 블랙홀 같이 모두 거기에 빠져든다.”는 말을 했다.
2016년 1월13일 신년기자회견 때도 경제를 논하면서 “(경제가) 발목 잡히고 나라가 한 치 앞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헌을 말하는 건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라며 그 자신이 못 꾸리는 경제로 얼버무리고 만다.
2016년 4월26일 언론사 편집국장들을 청와대로 모아놓은 간담회에서도 “경제를 살려서 국민이 그 부분에 있어서 체감하게 하고 그 뒤에 공감대를 형성해서 개헌을 하더라도 해야 한다. 지금 이 상태에서 개헌을 하게 되면 경제는 어떻게 살리냐?”고 하며 또 경제를 핑계로 했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회복됐는가? 어림도 없이 더 나빠진 상태에서 박근혜가 개헌카드를 들고 나와 재주를 부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잘 알다시피 최순실 비선실세의 자취가 점점 거세지게 세상에 드러나면서부터 박근혜는 국민의 눈을 개헌으로 돌리게 하려는 것 아닌가? BBS불교방송은 “대통령이 최순실 보호하려고 개헌 카드 꺼내들었다고?..."개헌, 정치권합의 쉽지 않다"라는 대담 방송을 내고 있다. 즉 ‘최순실개헌’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일부는 이 단어를 벌써부터 지적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개헌에만 정신이 팔리고 있는 것 같다. 그 뿐인가? JTBC가 단독으로 ‘발표 전 받은 ‘44개 연설문’ 극비 ‘드레스덴’까지’라는 제하의 보도는 최순실이 박근혜 연설문에 개입한 정황을 발표한 것인데, 네이버에서는 그 내용의 뉴스가 없어지고 말았다.
2014년 3월 28일 박근혜가 드레스덴에서 연설한 전문은 물론, 44개 연설문에 대해 최순실이 사전 점검했다는 내용이다. “통일대박”이라는 비속어가 나온 연설이다. ‘대박’이라는 단어는 투전판 같은 데에서나 쓰는 단어를 비합법(非合法) 대통령이라는 박근혜의 입을 통해서 전 세계로 퍼지게 한 연설문으로 당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JTBC의 기자는 “최순실 씨 사무실에 있던 PC에 저장된 파일들입니다.
각종 문서로 가득합니다. 파일은 모두 200여 개에 이릅니다.
그런데 최 씨가 보관 중인 파일의 대부분이 청와대와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취재팀은 특히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최 씨의 측근 고영태 씨의 진술과 관련해 연설문에 주목했습니다.
최 씨가 갖고 있던 연설문 또는 공식 발언 형태의 파일은 모두 44개였습니다.
대선 후보 시절 박 대통령의 유세문을 비롯해 대통령 취임 후 연설문들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최 씨가 이 문건을 받아 열어본 시점은 대통령이 실제 발언했던 것보다 길게는 사흘이나 앞섰습니다.
상당수 대통령 연설문이 사전에 청와대 내부에서도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설문이 사전에 청와대와 무관한 최 씨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은 이른바 '비선실세' 논란과 관련해서 큰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입니다.(JTBC;2016.10.24.)
최순실개헌을 국민은 인정할 수 없다. 먼저 최순실 비선실세를 국내로 끌어들인 후 특검을 통해 모든 정황을 확인하고 의혹을 풀고 난 다음 개헌을 해도 늦지 않는다. 무슨 이유로 박근혜가 개헌에 참여하려는 것인가? 개헌은 어디가지나 국회의 몫으로 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나선다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특히 길어야 1년만 있으면 퇴출 될 박근혜가 그 안에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야권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SBS는 개헌에 대한 잠룡들을 확인한 보도를 냈다. 가장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힌 건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라고 한다. 문재인 전 대표는 개헌은 블랙홀이라더니, 이젠 정권 연장을 위한 제2의 유신헌법을 만들자는 거냐며 날을 세웠다고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이란다. 그는 적어도 지금은 개헌의 적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前 대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그대로 두고 개헌을 하자는 건 양당이 권력을 나눠 먹자는 것과 같습니다.”고 했단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선 거의 박근혜의 개헌안에 대해 ‘얼씨구나 좋다!’를 남발하고 있는 가운데 유승민 의원은 대통령의 제안에 선을 긋고, 개헌을 주도할 사람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와 국민이라는 것이다.
그 외 여야 잠룡들은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니, 박근혜가 나팔을 부니 좋다고 북을 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이 정권 출범한 이후 오늘 제일 기쁜 날입니다. 시기는 딱 시의 적절했습니다. 지금이 딱 개헌 논의할 때입니다.”고 어처구니도 없는 소리를 했단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자신이 밝힌 새 판짜기의 필수조건이 개헌이라고 밝혔고, 김부겸 의원도 편견을 갖지 말고 토론을 시작하자고 말했단다.
개헌에 박수를 보내는 인사 중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4년 중임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것을 보면 그래도 약간의 자주적인 생각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김무성 전 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가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을 보면 또 박근혜가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하는 것 아닌가?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방분권형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SBS 뉴스는 마무리를 했다.
박근혜의 한 마디에 정치권과 언론이 온통 어수선한 느낌이다. 차근차근 정리를 하면서 순서를 지키는 착한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 박근혜 같이 나쁜 생각에서 벗어나야 착한 사람이 되는 것 아닌가? 아무리 철부지의 장난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원성이 대단한 일을 도마에 올려놓고 무 자르듯 잘라버리는 철부지의 짓을 한다는 것 자체가 괘씸하다.
자신이 잘 못 한 것은 책임을 질 수 있는 어른이 돼야 할 것인데, 끝까지 국민을 우롱하며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정치는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한다. 그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
대한민국 정치꾼(선거에만 혈안이 돼 앞이 흐려진 정치인)들이여!!! 그대들은 정녕 정치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인가? 이렇게 박근혜가 무리수를 두고 있는데도!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처세를 하는 박근혜를 보고만 있을 것인가? 도대체 당신들이 먹고 사는 밥값은 하고 있다는 것인가? 정말 한심해서 어쩔 수가 없구나!!!
[김용민의 그림마당]2016년 10월 25일
출처; 경향신문 & 경향닷컴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bbsi.co.kr/news/articleView.html?idxno=782881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102403401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852982&plink=ORI&cooper=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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