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항

김기춘 사퇴해도 박정권 늪은 깊다?

삼 보 2015. 2. 18. 09:36

    일명 왕실장, 부통령, 기춘대원군 등의 별칭까지 얻었던 김기춘(1939년생) 비서실장이 더 이상 그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설 연휴가 벗어나면 떠날 것 같다는 뉴스다. 1년 반 가량 국민을 기만도 하고, 우롱도 하며, 때로는 억누르기도 하드니 더 이상 국민의 원성을 이겨내지 못하고 박 정권의 그늘에서 벗어날 모양이다.

   그가 누구인가? 박정희 독재정권이 부산의 부호로부터 빼앗아 세운 정수장학회 제1기 장학생으로 성장해서 검찰에 투신하여, 한 때는 육영수 여사의 저격범 문세광이 누구라는 것도 자백을 받아낸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독재자의 앞잡이가 되어 유신헌법을 세우는데 한 몫을 한 독재자의 하수인이 되기도 한 인물 아닌가? 그리고 그는 박 씨 가문의 영원한 집사가 되어 박정희 독재자의 딸을 도와 현 상황에 이르게 된 인물이다. 깊게 말한다면 박근혜를 대통령 지위까지 끌어올린 1등공신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그는 겨우 1년 반의 기간 동안 국정에 참가하며 숫한 뒤끝을 남기고 떠나려 하고 있다[떠나야 떠났다고 하겠지만 더는 버티기 쉽지 않다].


   국민을 우롱하면서까지 정권을 주고받는 동안 그의 임무는 막대했을 것으로 사료된다. 고로 그의 공적은 크게 남을 것으로 미룬다. 하지만 박정권이 쇠약해지고 있으니 더 크게 부각될 것은 없을 것으로 한편 생각이 간다. 보시라! 그는 지난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정권을 인수하기 위해 국정원을 이용하고 국가 기관들을 선거전에 투입하기 위해 어떤 일을 했을 것인가! 그렇지만 어느 구석에도 그가 했다는 증거는 결코 남기지 않았다. 그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모두 뒤집어쓰고 있을 뿐이다.


   채동욱 전 검찰청장이 국정원 선거개입을 들춰내려고 힘을 쏟는 그 순간 박근혜는 여름 휴가를 내던지고 부랴부랴 청와대로 들어와 허태열 전 비서실장을 사임시키고 김기춘 실장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박정권에 동력이 발동하며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끌어내리고 만다. 그리고 또 그 밑을 잘라냈다. 그러나 원세훈은 1심에서는 무죄를 받아냈으나 결국 2심에서 유죄로 판정을 받게 되지 않은가!


   국정원이 분명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이 발각이 나고부터 김기춘의 동력은 상실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비서실장으로 들어서서부터 국가는 더욱 조용할 날이 없었다. 결국 하늘은 애꿎은 어린 학생들을 진도 앞바다에 침몰시키고 만다. 세월호 사건을 두고 인재(人災)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와 지방 관료들이 돈바람에 춤을 추고 비리를 덮어주면서 세상을 망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나 어마마한 인명을 앗아간 참사이기에 감히 인재라고만 할 수 없어 쏟아내는 이 사람의 엉뚱한 말이다. 그때부터 김기춘의 행적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사고 당일(2014.4.16)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회는 비서실장의 보좌에 더 촉각을 세우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심심하면 청와대는 줄줄이 물이 흘렀다. 인사문제는 허구한 날 회자되고 있었고, 심지어 비선실세가 등장하지를 안나,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가 한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북한 무인기까지 청와대를 찍어 갔다고 세상을 놀라게 하면서 말이다.


   정부기관들은 기관대로 줄줄이 구멍이 났고,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허점을 드러내지 않은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박근혜 정권 2년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심지어는 청와대 안에서 난생 처음으로 항명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었으니 국가가 온전할 수 있다는 말인가? 젊은 청년들이 지키고 있는 국방부도 수시로 터지고 그야말로 말로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른 박근혜 정권을 보고 있노라면 위태롭기가 그지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노자(老子)의 말씀대로라면 무위(無爲)하려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국회가 하는 총리 인준을 보면서 국민들이 참으로 많이 느꼈을 것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지난 2014년에 올라왔던 총리 두 후보자보다 더 너덜거리는 비리와 언론외압을 가하는 이완구 후보자를 총리에 앉히겠다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찬성표를 던졌다. 148명 이름이 밝혀지지 않는다고 양심도 없이 이완구가 옳다고 했다. 도대체 이완구의 그 무엇이 옳았다고 옳을 '가(可)'자로 이완구라는 인물을 국무총리로 했는가? 앞으로 이완구 총리가 한 치의 실수라도 해서 국민들로부터 들을 원성은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렇게 국회는 썩어 있었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었다.


