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고치지 않으면 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마치 동물들의 힘자랑처럼 인간들의 기(氣)쓰기 행동을 국회에서 보는 것은 참으로 역겹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기는 꼭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기를 쓴다’는 좀 천한 말로 표현한다. 이런 말을 국민의 대변자인 국회의원에게 비유시킬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국회의원들 중에 없지 않다.
그 중 언론에 이름이 올라온 이가 국민의당의 김동철(1955년 6월 30일~; 광주광역시소속 광산구갑; 4선) 의원과 이장우(1965년 2월 10일, 충청남도 청양소속 새누리당 대전 동구; 2선) 의원이 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는 말이 있다. 칼날 인[刃]자 아래에 마음 심[心]자를 위아래로 연합한 참을 인[忍]자는, 예리한 칼날이 마음을 가른다는 뜻 아닌가? 마음을 예리한 칼로 갈라 죽이면 크나큰 분노도 막아낼 수 있다는 인(忍)을 세 번만 가슴에 세기면 세상만사가 다 평안해 질 수 있는 것을 뜻하는 것 아닌가? 어떤 책에서는 이 속담에 대해 ‘그 어떤 고난도 참고 이겨내라’고 한다. 그 뜻을 잘 해석하면 거의 같은 뜻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나에게 분노케 한 사람을 이겨내면 안 될 일도 될 수 있다는 것 아닌가!
결국 김동철 의원의 사과로 일단락 됐다고 하지만, 이장우 의원은 아직도 기를 쓰고 있다는 뉴스다. 김동철 의원이 사퇴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보통 일반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인정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과정을 잘 살펴서 판단한다면 이장우 의원이 더 악질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는 항상 발언권을 받아서 소신껏 발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김동철 의원의 발언 중 - 한편 과격한 표현의 언행 중 - 새누리당의원들의 웅성거림에서 발언자가 폭발을 할 수 있게 유도한 것 아닌가? - 아무리 폭발을 유도 하더라도 참고 이겨냈어야 올바른 자세인데 말이다. 그럼 그 당시 상황을 그려낸 서울신문 보도를 먼저 보기도 한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발언이 파행의 시발점이 됐다. 김 의원은 이날 세 번째 질의자로 나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지역편중 인사’문제를 추궁했다. 김 의원이 황 총리에게 탕평인사를 펼치지 않았다고 호통치자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 질타가 쏟아졌다.
그런데 김 의원이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을 호명하며 “질문하는 데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라고 큰소리쳤다. 이것으로 언쟁이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김 의원이 질문을 이어가던 중 또다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웅성거리자 김 의원은 “총리의 부하직원이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냐”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이어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을 가리키며 “동료의원이 대정부질문하는 데 가만히 있어라”라는 말에 이어 “어떻게 대전 시민은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이라고 뽑아 놨나”라고까지 말했다. “이렇게 저질 국회의원과 같이 국회의원을 한다는 게 창피해 죽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대정부질문 본회의를 주재하던 국민의당 소속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20대 국회 두번째 대정부질문에서 정부를 상대로 한 질문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김 의원과 여당 의원들에게 자중해줄 것을 촉구했다.
결국 박 부의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상황 정리를 요청했다. 황 총리와 각 중앙부처 장관 등 국무위원을 국회에 불러다 의원들끼리 다퉈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서울신문;2016.7.5.)
기자가 얼마나 솔직하고 정확하고 담백하게 그 상황을 정리했는지는 모르지만, 손뼉을 칠 때 반드시 두 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김동철 의원만 탓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동철 의원은 사과를 하고 정회 3시간 뒤에 회의는 계속됐다고 한다. 하지만 새누리당 쪽에서는 사과만으로 부족하고 의원사퇴까지 논하고 있다는 거다. 새누리당 쪽에서 보면 그게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지만, 일반적인 생각은 김동철 의원이 화의 근원을 만든 것이라고 단정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할 일이라고 본다. 당연히 새누리당 의원들의 부도덕한 처사도 고쳐져야 한다고 본다.
국회 발언권을 무시하고 발언자의 말을 청중이 차단하게 했다면, 그 처사부터 고쳐야 할 일이다. 근원은 고치지 않고, 막말과 폭언자들만 사과를 해야 한다면 추후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국회에서 면책특권을 두고 조율을 하자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분명 면책특권은 독단적이고 독선적이며 독재자다운 정부의 권력에 대항하기 위해, 의원들의 말에 과격적인 표현이 있든지, 과도하더라도 회의 중 나온 말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일체 추궁하지 않는 특권을 줘야 한다지만 국회는 아주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빈말(허위사실)을 조성할 목적이 있다거나, 정부나 사법부 또는 모든 참고인과 증인 등의 권위와 인권을 억압하여 강제하려는 언행은 국회에서부터 고칠 수 있게 해야 마땅한 것 아니겠는가? 특히 막말로 인해 듣는 사람들로부터 거부감을 조성하는 언어는 배제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김동철 의원의 실수가 바로 이런 것 아닌가?
차분한 어조로 누가 들어도 과격하다는 표현이 아니었다면, 새누리당 의원들도 곧장 항의하지 않았을 것이고 웅성거리지도 않았을 것으로 본다. 내 발언에 책임이 없다고 함부로 언성을 높이고 답변자들에게 위압감을 주려고 하는 구태정치를 이어간다면 국회의 소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대신 듣는 청중들도 발언자의 의견에 최선을 다해 들어주는 예의를 갖춘다면 어찌 국회가 소란할 수 있을 것인가? 당장 면책특권부터 국회는 잘 다듬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이 문제만큼은 더 이상 고집을 피워서는 안 될 것으로 본다. 정치는 바로 그 시대를 따라야 올바른 정치 아니겠는가?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 진정시키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을 진정시키고 있다. 이날 김동철 의원의 대정부 질문 때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이 김동철 의원의 질문을 방해하는 발언을 하자 김동철 의원이 이에 반발하며
양측은 고성이 오갔다. 연합뉴스
참고가 된 원문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36551&cid=50293&categoryId=50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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