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ews)와 생각

국가는 메르스 수수께끼 풀어야!

삼 보 2015. 6. 24. 05:53

     평택성모병원 이병기 원장은 “정부에는 따로 할말이 없다. 메르스 피해 병원에 대한 보상을 논의하는 것으로 아는데, 혹여라도 추후 지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언급하지 않겠다.”고 <메디칼 타임즈> 인터뷰 끝 무렵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그는 ‘메르스’라는 단어를 금기어로 정부는 말하고 있었다.

   다음은 <메디칼 타임즈>가 평택성모병원 이병기 원장에 대해 보도한 내용 일부이다.



우리 병원에 36시간 입원했던 1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 갔다가 자리가 없어 인근 병원을 거쳐 다시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을 받을 때까지도.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확진을 받은 직후 병원에 투입된 1차 역학조사팀은 3명. 그들은 1번 환자와 밀접접촉한 의사, 간호사 등 10여명을 격리조치하고 돌아갔다.

당시만 해도 신종 감영병인 메르스에 대해 생소했다. 급히 인터넷 서핑을 통해 실체를 알고 나니 덜컥 겁이 났다.

방역당국에 물었다.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이대로 병원을 운영해도 괜찮겠느냐고.


그들의 답변은 명쾌했다. 세계적으로 3차 감염은 없으니 안심하고 일단 환자와 밀접 접촉한 의료진 등 10여명만 격리조치 하면 된다고.

하지만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1번 환자가 입원했던 8층 병동을 그대로 운영하는 것은 무리였다. 8층 간호사 상당수가 격리 대상자여서 인력도 부족했다.

일단 1번 환자가 있던 8층 병동(내과병동) 전체를 비우고 7층으로 이동시켰다. 당시 발열 환자 있었지만 입원 당시에도 폐렴 증세로 열이 있던 환자여서 큰 문제라고 생각 안했다.

게다가 정부 당국에서 혹여 메르스에 감염됐더라도 3차 감염은 없다고 하니 더 이상의 감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니 안심했다.


그때 정부가 3차 감염 가능성을 열어뒀더라면 지금의 혼란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격리된 의료진 이외에는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사태가 마무리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메르스 확진 환자는 걷잡을 수 번졌다. (1번 환자에게 감염된)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하면서 또 다시 역학조사단이 병원을 찾았을 땐 뭔가 크게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역학조사단은 1차 때와는 달리 격리대상을 50여명으로 확대했다.


결단이 필요했다. 방역 당국에 코호트 격리를 제안했다. 더 이상의 감염은 차단하려면 모든 것을 우리 병원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온 답변은 '코호트 격리는 규정에 없다. 환자를 전원 조치하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무조건 코호트 격리를 하지만 당시만 해도 정부에선 생소했던 것 같다.

그때부터 긴박하게 돌아갔다. 코호트가 아니라면 병원 폐쇄가 답이었다.

가능한 빨리 환자를 전원해야했다. 문제는 '메르스'가 금기어라는 사실이다. 정부는 메르스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게 했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 메르스가 퍼져나가고 있었지만 병원은 비공개인 상황이라니. 개원 3개월밖에 안된 병원에서 병원 보수공사를 해야하니 다른 병원으로 가야한다니 환자들도 황당했을 것이다.

환자들 사이에서 '강제퇴원'이라며 항의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내가 더 답답하다. 환자에게 메르스 감염 가능성에 대한 고지도 없이 퇴원시켜야 하는, 상식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게 우리 병원은 29일 자진 폐쇄조치했다. 정부 지침은 없었다. 정부는 오히려 코호트 격리는 지침에 없다며 감염 차단 기회를 막았다.


더 이상의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지금 남은 것은 메르스 숙주병원, 메르스 1차 진원지라는 낙인뿐이다.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볼 때마다 되새김질 한다. 1차 역학조사팀이 나왔을 때 코호트 격리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병원 내 환자 그리고 일부 퇴원한 환자, 그리고 문병했던 가족까지 감염 가능성을 열어뒀더라면 지금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텐데… (메디칼타임즈;2015.6.22.)



