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여 년 전 중국에서 노자(老子)가 쓴 도덕경(道德經)에는 비유법이 자주 등장한다. 제2장만 들어가도 곧 나온다. “유무(有無)가 서로 살며, 난이(難易)한 것을 서로 이루며, 장단(長短)이 서로 교차하며, 높고 낮음이 서로 경사를 이루고, 음악과 소리가 서로 화합하고, 전후(前後)가 서로 뒤 따른다[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較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고 적혀있다.
제55장은 거의 비유법으로 문장이 만들어 지고 있음을 본다. “덕이 함초롬하여 두터우면, 간난아이에 비유하여, 벌, 전갈, 독사도 쏘지 못하고, 맹수도 붙잡지 못하며, 맹금(猛禽=raptor)도 발톱을 대지 못한다[含德之厚 比於赤子 蜂蠆虺蛇不螫 猛獸不據 攫鳥不搏].”고 앞 문장만 적어본다.
朴은 17일 청와대에서 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일단 모두 물에 빠뜨려놓고 꼭 살려내야 할 규제만 살려두도록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한 말이 어딘지 모르게 듣기에 어색하다. 물론 박근혜를 아끼며 사랑하는 이들은, 朴이 물에 빠뜨려도 좋고, 발길질을 한다는 표현을 해도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할 이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다른 이가 좀 과격한 말을 쓰면 막말을 한다고 고소를 불사할지도 모른다. 朴의 말은 어색하고 쌩뚱맞기도 하지만, 그 내용자체도 문제꺼리가 된다는 보도가 있다.
오마이뉴스는 “정부는 법령 등을 고쳐서 관련 규제를 풀기로 했다.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이제 식상하기까지 한 구호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역시나 박 대통령의 비유화법이 또 등장한다. "정부 입맛에 맞게 골라서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일단 모두 물에 빠뜨려놓고 꼭 살려내야만 할 규제만 살려두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식이면 사실상 살아남을 규제가 얼마나 될지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좀 더 과격하게 해석하면 정부가 기업을 상대로 백기투항 선언이라도 할 정도다. 기업들은 일단 표정관리에 들어간 듯하다. 드러내놓고 좋아했다간 역풍을 맞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고 적고 있다.
이어서 “대기업의 한 고위임원은 기자에게 "대통령의 의지가 얼마나 현장에서 나타날지 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곤 "요즘 기업 환경이 너무 안 좋다보니까, 정부도 뭔가 제대로 된 액션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기자가 '정부가 액션을 취하면 기업들도 뭔가 내놔야하지 않나'라고 물었더니, "그것은 그때 가봐야..."라고 말끝을 흐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계속해서 “정말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고 믿는걸까. 아니면, 그냥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홍보라도 제대로 하라는 것인가.”하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축은 수출 아닌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는 우리 수출에 비상등 켜진 지 오래다. 작년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올해 들어서도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인다. 오히려 지난 1월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5%나 주저앉았다. 지난 6년 5개월 동안 이렇게 수출이 줄어든 적이 없었다. 물론 이런 수출 감소는 세계 경제, 특히 중국 등 신흥국가의 경기 둔화 요인이 크다. 우리 정부로선 어찌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안타까운 표현이다.
가던 길이 막히면 돌아서라도 가야 하는데 길이 끊어졌다고 말아버릴 수는 없는 것이 인간의 삶이고 사회생활이며, 국가번영 아니겠는가?
수출이 안 되는 상황을 우리는 보도를 통해 잘 알고 있다. 세계경제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불확실한 세계를 확실하게 해야 우리가 살 길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부터 확실하게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사회가 완만하게 형성이 되면, 국가가 온전하게 돼 세계가 대한민국을 신뢰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박근혜는 자기 입으로 말한 북한과의 ‘신뢰프로세스’조차 단칼에 날리고 말았지 않은가?
북한이 언제든 핵을 포기하고 경제발전을 논하여 들어온다면, 우리는 과거 정부들이 한 것과 같이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 해놓고,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를 지켜본 이후, 더 이상 북한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결론을 간단히 내리고,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선언하며, 지난 세월 자신이 언급한 말(신뢰프로세스)을 뒤집고 말았다. 얼른 볼 때는 북한이 먼저 긁어 부스럼을 내고 말았으니, 박근혜가 한 행동이 잘한 짓이라고 추켜세울 것이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유엔 안보리조차 한반도에 꼭 필요한 요충지대로 인정했고, 좀 더 새로운 방법까지 강구할 수 있는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촉구하려 했었다는 것에 대해 깊은 생각을 했었는가?