   너덜거리는 이완구를 총리로 뽑은 국회를 믿고ㅡ새누리당 의결 정족수를 믿고ㅡ 박근혜 정권은 또 두 명의 국무위원을 임명했다. 이완구라는 인물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그 인물보다 더 너덜거리는 인물은 없을 것이라고 하듯 말이다. 만일 이 두 인물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현직 국회의원이 6명으로 늘게 된다. 박 정권은 국회의원이 아닌 이들은 청문회조차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낙마하는 것에 공포라도 느낀 것 같이 국회의원들 중에서 국무위원을 임명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다가올 20대 총선에 이들이 또 출마할 것은 생각치도 못한 것 같이 말이다. 다음은 매일경제에서 그 이유를 잘 설명했다. 그 내용 먼저 보기로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유일호·유기준 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발탁하면서 내각에 현역 국회의원 출신이 6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2013년 3월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 1기 내각에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등 2명만 현역 의원이었다.

 

그러나 이완구 총리가 이끄는 2기 내각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까지 합해 의원 출신이 6명에 달한다. 총리·장관 18명 중 33%를 차지한 셈이다. 앞서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합하면 의원 출신이 장관급으로 발탁된 사례가 9명에 이른다.


물론 노무현정부 때도 정치인이 내각 과반을 차지하는 등 10명의 의원이 입각했고, 이명박정부 때도 이재오, 임태희 등 11명이 내각으로 자리를 옮긴 전례가 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는 출범 2년여 만에 비슷한 숫자를 기록 중이다.

게다가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내년 4월 13일이라는 점이 문제다. 의원 출신 장관들이 출마하려면 선거 90일 전인 내년 1월 13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 입각한 두 사람이 출마하면 11개월밖에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만약 이 총리와 최·황 두 부총리까지 총선에 동시 출마할 경우 국정 공백은 더 커질 수 있다. 국토부 장관에 내정된 유일호 의원은 이날 “고민스럽다”면서도 불출마 의사를 보이진 않았다.

의원 출신 장관들이 대거 출마하면 내년 초 박 대통령은 중폭 이상의 개각을 할 수밖에 없다.(매일경제;2015.2.17.)



   당장 코 밑에 입을 봉하지 못하면 기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인사문제에 쩔쩔매는 박 정권을 보고 있노라면 슬픈 사슴이 떠오르게 한다. 매사에 침착하지도 못해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런 사람 같이 위 독 빼서 아래 독 메우고, 아래 독 빼서 위 독 매우기 바쁘다. 김기춘 실장도 결국은 인사문제에서 쫓겨나는 것 아닌가? 김 비서실장이 지휘하는 과정에서 항명하는 청와대 수석이 탄생했었다.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고, 비선실세가 자신의 부하를 주무르고 있었다는 것을 장악하지도 못했다.


   비서실장으로 지목된 사람들 중 그 누가 그 자리를 지킨다고 해도 박정권의 비서실장은 그렇게 긴 시간 그 자리를 지킬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주인이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인이 책임을 질 생각은 하지 않고, 변명 아니면 서투르면 갈아치울 것 먼저 생각하는 그 자세 때문이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그래도 꽤 오랜 기간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나름 머리가 명석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박근혜 그 자신의 말로는 갈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고 하고 있지만 단물은 다 빠졌기 때문에 더 이상 그 자리에 둘 수 없지 않은가?

   이완구 총리 인준에서 박근혜 그 자신도 세상을 다시 배웠을 것으로 믿는다.


   기왕 배운김에 더 확실하게 해 두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아 하는 말이다. 자신을 고치지 않고서는 그 옆에 있는 이들이 오래 동안 버틸 수 없다는 것 말이다. 금전적인 것은 완벽할지 모른다. 하지만 국가정책은 최소한 내 머리에서 구상하는 것이 확실해야 주무장관들은 물론이거니와 비서실장도 거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장관의 힘을 먼저 빌리려고 하기 전에 말이다. 자신의 청사진이 없으니 그 밑의 장관들이 허덕이는 것 아닌가? 그야 비서실장도 예외는 아니겠지.

   영어단어 외우는 그 시간에 정치 공부를 했더라면 지금처럼 호된 고생은 하지 않을 것 아닌가?

영어 발음 연습할 시간에 경제 공부를 했다면 경제살리기가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국가 미래가 보였을지 그 누가 알 것인가?


   노자께서 남의 앞에 설 때는 "백성이 먼저 서려고 하면 자기 몸을 뒤에 둬야 한다."고 말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왕은 밑에서 일하는 이들 보다 더 먼저 알고 있어야 스스로 몸을 뒤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자신을 고치지 않고서는 박 정권의 늪은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런데 천성을 고치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니 어찌해야 할 것인가? ‘그래도 군자는 스스로를 깨우친다고 하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