   이병기 병원장도 그 순간까지 메르스 전염병에 대한 상식 밖이었다는 사실 아닌가! 아무리 병원장이라고 하지만 전공분야가 아니면 모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메르스를 찾아 보고나서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최소한 병원 전부를 격리해야하는 코호트 격리(Cohort 격리=같은 환자들을 한 곳으로 몰아 격리 치료)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 말 자체를 못 알아들었는지는 몰라도 ‘메르스’라는 단어는 금기어로 하고 있었다는 당국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한편 당국도 메르스에 대해 생소했다는 것이 드러난다(5월20일 메르스 첫 환자(68)를 삼성서울병원에서 인정했다). 그렇다면 2012년 중동에서 발생하여 사우디아라비아를 곤혹스럽게 만들며 번져간 질병이라는 것을 알았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러나 국가 국민의 건강과 보건을 책임져야할 보건복지부는 꿰뚫고 있었어야 자세는커녕 보건복지부도 다를 바 없었다는 거다.

    다음은 SBS 뉴스를 본다.


지난달 20일 평택성모병원에서 첫 환자가 나왔지만, 보건 당국은 방역 시나리오가 없었습니다.

[평택성모병원 관계자 :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체크를 하라고 했고 면담 후에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했습니다. 진료는 계속하도록 허용을 했습니다.]

첫 환자가 나온 뒤 나흘이 지날 때까지도 병원 내 같은 특정 조건에선 공기전염 가능성까지 고려해서 관리해야 한다는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 CDC 기준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중요한 관리 대상자들을 놓쳤고, 감염 환자들은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녔습니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질병관리본부는 전문성이 부족했습니다.

밀접 접촉자만 감염된다는 일부 민간 전문가의 의견에 집착했습니다.

[전 국립보건연구원 박사 : 예방의학이 늘 뒤로 밀려 있어요. 그래서 예방의학을 하는 역학자들이나 기초의학자들을 앞으로 전진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질병관리본부는 민간병원에 대한 행정 조치나 지자체 소속 보건소에 대한 지시 등 행정적 권한도 없습니다.

비상 상황인데도 병원과 자치단체 보건소에 영이 서지 않았고. 일부 병원과 지자체는 컨트롤 타워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정부 대응팀도 중앙방역관리점검조사단, 메르스 방역점검 관리반, 삼성서울병원 즉각 대응팀, 민관합동태스크포스, 중앙 메르스 대책 본부가 혼재하면서 체계 없이 움직였습니다.(SBS;2015.6.23.)


   질병관리본부장은 의사 출신이지만, 보건복지부 차관은 복지전문가이고, 장관은 경제전문가라는 것도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증동호흡기증후군) 방역에서 적시적소에 대처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는 눈도 없지 않다. 하지만 첫 환자(68)가 발생했는데도 신속하게 방역할 방침을 찾지 못 했다는 무지에 가히 낙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우디아라비아(환자 1,028명, 사망 451명)에서 처음으로 메르스가 발생하기까지 사스(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중증급성 호흡기증후군)로 알려져 있던 코로나바이러스(Corona Virus)에 의해 전염된다는 질병을 각 지방의 보건소에서는 최소한의 책자로 홍보를 했어야 할 것으로 미룬다. 그렇다면 단 몇 분만 그 내용을 봐도 정신이 번쩍 들어가야 할 것 아닌가! 그렇지도 못했다는 추측을 하게 한다. 그렇다면 보건복지부는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다는 것인가? 문책을 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세상은 잘 한 일도 후일을 위해 돌아봐야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못한 있은 더 확실하게 알고 넘어가야 한다. 그래야 후일 두 번 다시 실패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는 알고 있었으면서 그 공포를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그 어떤 정부도 질책을 당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메르스 공포를 몰랐다면 당국이 어떻게 메르스에 대한 단어를 금기어로 다뤘다는 것인가! 분명 알고 있었지만 말단 사무원들에게까지 충분한 교육이 안 돼 있었을까? 참으로 이해하기 곤란한 문제다. 국가는 이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메르스 수수께끼 말이다.



이기병 병원장은 인터뷰 중에도 얼굴을 감싸며 한숨을 내쉬었다. (메디칼타임즈에서)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oid=055&iid=1011082&sid1=102&aid=0000321638&mid=hot&cid=1018479&ptype=021&nh=20150623205825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0623_0013746415&cID=10201&pID=10200

http://www.medicaltimes.com/News/1097826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739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96850&cid=50309&categoryId=50309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146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