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고 또 적다(積多)

한국증시 3일 만에 16조원 증발?

삼 보 2015. 8. 20. 04:25
미국 증시와 다르게 한국 코스피는 2천 돌파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한국 증시. 미국의 10분의 1에 거의 해당되는 증시마저 중국과 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 증시는 폐결핵 환자로 변하는 것 같다. 중국 수출부진에 따른 경제 불안에 의해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라서 한국 증시는 3일 동안 벌써 15조 7천억 원이 증발했다는 뉴스다. 9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투자자들이 한국에서 돈을 억수로 빼 갈 것을 생각하면 코스피가 1900선도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 같다.

 더구나 개인투자자들이 몰려 있는 코스닥은 공황(panic) 상태라고 한다. 19일 코스닥은 4.18%p나 폭락하면서 670.55에 장을 마감한 것으로 나온다. 장 중 한 땐 6%p까지 떨어지는 그야말로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지경으로 갔다 온 것 같다. 특히 손절매(loss cut=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하며 매입가보다 더 싸게 파는 주식)를 하는 상황에 닿아 너도나도 더 밑지기 전에 팔자고 했던 것 같다. 한국이 세계 경제 10위권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증시를 보면 아니다. 신흥국 중 신흥국에 해당되는 한국 증시, 아직도 갈 길이 먼 한국 경제를 두고 안정된 삶을 살려고 한다는 것은 우리들의 욕심이 아닐까 본다.

 다가올 9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얼마나 인상할지 모르지만 0.5%만 잡는다고 해도 달러를 사는 이들이 늘어 한국 증시는 또 한 번 격랑기로 접어들 것이 빤하다. 한국의 원화보단 달러를 더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어떻게 되돌리게 할 수 있을 것인가? 롯데 같은 형제들 싸움이나 하는 한국 기업에 투자를 하려는 외국 자본가들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가? 아주 오래 전부터 한국 경제는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존재 였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본다. 그런데 우리는 조금 있다고 외국으로 돌아다니면서 달러를 물쓰듯 하며 큰소리 친다고 하지 않은가! 중국 부호들이 한국인들 하는 짓을 눈여겨보며 가소로운 미소를 짖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있으면서 없는 것 같이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은가? 이번에도 많은 이들이 빚더미 속으로 들어 갈 것 같다. 증권을 하지 말라는 소리는 하고 싶지 않다. 단지 빚까지 내면서 투자를 하는 이들이 있다면 뜯어 말리고 싶어진다. 잘 알지 못하면 든든한 주식을 사야 하고, 생활에 여유가 있을 때만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남이 주식해서 번다고 덩달아 따르려는 것은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어서다. 그러나 우리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한국 기업이 튼튼해진다는 것만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다음은 세계일보 뉴스 일부이다.

위여누란’(危如累卵: 달걀을 쌓아 놓은 것처럼 위태롭다) 19일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KDB대우증권이 우리 증시의 처지를 평가한 말이다. 한국투자증권도 ‘현재 증시 상황은 모멘텀이 상실된 무풍지대와 같다’고 했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할 말을 잃은 듯했다. 증권가에서 조정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희망적인 전망은 자취를 감췄다. 그만큼 우리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와 증시 불안,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같은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게다가 기업 실적은 신통치 않고 내수 경기도 여전히 위축돼 있다. 우리 증시가 시계제로의 안갯속에 휩싸인 셈이다.

코스피는 지난 4월 2150선을 돌파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지난달 반등에 나서며 일시적으로 21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다시 1940선 밑으로 추락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상승 마감한 날은 단 엿새에 불과하다. 코스피는 이날 7월 초 대비 7.5%나 하락했다.

코스닥 변동성은 더 심하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지수는 7월 초와 비교해 -11.8% 떨어졌다. 이달 들어 5일을 제외하고는 연일 하락했다. 급기야 이날 코스닥은 장중 한때 6% 넘게 급락했다.

이날 주가 급락은 대내외 불안으로 그동안 외국인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했던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이날 기관은 코스닥에서 161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2000년 1월 이후 최대 규모 순매도를 나타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에 대한 우려는 산이 높았으니 골이 깊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산이 높았던 만큼 불안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세계일보.; 2015.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