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을 열다

사드배치 반대와 성주참외밭 참사?

삼 보 2016. 7. 31. 05:05


       참외와 수박은 여름 과일 중 최고다. 지금은 참외가 수박보다 영양이 뒤진다는 발표가 없지 않았으나, 우리 어릴 때는 수박보다 참외를 더 꼽았다. 먹고 살기가 팍팍한 시절 달콤한 맛과 함께 든든한 뒷맛이 수박보다 오래갔기 때문이다. 수박 먹고 소변 한 번 보면 끝이라고 하던 비과학적 사고가 앞설 때의 일이니 계념할 일은 아니다.

    어린 시절 한 여름 시골 풍경 속에는 늘 참외와 수박을 지키는 원두막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원두막은 과객(過客)의 힘든 발걸음을 멈추게도 했다. 그 안에는 한 차례 따다 놓은 참외며 수박이 상품으로 나와 있지만, 과객들에게 간단하게 요기하기엔 참외가 더 좋은 과일이라 수박밭보다 참외밭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어릴 때만 해도 여러 종류의 참외를 심었지만, 지금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항의하는 경북성주에서 나오던 노랗고 하얀 줄이 간 참외만한 것은 없었다고 본다.

    성주는 한국 참외 전체 생산량의 60~70%p를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참외하면 유명했다. 연간 4000억 원어치를 생산한다니 대단한 생산지역 아닌가? 그 곳에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국방부의 발표가 있은 이후, 농민들의 반발이 대단하다. 어정쩡한 황교안 국무총리를 6시간 잡아놓기도 하고, 버스 수십 대를 동원하여 서울역 시위도 했다. 외부 지원 없이 단독으로 시위와 데모를 했다. 왜 이렇게 국가에 항의를 하고 있는 것인가? 서럽다. 저들은 정말 지독하게 서럽다.

    오늘 뉴스는 성주참외밭을 갈아엎었다는 뉴스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경북 성주군 농민들이 참외밭을 갈아엎기로 했다.

   이곳 농민들은 "올해 참외 시세가 지난해 보다 30%나 떨어졌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사드 배치 논란으로 인한 심리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주 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는 30일 오전 성주읍 성산리 한 농가의 참외 밭을 농업경영인협회 회원들과 함께 트렉터 30여대를 동원해 갈아엎었다고 밝혔다.(뉴스1;2016.7.30)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그 참외밭은 거의 수확이 끝나가는 밭 아닌가? 다음 글을 참고하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저들은 성이 나있다. 감출 수 없을 만큼 성이 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요즘 참외는 거의 수확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본다.


    노지의 참외는 4~5월에 파종하여 7~8월에 수확한다. 요즘은 이런 노지 참외는 거의 없다. 장마기에 쉬 썩기 때문에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농민들은 “요즘 비는 산성비라 참외가 비를 맞으면 바로 썩는다”고 한다. 자연환경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나빠져 있는 것이다. 비닐하우스에서의 참외 재배는 11월에 씨앗을 뿌리면서 시작된다. 보름이면 싹이 나는데, 이 싹의 윗부분을 잘라 박이나 호박의 싹을 대목으로 하여 접을 붙인다. 뿌리와 밑동은 박이나 호박이고 위의 줄기와 잎은 참외로 자라게 하는 것이다. 접붙이기를 하면 줄기가 튼튼해져 병해가 적다. 접붙인 참외의 모종은 한 달 후 비닐하우스 안에 심게 되며, 이르면 3월 초순부터 수확을 할 수 있다. 참외는 줄기를 뻗으면서 꽃을 여러 차례 피우는데, 그 꽃 피는 기간을 나누어 1화방기, 2화방기 등으로 부른다. 각 화방기마다 1~2개의 참외를 거두며, 화방기의 간격은 10~15일이다. 그렇게 하여 한 포기에서 3~4화방기까지 참외를 수확한다.(팔도식후경; 글 황교익 | 맛 칼럼니스트)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산성비가 심하지 않았으니 노지에서 참외를 기를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게 하다가는 참외 줄기가 바로 썩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농가들은 많은 것을 연구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국가가 국민의 안정을 위해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전술기기를 설치해야 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일까지 벌리면서 국가 정책을 방해하려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그 이유보다는 그 원인을 우리는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분명 경상북도 일원에 사드를 설치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인구 11만 명의 칠곡군에서 먼저 일어난다. 그러나 긴박하게 사드배치를 발표한 국방부는 칠곡이 아닌 성주로 했다. 분명 박근혜 정권은 2015년까지만 해도 사드를 배치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알려져 왔었는데, 금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월 장거리로켓실험발사에 의거 엉거주춤하던 국방계획이 삽시간에 변경되면서 국민의 마음을 걷잡을 수 없게 했다는 점도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고 본다.


