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고 또 적다(積多)

이휘호 빈손귀국에 자화자찬?

삼 보 2015. 8. 9. 06:23
남북통일의 염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6.25한국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에도 수많은 이들이 남북으로 갈라지는 것에 치를 떤 역사가 그대로 남아 이어지고 있다. 특별히 김구 선생께서는 북한을 저버리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쓰셨으나 미국과 당시 소비에트 연방 정부가 땅 따먹기를 하는 과정에선 열악한 힘을 가진 우리는 뒤로 물러서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김일성의 포탄과 총알에 부산 쪽으로 쫓겨가는 신세가 됐다. 땅을 뺏긴 미국이 그 힘을 과시하며 북한 땅을 짖밟고 있었다. 한국전쟁은 통계적으로 나오는 전사자들 보다 훨씬 더 많은 동포들이 피를 흘리고 죽어야만 했다. 

  한국군 전사자만 15만에 가깝고, 민간인 사망자가 38만 명인데, 외국 군이 29만 4000명이 전사했다는 통계치가 있다. 
  행방불명이라는 68만 명의 수치는 북한에 억류됐든지 없어진 사람의 수치다. 그렇다면 북한군과 중공군 그리고 북한 측 인민을 합치면 얼마가 될 것인가?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었던 전쟁이 휴전으로 바뀌어 지금까지 내려오면서 우리는 통일의 염원을 쉴 틈조차 없이 기원하고 또 기원했다. 통일문제 전문가들은 2000년이 오기 전에 통일이 된다고 장담을 했으나 그 예언은 빗나가고 말았다. 
  
  통일문제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예언이 빗나가니 다급해진 나머지 이번에는 2020년까지 통일이 될 것이라고 급하게 날자를 잡았다. 이제 5년 남짓한 시간 안에 남북통일이 돼야 그 예언자들의 체면이 설 텐데, 시간은 자꾸만 쫓기면서 뒤를 보며 오지 말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아마도 이휘호 여사도 통일문제 전문가였는지 모른다. 

  우리 국민의 많은 수가 이 여사 북한 방문을 달갑게 생각치 않았는데, 그 말은 들은 채도 하지 않고 북한을 방문하고 왔다. 그것도 빈 손으로 갔으니 - 박근혜 정권에서 주는 친서 같은 것 - 빈 손으로 왔다는 뉴스다.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 자격으로 갔는데 김정은 얼굴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 김정은 초청을 받았으면 초청한 이의 얼굴은 보고 와야 정석인데 초청자 얼굴도 못보고 왔다니 도대체 무슨 초청이 이런 말도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단 말인가! 
  93세의 노구를 이끌면서 - 양쪽에서 부축을 해야 겨우 걷는 모습을 하고 - 간 그 행보에 북한의 김정은은 인정머리도 없게 하수인을 시켜 3박4일 밥술만 대접하고 보냈다니 어안이 벙벙하지 않은가? 

  문간방 신세를 하고 돌아온 이 여사 일행은 그래도 자화자찬하고 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이 이사장이 귀국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민간인 신분으로 공식 업무를 부여받거나 수행하지 않았지만, 남북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을 했다. 처음부터 가지 않았어야 할 행보를 해놓고 이제 와서 낯간지러운 것은 아는 것 같다. 아이들 장난도 이보단 더 진지할 것 같다. 
  2000년 6월에는 김대중이라는 분이 우리측 대통령에 재임하고 그 행보가  중해서 북한의 김정일이 남북대화를 했다고 치자. 그러나 저들의 본 심리는 김대중이라는 분보다 그가 북한에 건네 줄 돈이 더 중해서 만났다는 것을 말한다면 이해가 안 될까? 

  요번 이 여사 북한 방문은 북한이 생각했던 것보다 아무런 무엇도 가져가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할 수 있지 않나? 확실한 것은 그들 만이 알 일이지만 김정은이 만나주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말이다. 
  통일은 참으로 중요하고 꼭 이뤄내야만 할 우리의 과제이지만 북한의 세습체계가 그대로 이끌며 내려온 상태로는 그 정권과 합의해야 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새삼 느껴야 할 때인 것 같다. 만일 한국 정부 친서라도 가져 갔다면 저들의 태도가 어떻게 변했을까? 그도 확실한 답변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하물며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으론 북한 체제가 콧방귀를 뀐 것과 같다는 것을 알게 했다고 본다. 참으로 힘든 곳이 북한과의 교류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상황을 알았으면 두 번 다시는 북한에 가려고 해선 안 될 것이라 본다. 그 누구든 말이다. 

  북한이 고립된지 벌써 몇 년이 흘러가고 있는가? 저들이 필요한 것은 먹을 것과 입을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 정부와 한국 국민을 괴롭힐 수 있는 무기를 제조하는 것이 더 시급할 지 모른다. 그 목적을 살릴 것이라면 무엇보다 달러라는 것이다. 그 달러를 북으로 가져가지 않으면 김정은이 환영할 일이 없다고 본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무턱대고 북한의 김정은이 초청했다고 넘어가야 할 일인가? 깊이 있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2011년 이여사가 북한 김정일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완 사뭇 달랐다는 것을 깊이 있게 헤아려야 추후에는 국민의 지탄을 면하게 될 것으로 본다. 

  노구를 이끌고 힘들게 다녀 오신 데에 칭송의 소리를 하지 못하는 것에 송구하기도 하다. 하지만 국민의 원성을 저버리고 다녀오신 것도 환영할 수 없다. 좀 더 깊이 있게 숙고해야 야권의 앞날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과거 대통령 부인이었고, 재야 활동가로서 좀 더 국민의 뜻을 헤아려야 했지 않은가? 다시는 북한과 개인적으로 가까워지려는 어줍잖은 행동은 삼가시면 하는 바람이다. 차라리 문화와 사회 교류의  방향으로 다녀왔다면 어떠했을까? 
  평화라는 단어를 북한이 좋아했을까? 

  다음은 KBS 보도 내용의 일부이다. 


이희호 여사는 귀국 직후 직접 소회를 밝혔습니다. 

6·15 정신에 일조한다는 사명감으로 일정을 소화했다며, 특히 분단의 아픔을 대물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희호(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 "해맑은 어린이들의 손을 잡으면서 다음 세대에 분단의 아픔을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이 여사 측은 방북 기간 합의한 일정보다 많은 곳을 둘러보고 환대를 받았다며, 방북 자체가 역사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초청 당사자인 김 제1위원장과의 면담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공항 배웅도 차관급인 맹경일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대신했습니다. 

다만 김 제1위원장은 맹 부위원장을 통해 "평양 방문을 환영한다"는 인사말을 전달했고, 이 여사는 만나지 못해 아쉽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은 면담 불발은 경색된 남북관계 국면을 반영하는 것으로 향후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당국 간 대화가 보다 필요하다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KBS;201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