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고 또 적다(積多)

광복 70년 더는 남에게 핑계 말아야

삼 보 2015. 8. 15. 08:01
  나 자신조차 어떻게 사는 것이 지구에서 올바르게 사는지 모를 때가 많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최소한 남에게 핑계는 대려 하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쓴다. 모든 것이 나로부터 이뤄졌다고 생각을 해서다. 내가 똑똑하고 잘 낫다면 남이 나를 무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애써 배우며 살아왔다. 고로 선생들께서는 익히 배워서 알아야, 남이 나를 무시하고 있는지, 내가 남을 무시하려 하는 지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배울 것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 너무나 광범위하기 때문에 자신할 수 없는 것들이 지천에 깔려 있지 않은가? 하지만 무시를 당해도 남에게 핑계를 대는 버릇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려 한다. 내가 그 문제에 대해서 확실하고 명료하게 석권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가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바보라는 것을 생각하고 산다. 고로 삼보다[바보, 먹보, 잠보=삼보]. 

 한국을 떠나면서 태평양 위의 비행기 속에서 생각한 것이 삼보다. 물론 바보였기에 이뤄 논 것도 없다. 그러니 아쉬워해야 할 일도 안 된다. 단지 찰라의 그 순간을 살아오면서도 많은 이들은 이루어가고 있는데 유별 이뤄 논 것이 없으니 섭섭해서 하는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그 누구의 잘 못도 아니고 내 잘 못이 크니 할 말도 없다. 그러나 남들이 먹는 것은 나도 잘 받아 먹었으니 광복된 나이보다 세살 아래다. 먹보가 먹는 것이라도 잘 먹어야 할 것 아닌가! 
 하지만 언제 이렇게 많이 먹었냐며 놀랄 때도 없지 않다. 세월에 핑계를 돌려야 하나? 그야 핑계 구실이 될 수 없잖은가! 그저 먹게 되니 먹었지만 많이 먹은 것 만은 틀리지 않다.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며 쓴 웃음을 질 수밖에 없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은 임시공휴일도 하루 갖었다고 한다. 박정권이 국민 세금가지고 한 턱 낸 것 같이 말하는 꼴이다. 임시 공휴일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공짜(free)로 했다고 하는데 전 국민이 다 그 혜택을 보진 못한 것 같다. 혜택을 보지 못한 이들은 남들 놀 때 일하는 사람도 있어야 국가가 숨을 쉬니 그 일을 한 것 같다. 일제 강점기 당시 무수한 사람들이 독립운동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발표한 독립운동가 수는 1만 4,000여 명에 불과한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국가는 독립을 했다. 물론 미국과 당시 소베에트 연방이 땅따먹기 하면서 독립을 시켰으니 독립운동가들의 노고라고 표현하려 하지 않으려는 사랍들도 나타나지 않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본에 충성맹세를 하면서 혈서로서 그 표현을 했다. 그 같은 이들의 후손들이  지금껏 이땅에 무수히 많다. 친일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그대로 이땅의 주권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으니 하는 말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그런 인물 중 한 명의 후손이다. 보수계라고 하는 그 쪽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다. 국민들이 그 자체를 이해해주고 있으니까. 박정희 독재 정권 당시 보다 더 적극적으로 독립운동가들을 찾아내려고 했다면 지금까지 발표된 독립운동가 수보다 열 배는 더 많았을 지 모른다. 그 당시 박정희 독재자는 집권을 강제하기 위해 올바른 말을 하는 이들의 입과 글을 막기 위해 공안통치를 하며 북한의 김일성 정권 방법을 그대로 유지시켰다. 학교 안에 프락치를 심었고, 정당 속까지 파고 들며 공안통치를 했다. 어떻게 독립운동가를 찾아낼 시간이나 있었겠는가? 

 1만4천여 명의 독립운동가 중 여성은 겨우 265명에 불과하다. 유관순 열사 같은 이들은 그 숫자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사료된다. 하지만 독재정권은 독립운동가를 찾아내는 시늉만 시켰다. 일본 천황 앞에 혈서로 맹서한 박정희 혈통친일께서 일본에 항거한 독립운동가를 찾아 낼 것을 원했다고 볼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그 자체를 지금 이 순간에도 보고 있다. 대통령의 화환은 국회의원 장모가 세상을 하직해도 장례식장 제일 앞에 내다건다. 헌데 유관순 열사가 처형되기 직전에 살아왔던 서대문 형무소 감옥소 앞에는 화화은커녕 대통령 꽃다발 하나도 없다고 한다. 