    단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 박근혜정권의 정책에 허점이 문제인 것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를 내쫓을 당시인 2015년 7월에도 박근혜정권은 유승민이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고 “식식”거리며, 유승민 발언을 묵살하면서 사드배치관심 없다고 했다. 그리고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로켓발사라는 핑계를 대며 사드설치를 해야 한다면서 기수를 돌리게 했으니 국민이 혼돈(混沌; chaos)상태가 돼 국가정책에 항의하는 것 아닌가?


    그래도 이제 결정이 났는데 어떤 한 지역이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국가방어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성주 인구 4만5000여명의 60% 가량이 참외 농사로 살아가는 것을 누가 모른다고 할 것인가? 하지만 국가가 그 농사에 책임을 진다면 해결방법도 있을 것이다. 물론 사드 레이더를 설치한 이후 성주 참외에 이상이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100의 하나 참외까지 문제가 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본다.

    국가는 정책을 확실하게 해야 하지만 그 정책을 만드는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에 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세월이 가면서 박근혜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내려가고 있다. 그 신뢰에 금이 가면서, 박근혜의 콘크리트 지지층이던 경북도민들조차 박근혜정권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부터 박근혜는 대통령이라는 감투를 써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그만한 인물도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 이명박정권이 나서서 국민에게 감언이설(甘言利說)로 회유했고, 국가 정보원을 이용 선거전을 치르게 하며 국민을 회유하여 선거를 유리하게 만들었고 억지로 당선이 된 것이다. 국민의 반대자들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대통령이라는 직을 인정하려들지 않은 것이다. 그로부터 신뢰가 꺾이고 있었다.


    대선당시 내세웠던 공약까지 모조리 파기 또는 짜깁기로 온전하게 실천한 것이 없었으니 신뢰는 금이 가고 있었다. 2013년 첫해 정윤회가 청와대 문고리3인방의 국정개입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4·16세월호 참사의 정부 대응을 보며 그 신뢰의 금은 아주 크게 더 갈라지게 했으며,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중후군) 사태는 국민의 건강까지 저울질하며 신뢰의 금은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고 말았다. 그리고 2016년 4·23 총선에서 박근혜의 새누리당 경선간섭으로 완전히 조각조각 가르고 말았다. 그 결과가 4·23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제 2당이 된 것이다. 그래도 박근혜는 어린소녀 같이 당당하게 “앞으로~ 앞으로~”만 노래하고 있었다. 콘크리트도 깨진다는 것을 모른 것이다. 그러나 지금 깨지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다.


    성주군민이 악감정이 된 것이다. 언론도 같이 장단을 맞추는 것은 아닌가? 참외밭이 트랙터 2~30대에 의해 뭉개지고 있는 사진이다. 비닐하우스까지 뭉갰으니 적잖은 돈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러나 진실인지 의심스럽기도 한다. 참외 추수기는 다 지났으니 말이다. 하지만 박근혜정권의 불신임에 대한 성난 군중은 여전하다는 뜻 아닌가?


(사진=성주군 제공)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1.kr/articles/?2734515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_w.aspx?CNTN_CD=A0002231130

http://www.nocutnews.co.kr/news/4630610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43&contents_id=4888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0&cid=1045984&iid=24728247&oid=055&aid=0000435639&ptype=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