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마음

국정원 직원 보도자료, 국민은 뭐냐?

삼 보 2015. 7. 21. 05:20

    19일 국가정보원(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과 관련된 유서를 남기고 간 직원 임모(45)씨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원 직원들은 20일 “고인의 죽음으로 증언한 이 유서 내용은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국민들 앞에 통촉하고 있다.

   ‘동료직원을 보내며’란 제목의 보도자료에 국정원직원 일동 명의로 “그가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지키고자 했던 가치를, 국가안보의 가치를 더 욕되게 해선 안 될 것이며, 결과에 대해 책임 또한 따라야 할 것”이라며 “그는 2012년도 문제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을 실무판단하고 주도한 사이버 전문 기술직원”이라면서 “이 직원은 본인이 실무자로서 도입한 프로그램이 민간인 사찰용으로 사용되었다는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무차별적 매도에 분노하고 있었다.”며 화살의 방향을 정치권과 언론으로 돌리고 있다.


   문제는 상명하복의 질서가 확실하다고 인정을 받는 국정원이 이제 국민을 상대로 반 협박을 하는 것 같은 언급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위로부터 강압을 받아온 직원들이 하소연할 곳은 국민들이라는 것으로 대상을 삼은 것으로 보고 싶다. 얼마나 위로부터 강압에 시달렸으면 임모(45) 과장은 아까운 - 단 하나밖에 없는 - 목숨을 초개 같이 던지고 말았을 것인가? 무엇을 잘 못했다는 것인가? 그 핵심이 없다는 것이 더 문제 아닌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산화탄소에 의한 질식사’로 발표하며 타살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왜 이렇게 석연찮은 것인가? 죽은 임과장 유서에 “나의 일처리가 깔끔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대북 관련한 일을 했을 뿐 내국인은 해킹하지 않았다”고 했다. 무슨 일처리가 깔끔하지 못했는지 궁극적인 논평도 없지만, 내국인을 해킹하지 않았다면 자살할 동기부여가 걸맞다고 할 수 없다.


   앞 뒤 다 잘라낸 것 같은 유서내용을 가지고 국민들보고 믿으라고 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은 처사다. 그리고 국정원 직원들은 보도자료를 내어 무조건 믿으라고 반 공갈 식이니 국가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멍청해지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임과장은 ‘일이 더 커지기 전 강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어 죽는다.’는 것 같고, 국정원직원들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데, 정치권과 언론은 입 다물고 살라!’는 것 같지 않은가?

   결국 국정원 직원들도 가는 데까지 가 보자는 의도가 다분하고, 임과장 유서도 어떤 누가 쓰라고 한 것을 그대로 쓴 것 같지 않은가? 굳이 ‘내국인 해킹은 하지 않았다’는 말을 넣었다는 것이 의심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세계 어느 정보기관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국민을 상대로 성명을 낸다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고 경향신문은 말하고 있다. 정보란 쥐 죽은 듯이 숨어서 밝혀내는 기관이 해야 할 일인데 이처럼 대놓고 국민의 앞을 막아서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마치 폐륜아가 마지막 사건을 저질러놓고 죽일 테면 죽이라고 하며, 막다른 골목에서 아우성을 치는 행위와 흡사하다고 본다.


   노자(老子)께서 왜 무위(無爲)의 정치를 하라고 하셨을까?

   도덕경 제62장에 보면 “하늘의 아들 왕을 세우고, 세 정승을 두어 비록 한 아름들이 보배를 네 필의 마차가 끌어 앞세운다고 해도, 가만히 앉아 이 도(道)를 진취시키는 것보다 못하다[立天子 置三公 雖有拱璧以先駟馬 不如坐進此道].”라는 말이 있다.

   세상을 알지 못하는 왕이라면, 천자(天子)의 왕이면 뭐할 것이고, 세 정승을 두어 뭐에 쓸 것이며, 귀하고 보배로운 아름 들이 보석은 뭐에 쓸 것인가? 올바르게 가지 못하는 길이라면 아무짝에도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것 아닌가? 심오한 경지에 닫지 못하면 왕도 정승도 국가를 다스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가는 국민의 힘으로 이끌어가는 것인데 최고 권력자를 중심으로 하는 집단은 그게 그 권력자로부터 힘이 나온다고 알고 있으니 국정원 같은 비참한 권력집단이 만들어 지는 것 아니겠는가?

   하늘의 섭리를 믿으면서, 하려고 무진 애를 쓸 필요 없이[無爲] 스스로 잘 되가는 것을 보면 권력자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세상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 무위라는 말의 원 뜻 아닌가?

 

   인기에 급급한 배우 같은 이가 말도 안 되는 권좌를 차고 있으면서 국가를 혼돈 속으로 집어넣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거의 없는 세상 아닌가? 죽어도 대통령이라고 떠받들고 있는 한국의 실정이 참담하고 안쓰럽기 그지없는 것이다. 슬픈 비애를 국민이 알고 있는가 아니면 야권에서 알고 있는가? 거의 많은 정치인들이 그렇고 그런 삶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세상인지라 잘라낼 힘도 없는 것이 한국 정치 아닌가? 잘라내면 또 뭐할 것인가? 또 그렇고 그런 이가 그 자리를 차고 있으면서 국민의 혈세만 축낼 한국 정치. 언제나 올바르게 곧은길로 갈지 말이다.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7201915001&code=990101&nv=stand

http://www.nocutnews.co.kr/news/4446625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9667615&code=61111111&cp=nv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0&cid=1021877&iid=1016898&oid=214&aid=0000519213&ptype=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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