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마음

백이 숙제 같은 청렴은 필요 없다?

삼 보 2016. 2. 2. 06:51


    

    중국 역사상 청렴하기로 유명한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은의 말기[殷末]고죽국(孤竹國) 군주의 아들이었다. 두 사람은 아버지 고죽군(孤竹君)이 죽자 서로 왕위를 양보한 어진 이들인데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나라 폭군 주(紂)를 치자[역성혁명(易性革命)], 아무리 폭군이라고 해도 신하가 천자(天子)를 치는 것은 잘 못한 것이라며 바로잡기를 간했다.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자 백이와 숙제는 주나라 곡식은 먹지 않겠다며 수양산(首陽山)으로 들어가 고사리로 연명하다 끝내 죽고 만다. 지나치리만큼 청렴한 이들은 성품이 곧아 올바르지 못한 군주의 신하되기를 거부하고, 악을 품은 이들과는 거리를 두었다고 한다. 심지어 머리에 쓴 갓이 바르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물들 수 있다고 피해가며, 대쪽 같은 성품을 유지하였지만, 원한은 갖지 않았다고 한다.

    공자(孔子)가 제자들을 가르칠 때 “백이와 숙제는 구악(舊惡)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이 방법을 쓴 때문에 원망이 드물었다[伯夷叔齊 不念舊惡 怨是用希].”고 논어의 공야장(公冶長) 편에 적고 있다.


    원망(怨望=못마땅하게 여기어 탓하거나 불평을 품고 미워함)을 하기 시작하면 그 끝은 없다고 본다. 지도자라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가족이나 남이 잘 못한 것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 비판하고 꾸짖는 것은 그와 다르다. 그래도 원한을 품는다면 이 또한 문제 아닌가? 특히 사람을 부리는 지도자나 가장의 위치에서 남 탓을 하고 있다면 그를 어떻게 신용할 수 있을 것인가?


   경향신문은

   “정부가 1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경제 입법과 누리과정 예산 등 현안들을 야당 탓으로 돌리면서 ‘국민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대국민담화에서 ‘국민이 나서달라’고 ‘총선심판론’을 제기하고 경제단체의 쟁점법안 처리 촉구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등 국민을 상대로 한 직접·선동 정치에 나선 데 정부까지 가세한 것이다.”며,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61)은 이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과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가 도와달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관련부처 장관들과 함께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구조개혁 성패는 입법에 달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방식을 통해 정치권을 압박하는 박 대통령식 ‘담화 정치’를 행정부도 따라 한 것이다.“고 적고 있다.


    또한 “실제 이날 대국민담화는 청자(聽者)인 ‘국민 여러분’이 ‘나서달라’는 데 방점이 찍혔다. 경제 입법과 노동구조 개편, 청년수당, 누리과정 예산 등 현안에 대해선 ‘남 탓’으로 일관했다.”고 하며, “유 부총리는 “그동안 정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소중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화자찬하면서 “이 모든 성과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구조개혁과 경제회복에 성과를 거두었는데, 야당 등 정치권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누리과정 예산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는 입법 촉구 서명운동을 거론하면서 “교육감과 지방의회도 더 이상 아이들을 희생시키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나서달라”고 주장했다.”며 경향신문(2016.2.1.)은 보도했다.


    3년이 다돼가는 박근혜 정치방식으로 보면 ‘내 탓’이라는 단어는 찾아보기 힘들고, ‘남 탓’이라는 보도는 수도 없이 많이 퍼져있어, 이젠 뉴스거리도 되지 않고 있어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신용이 바닥이 났으니 제발 정신 좀 차려서 ‘내가 못나 그렇다.’고 바꾸기 바란다는 뜻이다.

    이삭의 나락이 잘 영글어지면 그 무게가 무거워 자연스럽게 땅을 향해 머리를 내리지만, 나락이 영글지 못하면 하늘을 향해 꼿꼿이 세우고, 빛과 영양을 더 받기를 바라게 된다. 하지만 하늘은 똑같은 시간과 빛 그리고 영양을 주었기 때문에 더는 못 주는 것이다. 능력의 한계라는 것이다.


    구조개혁 성패가 입법에 달렸다는 것은 하나의 핑계에 불과하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인간이 한다. 하지만 인간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인간에게 시킨다면 인간은 막아내고 만다. 국회 입법이 성립이 될 수 있는 법을 국회에 제출하고서 법이 성립되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법이 성립되면 다른 한 쪽은 피해를 보는 법이 되고 만다면, 그 법이 국회를 통과하고서 사회가 온전하게 설 수 있다고 할 것인가?