 지난 12일 오후 서대문 형무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유관순 열사의 감옥에 꽃다발을 바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있었다. 공중파 방송을 타고나가 많은 이들이 그 장면을 보았을 것으로 미루지만 박정권에선 예산조차 없다는 소리를 하고 있다. 어찌 일본 아베 담화만 나무랄 수 있다는 말인가? 각 언론마다 요란하다. '아베 담화 애매한 '간접사과'' , '진심 없는 아베 담화  반성 없는 전후 70년',  '교묘한 과거형 사과... 식민지배, 침략엔 일본 주어 생략 등 등 아베 담화에 대한 언론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일본이 왜 우리나라만 우습게 보고 있을까? 중국과 서구 세력에겐 사과를 하면서 말이다. 

 이 모든 것이 국민인 내 잘못이 크기 때문이다. 박정희 독재정권에 목숨 받쳐 항거하지 못한 내 잘 못이 더 큰 것이다. 사탕 발림하던 그 소리(방송)에 귀를 기울며 살았던 그 잘 못이 더 큰 것이다. 외채를 들여와 고속도로 낸다는 것, 새마을 운동 같은 것에 정신을 팔고 산 그 자체가 잘 못이다. 누구를 탓할 것인가? 국가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 후보자를 아무리 찍어 봤자 모두 허탕질만 하고 있었는데, 근본을 뜯어 고칠 생각들은 않고 살아온 그 자체가 잘 못이다. 
 광복70주년을 맞이하면 뭐할 것인가? 해 논 것이 아무 것도 없이 70년 그 세월이 허송세월 아니든가! 

 앞으로 후손들에게 독립운동가들을 더 찾아내라고 할 말이 있다던가!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것은 글로 적어 논 것이 없어서라고 한다. 분명 더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었을 것인데 말이다. 내실이 든든하지 못한 한국, 일본으로부터 진심어린 사과를 받을 수 있을까? 남에게 먼저 핑계를 돌리는 한국 정권을 보는 일본이 머리를 숙일 것인가?



 다음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담화에 대한 경향신문 보도 내용이다. 


14일 발표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는 과거 담화보다 양은 크게 늘었지만 내용은 빈약했다. 침략과 식민지 지배의 주체를 생략하는 등 ‘교묘한 화법’을 동원, 진심을 담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번 담화의 분량은 4000여자로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가 발표한 ‘전후 50년 담화’의 1300여자에 비해 3배가량 많았다. 대부분의 내용을 ‘미래지향’에 할애했지만 주변국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훨씬 약했다. 이는 총리 자문기구인 ‘21세기 구상 간담회’가 지난 6일 아베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자문기구는 ‘국제법상 침략의 정의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침략이라는 표현에 대해 복수의 간담회 구성원이 이견을 제기했다”는 등의 주석을 달았다. 이번 담화에서 ‘과거형’으로 언급된 ‘사죄’는 아베 총리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 된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20세기 전시하에 많은 여성들이 존엄과 명예에 깊은 상처를 입었던 과거를 가슴에 계속 새기겠다”고 얼버무렸다. 

특히 이번 담화는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것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열강들이 식민지 경제를 블록화하면서 일본이 고립됐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무력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러일전쟁으로 아시아·아프리카 국민들이 용기를 갖게 됐다”고도 주장했다. 영국BBC방송은 아베 총리가 “20세기 일본의 역사를 반제국주의 역사로 만들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거의 의식하지 않은 듯, 서구와 중국의 환심을 사는 데에 몰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베 총리는 애초부터 식민지 지배와 침략, 반성과 사죄 언급은 최소화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일본 역할 등 이른바 ‘미래지향’을 강조한 담화를 내고 싶어 했다. 그런데 한국·중국은 물론 연립여당인 공명당까지 역대 담화의 핵심표현을 담을 것을 요구하자 마지못해 흉내에 그친 담화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담화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초점이 흐릿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며 비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식민지 지배, 침략, 사과 같은 무라야마 담화의 키워드를 최대한 희석했다”며 “거론하고 싶지 않다는 기분이었던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아베 담화에 “식민지 지배와 침략이 나쁜 것이었다고 솔직하게 사과하는 문장은 없었다”면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했다는) 인상은 없다”고 말했다. 또 아베 총리가 적극적 평화주의를 얘기했으나 그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아무 설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는 ‘사과’와 같은 키워드가 인용 형태로 언급돼 “총리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전해져 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자신의 말로 반성과 사과를 일절 언급하지 않은, 사기와도 같은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무라야마 담화 계승을 요구해온 학자·전직 외교관 모임은 “앞선 대전이 침략임을 확실히 말하지 않고 회피하면서 무라야마 담화의 키워드들을 억지로 꿰어맞춰 겉모습만 꾸미려 한 괴로운 담화”라고 논평했다.(경향신문;2015.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