개성공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 반, 인정 반의 사고를 갖기는 했어도, 개성공단이 있어 북한이 과격한 행동을 하지 못하는 점도 작용했다고 할 수 있었다고 본다. 세계적으로 볼 때 지정학적 위험도(risk)에 있어 개성공단은 완충구실을 했다는 것 이다. 한반도가 위험하기는 해도 개성공단이 있어 북한이 쉽게 도발은 할 수 없었고, 미국이 뒷받침하고 있어 보전된다며, 지난 12년의 세월에 찬사를 보낸 것을 박근혜의 일방적인 사고 -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인 달러로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썼다는 사고 - 가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국가로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결국 한국산 수입물품을 줄이고 타국 제품을 받아들이고 있는 나라들이 늘어가면서 1월 한 달 수출이 지난 해 1월보다 18.5%p가 추락했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왕정시대에서 국왕의 말은 결코 번복할 수 없는 완전무결(完全無缺=absolute perfection)한 말로 인정이 되고 있었기에 ‘왕의 말은 곧 법’이라고 했다. 백성들이 아무리 아쉬워해도 고칠 수 없는 말로 국민들 스스로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3년이 된 박근혜의 말은 언제든 고쳐지는 말 - ‘변덕의 말’ - 로 둔갑한지 오래다. 국가 지도자의 말을 국민이 인정을 하지 않는데, 타국에서 어떻게 믿을 수 있을 것인가? 한국은 개성공단이 없어지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이중으로 늘어가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지난해 12월 국가신용도를 1단계 더 올린 세계적인 무디스(Moody's)도 이제 더 이상 그 자리(Aa2)에 한국을 두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상대도 같이 좋아 한다고 긍정할 수는 없다. 어떤 이는 내가 나도 모른다고 했다. 내 얼굴과 신체부위 모든 것이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형제와도 다르다. 고로 생각도 다르고 마음조차 다르다. 형제 간 마음조차 가늠할 수 없거늘, 어찌 타인이 같기를 바랄 것인가?
내가 열심히 생각해서 만든 글이지만, 타인이 생각하는 사고와 같이 맞출 수는 결코 없는 것과 같으리라! 내 글에 나도 동감할 수 없어 지웠다 다시 만들 때가 수 없다.
글을 지을 때 마음을 비우지 못할 때가 더 많다. 뇌로 쓰기 때문이다. 결국 심리가 글로 전달되니 글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대저 언제나 글이 될 것인가? 궁금하기 그지없다. 오늘도 박근혜를 미워하는 글이 된 것 같다. 하지만 미워하진 않는다. 다만 그녀가 국민과 뜻이 같이 가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 할 뿐이다.
오늘도 국회는 아무것도 남긴 것이 없다고 한다. 노자께서 말씀한 무위(無爲)의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 같다. 무위의 사고는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미국 16대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대통령이 1863년 1월 미국의 300만 명에 이르는 노예해방을 선언한 이후, 그해 7월에 남북 전쟁 중 가장 격전지였던 펜실베이니아 주 게티스버그(Gettysburg)에서 전쟁 희생자의 영령을 위한 식전에서, 링컨은 남북 전쟁이 민주주의 유지를 위한 전쟁이라고 규정하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주장했던 말과 같이 가는 것이다. 나를 내려놓고 국민을 위하면 무위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박근혜는 그것을 못한다. 그래서 국회가 공전하며, 국가 수출도 줄고, 청년 일자리는 점차적으로 줄고, 국민의 살길은 더욱 팍팍하며, 국가번영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아닌가?
마치 국민을 물에 빠트려 살릴 것만 살리려고 하는 정책을 쓰는 것 같지 않은가?
하승수 녹색당 국회의원 후보 1인 시위 모습. 하승수 트위터 갈무리
참고가 된 원문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833257&cid=43072&categoryId=43072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28112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730959.html?_ns=c1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83123&PAGE_CD=N0004&CMPT_CD=E0018
'그리고 그 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민의당 안철수의 정치철학은? (0) | 2016.03.05 |
---|---|
필리버스터 중단은 더민주당 중단? (0) | 2016.03.01 |
朴국회연설이 두려움과 공포인가? (0) | 2016.02.17 |
백이 숙제 같은 청렴은 필요 없다? (0) | 2016.02.02 |
중국증시 먹구름이 무슬림과 연관? (0) | 2016.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