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마음

필리버스터 중단은 더민주당 중단?

삼 보 2016. 3. 1. 05:48


   

     박완서의 소설<휘청거리는 오후>에 "아이고 분해. 내가 무슨 그른 말을 했다고 날 때려요? 나는 목에 칼이 들어가도 할 말은 하고 만다고요. 나 하나도 그른 말 안 했어요···"라고 표현하고 있다.

    본래 이 말은 한국적 사고로서 아주 오래 전부터 필부(匹夫)들이 쓰던 말로 이해한다. 언성을 높여 싸울 때도 자주 등장했고, 정의를 부르짖을 때도 쓰던 말이었다.

    그러나 동아일보 1961년 4월19일 자의 ‘4·19혁명의 의의’라는 제하에 당시 장면 총리의 우유부단했던 성격을 들어 장 총리 종교 관념까지 들추기며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얘기는 하고, 나서야할 자리에는 나설 수 있는 확고한 사생관이 이미 서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적고 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하는 것”을 한국인들은 좋아하지 않은가?


    오늘 아침 뉴스에 실망하는 이들이 꽤 되는 것 같다. 경향신문 첫 단에 ‘더민주, 필리버스터 7일 만에 중단’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여야가 잘 해결 된 것 같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며 내용을 열었다.

    이종걸 원내대표와 일부 지도부가 김종인 비대위장과 박영선 의원의 무제한토론(Filibuster=의사진행방해) 중단과 선거구획정안 우선 통과 의견에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다. 물론 민주주의 꽃인 4·13총선도 중요하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민주(民主=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의 인권이 꽃보다 한 수 더 위라는 것을 망각한 것 같다.

    인권은 결실이다. 꽃보다 뒤에 결실이 난다고 할지 몰라도 꽃만 가지고는 인간의 먹이가 될 수 없다. 인간은 먹어야 사는 동물로 계산을 한다면 우리게 주워져야 하는 것은 결실이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의 38장(덕경 첫 장)에 “대장부는 그 후덕함에 거처하지 그 천박한 곳에 기거하지 않으며, 그 결실에 자리하지 그 꽃에 살지 않는다[大丈夫 處其厚 不居其薄 處其實 不居其華].”고 하셨다.

    여기에 나오는 ‘꽃 화(華)’를 ‘화려함’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직역해서 꽃으로 표현해야 그 앞의 ‘열매[實]’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적어본다.

    노자께서도 화려함보다 실리를 먼저 생각했다는 것을 이해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 깊은 말뜻을 꽃과 과실로 비유한 글이다.


    민주주의는 선거에 의해 주역을 뽑지만, 그 주역도 전체 대중 각자에서 나온다. 인간(人間) 각자는 결실의 근거다. 꽃보다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꽃은 시기를 벗어나서도 필 수 있지만, 결실은 시기를 노치면 단단히 여물지 못하는 것과 같다. 결실이 단단치 못하다는 것은 인간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가? 선거를 연기한다는 것은 가능해도 인권을 침해당하거나 도둑질(도·감청에 금융계좌 연람) 당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이 올바르지 않겠는가? 더민주당은 선거가 지연된다는 것을 부담으로 안고, 독재를 할 수 있게 방치하겠다는 것인가? 총선거전에서 야당이 힘이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제발 힘을 실어달라며 부탁한다고? 힘이 없어 죽기를 각오하고 국민을 위해 방어했다고 해야지! 새누리당을 무릎 꿇게 할 의지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고? 결국 더불어민주당(더민주당)은 국민으로부터 영원히 외면당하지 않을까싶어진다. 지금 여론이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 그 일면만이라도 보기로 한다.


    다음은 뉴시스의 ‘더민주,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중단키로’ 제하의 댓글 일부이다.

aarp****씨는 “언론을 믿지마!!! 트윗을 믿어!!!”라 쓰고, 답글183개가 올라와 있으며, 공감3721명 비공감556명을 보이고 있다. 물론 더민주당 지도부도 SNS에 들어가서 확인을 할 테지만, 이런 때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chun****씨는 “그냥 계속하셔여..ㅎ” 답글 30개와 함께 공감2548명에 비공감177명이 있다.

swif****씨는 “이러다 진짜 역풍 맞는다...”고 적었는데 답글38개와 같이 공감2434명에 비공감246명이다.

lsh9****씨는 “왜?????그만둬????계속해라!!!!잘 하고 있다.”고 한 데 답글 21개와 함께 공감2285와 비공감240명이 있다.

zx35****씨도 “그냥 계속 하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라며, 답글 9과 함께 공감1614명과 비공감116명이다.

ksw4****씨는 “도대체 왜??? 그럼 지금까지 몇 시간 동안 연설한 의원들은 뭐가 되는 건데??” 적고 있으며,

spie****씨는 “역풍 우려하는 세력이 바로 역풍의 진원지다.”라 의견을 내세웠다.

sexa****씨는 “버티면 여당 지지층의 욕을 먹지만 물러나면 야당 지지층에서 폭탄을 맞을 꺼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지 뉴시스에 나타난 불과 수만 명의 의견이지만, 오랜만에 더민주당을 지지하던 많은 이들이 한숨을 내쉬며 힘없는 발걸음으로 뒤로 할 것으로 생각게 하고 있다. 참으로 아쉽다. 지금까지 몇 시간 동안 열심히 발언한 의원들은 뭐가 될까?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해야 한다.”는 말이 왜 있었는지 이해가 갈 것 같다. 단호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더민주당은 결국 새누리당이 쥐고 흔든 칼에 가볍게 쓰러져 결국 국민을 지키지 못했으니 20대 총선이 어떻게 될지 앞이 캄캄하다.

    야당은 죽고, 선거도 지고, 독재는 창궐할 것 같다. 그저 김종인 비대위장과 박영선 의원 그리고 뱃장도 없는 더민주당이다. 아주 큰 실망을 하며 글을 마친다.


썰렁한 340회 임시국회 제7차 국회 본 회의장 (뉴시스에서)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03&sid1=100&aid=0007069882&mid=shm&mode=LSD&nh=20160301005804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872263&cid=50293&categoryId=50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