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ews)와 생각

'스포츠 4대악'발표 왜 휴일에?

삼 보 2014. 12. 29. 06:13

    떳떳하지도 당당하지 못한 사람들은 항상 뒷길을 택해 다닌다. 그래서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이니 ‘대인대로행(大人大路行)’이라는 말로 ‘참사람[큰사람]은 넓고 큰 길을 간다.’며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은 피했다. 떳떳하지도 당당하지 못한 사람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도 좋아하지 않게 마련이다. 그래서 홀로 음흉한 곳을 좋아하게 돼있다. 또한 시간도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릴 때를 피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들의 눈을 피한다는 것 아닌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주도한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합동수사본부가 28일 ‘일요일’를 기해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 했다는 것도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현 정권에서 스포츠계의 해묵은 적폐를 해소하겠다며 당당히 발표하던 10개월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구석이 있는 것 아닌가?


   다음은 <한겨레> 신문 보도를 보기로 한다.


박근혜 정부가 스포츠계의 해묵은 적폐를 해소하겠다며 발족한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합동수사본부가 28일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주도한 스포츠 4대악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승마협회와 펜싱협회에 대한 조사 결과가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


문체부와 경찰청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여개월 동안 스포츠 비리를 제보받아 조사한 결과, 국가대표 지도자와 경기단체 임직원 등이 모두 36억원 규모의 공금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 국내 택견계 전·현직 직원이 차명계좌 63개를 통해 13억3000여만원을 세탁해 비자금을 만든 사실 등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합동수사반은 비리 관련 스포츠 단체 사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고 1000여개에 이르는 금융계좌에서 40만건 이상 거래 내역을 분석하는 등 적극적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체부의 자체 평가와 달리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경찰청 수사관, 문체부 소속 전문위원·조사관 등 13명으로 구성된 합동수사센터가 7개월간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고 보기엔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월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을 위원장으로 해 발족한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에는 모두 26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검찰 송치된 사안은 2건에 불과했다. 합동수사반 안에 검사와 경찰 수사관들이 있으면서도 다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도 2건이나 된다. 해당 경기단체에 자체 처분을 요구한 게 25건, 나머지 89건은 단순 종결됐다. 문체부가 “역대 정부에서는 시도한 적이 없는 일로서 스포츠 비리 척결에 대한 이번 정부의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주장이 무색한 결과다.


김종 차관의 인사 개입 논란이 있었던 승마협회와 펜싱협회 관련 비리 신고에 대해서는 단 한 건도 발표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논란을 빚고 있다. 이른바 ‘청와대 비선 실세’ 논란을 빚고 있는 정윤회씨 딸의 승마국가대표 선발 특혜 논란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여러 신고가 접수돼 조사중인 사안”이라고만 해명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5월 승마국가대표 선발전을 둘러싼 특혜 시비와 관련해 승마협회를 조사했고, 4개월 뒤 조사를 담당했던 국장 등이 갑자기 물러났다. 이 국장은 ‘정씨 쪽이나 그에 맞섰던 쪽이나 다 문제가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해당 국장의 경질을 사실상 지시했다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펜싱계 인사들이 지난 7월 스포츠 4대악 합동수사반의 무리한 조사로 전직 펜싱 감독이 자살했다는 의혹을 내놨지만, 문체부는 이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었다. 당시 합동수사반은 국민생활체육공단이 관리지원비 2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서아무개 감독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가 서 감독의 자살로 조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당시 펜싱계 인사들은 “서 감독이 이미 경찰로부터 한차례 수사를 통해 무혐의가 밝혀졌지만, 문체부가 무리한 수사를 주도해 유능한 감독의 자살을 불렀다”고 반발한 바 있다.


문체부가 긴급한 사안도 아닌데,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일요일에 한 것은 이런 민감한 의혹들을 피하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 문체부는 지난 10월말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언론에 알렸다가 하루 전에 돌연 취소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올해 안에 중간 결과를 발표하려고 했는데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고, 다음주에 정부에서 중요한 발표가 많아 평일을 피해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한겨레;2014.12.28.)


   헌법재판소도 금년 12월19일 ‘금요일’을 기해 통합진보당(통진당) 해산을 발표했다. 어떤 이들은 2012년 12월 19일 18대 대선 선거일을 기해 현 정권 2주년 기념으로 발표했다고 하는 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정부든 사법부든 국가 기관이 주말을 기해 중요한 사건의 전모를 발표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 두려움을 느끼며, 그 사건의 핵심에 짙은 안개가 낀 것이라는 것을 말해준다는 것이 보편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지난 독재정권의 중요정책은 ‘주말 발표’를 많이 썼다. 다음 날부터 모든 기관들이 휴무로 가는 시간적인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내게 직면한 일이 아니면 뒤로 미루려고 하는 것과 휴일 동안 가족이나 친지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는 이웃이나 주위의 일에 적극성이 결여된다는 것이다.


   현 정권의 용두사미(龍頭蛇尾)식의 국정수행을 어찌 모를 것인가!

   다음은 <한겨레21>뉴스보도다.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4월 대정부 질문에서 ‘정윤회씨가 연루된 승마계 문제와 이와 관련된 청와대의 부당한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을 때만 해도 언론이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8개월이 지나 그의 폭로가 사실과 가까웠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정씨의 딸이 지난해 4월 국내 승마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뒤 승마 심판들에 대한 이례적인 경찰 조사, 승마계를 감사하라는 청와대의 지시, 정씨 쪽 문제까지 포함해 승마계 전반 상황을 보고한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경질,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을 불러 수첩을 꺼내 해당 문체부 국·과장을 거론하며 “(그 사람들)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며 사실상 교체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한겨레>에 보도되면서다. 유 전 장관도 보도 내용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으나, 청와대는 “문체부 국·과장 인사는 장관의 고유 권한”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 12월10일 저녁,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오산에서 기자와 만난 안 의원은 “간단히 말해 이 사건은 ‘정윤회씨 딸 대학 보내기 프로젝트’를 위해 비선 라인이 국정에 개입한 꼴”이라고 정리했다. 특기생으로 대학에 보내려면 국가대표가 되고 국제대회 금메달을 따는 게 유리한데, 정씨의 딸이 지난해 4월 국내대회 우승을 못하자 승마계 일부 인사를 찍어내기 위한 ‘살생부 작업’을 시도하다 문체부 공무원까지 교체되는 사태로 흘러왔다는 주장이다. 정씨의 딸은 이후 국가대표가 됐고, 최근 이화여대 개교 이래 처음으로 승마 특기생으로 입학했다.(한겨레;2014.12.22.)



   신고센터·합동수사본부는 정윤회 씨 딸에 대한 일언의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269건의 신고에서 겨우 두 건만 검찰 송치를 거쳤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해야 할 일인가? 단 한 건의 일만 보더라도 현 정권은 올바른 국정수행을 하지 않고 있음을 보는 것이다. 그저 ‘올바르게 살자!’라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가고 있을 뿐이다.





  참고가 된 원문

http://www.hani.co.kr/arti/sports/sports_general/671134.html?_ns=c1

http://news.donga.com/3/all/20141229/68805607/1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8554.html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12282137205&code=980701&nv=st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