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마음

안철수, 박근혜는 미생지신 잊었나?

삼 보 2014. 3. 31. 05:02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련) 공동대표가 30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초의원선거 정당공천 폐지 논의를 위한 회담을 제안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4년여 전인 2010년 1월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에서 불거진 세종시 수정안 논쟁에서, 당시 박근혜 의원이 고집스럽게 세종시를 본안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하며, 의사를 바꾸려하지 않고 밀고나가려 했을 당시를 되새기며, ‘미생지신(尾生之信)’을 언급한 것으로 안다.

 

당시 당 대표였던 정몽준 의원은 “미생이 애인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가 많이 오는데도 다리 밑에서 기다리다가 결국 익사했다”고 언급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던 박근혜 대통령을 미생의 고지식함에 빗대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당시 박 대통령은 “이해가 안된다. 그 반대로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미생은 진정성이 있었고, 그 애인은 진정성이 없다. 미생은 죽었지만 귀감이 되고, 애인은 평생 괴로움 속에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았을 것”이라고 정면 반박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또 “세종시 원안 추진이 잘못된 것이었다면 공약해서는 안되는 것이었고, 소신이나 생각이 변했다면 판단력의 오류”라는 말도 덧붙이며, 정 의원을 비롯한 당시 당지도부를 정조준했다.(이데일리;2014.3.30.)

 

 

   미생지신(尾生之信)을 두고 현세에서는 우직하고 못난 신의(信義)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공자(孔子)는 그 시대에서 대도(大盜) 도척(盜跖)에게 사람을 만들기 위해 미생의 비화를 말씀하셨다. 왜 다리 밑에서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기다리다 홍수가 질 때까지 혹시나 찾아올 것을 기대하다가, 결국 신의에 의해 죽었는지 설명을 했다. 하지만 도척은 미생을 두고 “그런 자는 묶여서 도살당한 개든지, 물에 빠져 죽은 돼지든지, 쪽박 든 비렁뱅이보다도 못한 놈 아니겠소? 쓸데없이 명분에만 매달렸지, 귀중한 목숨을 소홀히 하는 놈이 인생의 참 맛을 뭘 안다는 거요?”라고 반박했다 한다.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 대다수와 도척 같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공자의 생각은 차이점이 얼마나 클까?

   2010년 당시 박근혜 국회의원은 왜 미생의 신의를 공자의 생각과 엇비슷하게 인정하려 했을까?

   그런데 지금은 왜 신의를 저버리고 모든 공약들을 파기하듯 내던지려 하는 것일까? 그녀는 2012년 18대 대선 입후보자 당시 분명 기초의원 선거는 정당공천에서 폐지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고서 그것도 지키려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새누리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새누리당에 핑계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안 대표의 제안은 난센스”라며 “내부 분열과 갈등을 외부에 적을 만들어 돌리려 하는 생각이 있지 않나. 박 대통령에게 모든 비난을 하면서 회동을 제의했는데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경향신문;2014.3.30.)

 

   진정성이란 도대체 어떤 것이 진정성인가? 새누리당 원내 수석부대표로서 한 말이다. 자신들이 한 말은 진정성이 있고, 상대 당의 공동 대표의 말은 진정성도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42%는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있다. 왜? 무엇이? 어째서 새누리당이 그렇게 좋은가? 약속을 파기하고, 불통의 정치, 독선과 독주 그리고 독재로 가려는 정치가 그렇게 좋은가?

   지금 새정련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얼마나 많을 이들이 서명운동에 참가할지 의문이다. 왜? 새누리당과 박 정권을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의 절반이, 대한민국 처처에 기거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의 뜻에 맞춰 정당과 정부를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공약을 파기하고, 국민과 소통을 하려하지 않는데도, 좋다며 따라가는 국민들이 현 시대의 미생(尾生) 아닌가? 물이 불어 죽는 줄도 모르는 미생 말이다. 이렇게 미생의 신의는 붙이는 곳에 따라 말의 뜻은 달라진다. 그러나 자신에게 이로운 것만 지키려는 것은 욕심 아닌가? 욕심을 벗어나서 국민의 편에 서는 것이 민주주의 정치 아닐지.

 

 

   공자(孔子)께서 성품이 불뚝거리며 남에게 지기를 싫어하고, 자신이 틀린 것을 알면서도 우기는 일이 많은 자로[子路, 由;자로의 이름, 성은 중(仲)]에게 말씀하시기를 “유(由)야 너에게 아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야 하겠구나! 아는 것은 안다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하는, 이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라 하셨다.

 

   새누리당처럼 우기기를 좋아하는 정당도 없을 것이다. 물론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과거 민주당을 그렇게 보았을 것이다. 이제는 정당들도 서로를 이해 할 수 있지 않는다면, 국민들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게다. 또한 상대 당에서 왜 거부하는지를 알아야 할 것으로 본다. 내 편이라는 생각에만 잠기지 말고, 상대를 알아내려는 자세가 필요하며, 내 뜻을 전달하는 자세가 주어진다면, 서로 싸우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집권자는 야권의 의사를 존중해야 국가가 조용해진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기초의원 공천 폐지를 실천하지 않고, 끝까지 욕심을 부리겠다면, 후일 어떤 결과가 새누리당으로 돌아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6·4지방선거에 국민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정당에 가까이 서게 될 것으로 본다.

 

 

기초공천 폐지’ 서명운동 시작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왼쪽부터)가 30일 서울역 앞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하면서 첫번째로 서명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3302155175&code=910402&nv=stand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17105&cid=432&categoryId=4148

http://view.edaily.co.kr/edaily/view_ns.htm?newsid=01577686606028568&str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