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안녕히
일본에서 18년 동안 써먹을 만큼 써먹은 세월호
겨우 2년 남짓 이 나라 다도해를 뚫고 다니던 배
물살이 센 곳을 다니는 뱃길이 위험하다고 말했건만
그 물살 타면 기름 값 줄일 수 있다고 묵살한 청해진.
다른 여객선보다 급료가 적어도 한없이 적은 대우에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교주의 설교에 빠져버린 선원들
십일조까지 때고 나면 남는 건 빈 봉투
재난사고 훈련 한 번 해보지 못한 승무원들
회사 돈 벌어주기 바빠 화물 적재가 넘어도 입 봉한 항해사
그래도 적재함 밧줄은 단단히 묶었어야 되건만.
언젠가 터질 것만 같았던 해운업계 비리
업계가 비리의 비리를 낫고 불법을 일삼아도
정부는 눈 뜬 맹인들
정부와 해운 업계의 짝짜꿍이 결코 이렇게 가르고 마는구나!
크게 되지 않을 사고를 키워버린 세월호 참사.
선장의 무책임, 정부의 무능력, 업계의 무신경
왜 하필이면 꽃다운 아이들이었단 말인가?
슬픔은 고통을 낫고 고통은 가슴을 에여내고
괴로움에 다다르니 바로 이게 죄가 아닌가?
아이야 우리가 잘 못했다. 용서해라
아무리 말해도 아물지 못할 아이들의 그 깊은 상처
약을 바를 자 그 누구란 말인가?
어린 학생들에게 영원히 저주받아야 할 어른들
기어코 닥칠 것이 닥치고 말았는데
아직도 어른들은 반성도 재대로 못하고 있구나!
조문에 나서는 대통령과 조문연출?
사과 한 번 제대로 못하는 그 자세.
초상집에서 책임 회피하며 물러서려는 국무총리?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먹어야할 황제라면?
아직도 책임의 소재를 따지지 못하는 해경
그물을 쳤다고 말로만 했는가?
2km까지 떠내려 간 시신은 무엇인가?
앵커들의 검은 옷이 국민들을 슬프게 하는가?
검은 옷 입지 말라는 KBS 보도국 지시
슬픔을 같이 하자는데 슬퍼하지 말라!
국민의 아픔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정부에 편 붙을 생각에 잠긴 언론들
무엇이 먼저인지 모른다니
그게 언론인가?
아이야 슬퍼하지 마라
그래도 언젠가 세월이 가면
세상이 평온해지지 않겠니?
바로 너희들의 세상에서
미안하구나.
용서를 빌고 또 빈다.
슬픈 아이들아
천국으로 향하는 아이들아
정말 미안하다.
부디 안녕히...
세월호 침몰 사고 때 구조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30일 오후 안산시 초지동 화랑유원지의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숨진 친구들의 영정을 보며 울고 있다. 사고 이후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학생들은 이날 퇴원 후 첫 일정으로 영면한 친구 158명을 조문했다. 안산/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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