    어느 한 쪽에 힘을 실어주려는 정부의 입장을 잘라내야 되는데, 잘라내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키려고 한다면 잘라내지 않은 가지가 걸려 통과될 수 없는 것 아닌가!


    구조조정(restructuring; 構造調整) 참으로 좋은 말이다. 두산백과는 요약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구조나 조직구조를 보다 효과적으로 그 기능 또는 효율을 높이고자 실시하는 구조 개혁작업.”이라 적고 있다. 또한 “사업구조조정이란, 부실기업이나 비능률적인 조직을 미래지향적인 사업구조로 개편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고 논하고 있다.

    문제는 기업인원을 어떻게 감축하느냐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성과가 없다고 무조건 잘라내야 하느냐? 아니면 성과는 없지만 참신하게 업무에 충실하면 근무를 시키게 할 것인가? 능력의 한계를 어느 기준점에 둘 것인가? 그저 주인이 원하는 대로 노예처럼 부리려고 할 것인가? 주인의 입맛에 맞는 사람만 세상이 원하고 있는가?


    세계적으로 불황인 것은 틀리지 않다고 본다. 한국도 1월 수출이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해서, 1년 전보다 무려 18%p 넘게 줄어들어 6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냈다는 뉴스다. 삼성 스마트폰도 세계시장에서 아직은 1위 판매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시장은 5위권 밖으로 밀리고 있고 유럽시장에서도 위태롭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수출이 줄고 있는 반면 유가하락으로 수입도 줄어들어, 2015년 국가 경상흑자는 1059억 달러로 사상 최대 흑자를 냈다고 한다. 결국 기업들 중 어느 한 쪽은 망하는 기업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배가 불어 터질 지경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 대신 수출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선 비상상황이지만 말이다.

    기업은 살이 찌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볼 때 많은 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고 실업률은 내려가지 않는 것은 또 무엇 때문인가? 기업의 구조개혁을 결국 인원감축을 제일로 삼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다 같이 먹고 살자는 기업이 아니라 기업을 더 살찌게 하려면 인원감축을 해야 한다는 사고가 문제이다. 이 방법을 박근혜와 새누리당에서 하겠다는 것 아닌가?


    왜 국회가 공전하고 있는가?

    뉴시스는 “ 2일 오후 열릴 예정이던 3자회동은 양당 대표의 일정이 조율되지 않아 또다시 취소됐다.”며, “표면적으로는 양당 대표의 일정 조율 실패가 결렬 이유였지만, 원샷법 처리 합의파기를 주도한 더민주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여권의 앙금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고 적고 있다.

    또한 “당정청 역시 2일 오전 개최하려던 정책협의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협의회를 통해 정부가 내놓은 파견법 개정안을 통해, 대기업 파견을 금지하는 수정안을 명문화 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기업 파견 금지 문제에 있어서도 야권이 그간 꾸준한 반대 입장을 나타내왔던 만큼 당정청의 수정안이 꼬인 정국을 풀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권력을 쥔 쪽에서 더욱 고삐를 강하게 잡고 몰아붙이겠다는 욕심의 정치를 하고 있으니 국회가 원만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에 원한은 둔 새누리당의 졸렬한 경거망동(輕擧妄動)만이 문제가 아니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에서 어떻게 하든 사회를 망가트릴 수 있는 문제의 법(쟁점법안)들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통과시키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가난한 이들의 한 섬을 빼앗아 99섬지기 부자와 재벌의 입법을 통과시키려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책을 우리는 목숨을 다해 저지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법안을 수정해야만 국회를 통과할 수 있는 것이다.

    남을 원망하는 못된 버릇은 앞으로 2년이나 길게 가야 할 것인가? 그런 못된 습관이 우리나라에서 없어지려면 수많은 시간을 낭비해야 할 줄 믿는다. 우리에겐 백이와 숙제 같은 청렴한 이도 필요 없다. 그저 남 탓만 하지 않아도 한국은 앞으로 더 잘 살 수 있는 나라로 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55&sid1=101&aid=0000373645&mid=shm&mode=LSD&nh=20160201212515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2011743471&code=910100&nv=stand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60201_0013873079&cID=10301&pID=10300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880846&cid=43671&categoryId=43671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67799&cid=40942&categoryId=3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