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을 열다

드라마pd조차 길사장 퇴진 요구는?

삼 보 2014. 5. 21. 03:13


19일 밤 KBS 드라마 PD 70명은 사내게시판에 ‘길 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올리고 “드라마 만들기 참 힘든 세상이다. 길환영 사장과 청와대의 막장 드라마, 웬만 연출력으로는 흉내도 못낼 경지다”고 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PD들은 이어 “드라마 만들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청와대가 KBS의 자부심을 당당하게 박살내는데, 드라마적 재미와 감동을 고민하는 것이 너무도 부끄럽다”며 “국민의 방송이던 KBS를 분노의 대상으로 바꿔놓은 길환영 사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또 PD들은 “기자협회의 제작 거부를 적극 지지하며, 길환영 사장 퇴진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라며 투쟁 의지를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PD들은 사극 <정도전>의 대사를 인용했다. PD들은 “대하드라마 <정도전>은 말한다.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은 백성이다’. 저 문구 앞에 떳떳한 드라마 PD가 되고 싶다. 길환영 사장, 당장 물러나라”며 재차 길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번 성명에는 대하사극 <정도전>의 강병택 PD와 주말 드라마 <참 좋은 시절>의 김진원 PD 등 유명 드라마 PD 70명이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한겨레;2014.5.21.) 

우리가 즐겨보는 드라마에까지 정부의 입김이 들어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드라마 내용 속에 정치적 사고에 대해 관여하고 싶지 않을 것으로 본다. 어디까지나 드라마는 드라마로 끝나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얼마나 될까? 연기자들의 개성과 극의 케릭터에서 자기 나름 철학까지 찾아내는 시청자가 있다면, 그저 가볍게 비웃고 말 것인가? 그러나 극을 꾸미는 이에게 나름 철학적 사고가 없다면 극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소설가 중에서도 인기를 끄는 작가는 그의 사고에 남이 모르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하물며 배우를 지휘해야 할 극본에 철학적 사고가 결여된 작품이라면, 그 대본은 처음부터 발탁될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본다. 

이 글을 만들고 있는 이 사람도 드라마를 즐긴다. 많은 이들이 거짓말로 점철된 우리나라 드라마를 무슨 재미로 보느냐며 비웃기도 하지만 즐길 때는 온통 정신을 빠트리고 열성적일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사극류를 즐기는 편이지만 애로물도 거부하지는 않는다. 또한 시대극도 특이하다고 느끼면 즐기는 편이다. 그런데 KBS 정도전은 처음부터 보려고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절개를 버린 선비를 지금 이 때 방송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거부의 이유로 했다. 물론 이조로 볼땐 충신 중에 충신이고 개국에 큰 획을 그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더 거부하게 했다. 특히 KBS 작품이라는 것에 가슴을 열게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주어지면 보는 방도를 취하려 했다. 작가가 얼마나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한겨레 신문 5월 21일자에 KBS 드라마 PD 들이 길환영 사장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다. 특히 정도전 PD와 참 좋은 시절 PD가 더 적극적이라는 뉴스다. 얼마나 한이 맺혀서 일까? 

드라마 내용을 이용하여 국민을 호도하였다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은연 중에 국민의 마음을 뺏아내는 것 그게 작가의 일이니 별로 어려울 것 없을 것이다. 단지 얼마나 많은 이들을 감쪽 같이 뺏아내느냐는 것은 그 작가의 역량이지 않겠는가? 
길환영 사장과 김시곤 전 보도국장, 그리고 KBS 드라마 PD들이 국민을 일깨워 주고 있다. 그 이전 세월호 참사로 인해 304명의 넋이 우리 가슴 속으로 들어와 더 이상 부정한 정부와 청와대를 거부하고 있는 중이다. 세월호가 왜 침수됐어야 하는 이유를 현 정권과 청와대는 세밀히 밝힌다고 하지만, 이들의 넋들은 그보다 먼저 그 자리에서 물러나 줄 것을 더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으로 본다. 언론뿐 아닌 드라마까지 이용해서 국민을 호도했다는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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