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을 열다

196일 만에 찾은 주검 형체를 알 수 없어?

삼 보 2014. 10. 29. 05:36
석 달 열흘 만에 잃어버린 가족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원망을 쏟아냈다.

가족들은 사고발생 초기부터 해당 구역에서 단원고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며 우선 수색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해당 구역에 대한 수색을 완료했다며 반복·교차 수색구역으로 분류하고, 상대적으로 수색이 소홀했던 4층 선미 좌현(SP1)에 수색인력을 집중했다.

이날 시신이 발견된 4층 중앙 남·여 화장실 부근은 한동안 수색이 이뤄지지 않다가 지난 24일께부터 교차수색 구역으로 편성돼 재차 수색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오랜만에 수색한 구역에서 시신인 발견된 것이다. (연합뉴스;2014.10.28.)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난 이후부터 10월 28일 오후 5시 25분까지 한 여성으로 보이는 시신이 발견된 것은 거의 200일을 나흘 앞두고서다. 7월 18일 오전 세월호 식당칸에서 한 여성 조리사가 발견되고 102일 만에 실종자 한 구가 발견된 것이다.
 너무나 크고 넓은 화물여객선인 탓에 100여 명의 잠수사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미루지 않을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오랜 시간을 계산하면 수색에 최선을 다했다고 강력히 주장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더구나 하루 전(27일) 인양 결정이 실종자 가족으로부터 부결되고(5:4)난,  다음 날 시신을 찾아낸 것도 문제거리가 될 것이며, 새로 교체된 잠수사들의 성과에 비춰볼 때 이전에 열심히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잠수사들의 노고에도 치하할 수 없는 입장이 되고 만 것 같다. 더욱 의심되는 일은 실종자 가족들이 "미진한 수색구역을 여한 없이 수색해 주라."고 부탁한 그 말에 따라 재 수색에 임하고서야 시신을 찾아냈다는 것도 도마 위에 오를 일 같다.

 26일 기상 악화로 이틀을 쉰 이 후 28일 다시 수색하자 30분도 안 되어 시신이 발견된 것 또한 문제거리 같다.
 지휘자들의 지시에 따라 일의 성과가 달라진다는 것도 알게 하는 부분 같다. 물론 실종자 가족들의 마지막 부탁이라고 생각하고 일에 적극성을 부린 것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휘 통솔하는 사람의 진정성이 얼마나 포함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세월호 전체 탑승자 476명 중 172명이 구조가 됐고,  사망자 수는 295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아직도 실종자는 9명이다.
304명이 실종 됐을 때 그 누구든 긴장을 하지 않은 이가 없었을 것으로 미룬다. 그러나 실종자 수가 시망자 수보다 점점 줄어들면서 작은 숫자로 변하고부터 사람들의 긴장감도 풀리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무슨 일이든 끝에 가서 항상 흐릿하게 변해가기 때문에 그렇다. "끝을 처음 처럼 신중히 하라."고 말씀하신 노자의 말씀에 따라 우리 선조들도 그 말을 쉬지 않고 이어왔다.  하지만 지키기가 이만큼 어렵다는 것 아닌가!

 작은 숫자라고 하지만 그 생명 또한 고귀하고 소중한 생명이었다. 단 한 구의 시신,  아니 한 생명이었던 그 몸도 소중히 걷어들여야 우리의 본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일의 진척이 없을 때는 잠수사들을 교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일을 지휘하는 그 부서의 책임자도 바꿔보는 것이 원칙이었을 수 있다. 사람마다 각자 자신의 능력에 따라 주어지는 일을 잘 감당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의외로 부쳐 더디게 하는 이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날씨는 점점 더 차게 변하는 것도 문제지만 늦게 발견된 주검을 알아볼 수 없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그 가족이 그 주검을 확인하고 얼마나 놀라고 황당할 것인지 생각이나 해보았는가! DNA를 이용해서 시신의 신분을 알게 한다는 것도 참으로 황망한 일일 것이다. 심지어 저 주검이 내 아이였으면 하고 기대를 하고 있다는 실종자 가족의 입장으로 역지사지해서 생각을 해본다면 이해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세월호 참사가 왜 우리 가슴에서 잊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
 박 정권이 얼마나 무능하고 무책임 했으면 산 목숨을 수장을 시켜놓고 200일이 내일 모래인데, 아직도 그 체계조차 확실하게 잡아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말과 행동이 다른 지휘자를 만난 국민이 우왕좌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인가?
 최고위 지휘자가 한 길을 갈 수 없으니 그 밑의 지휘자는 3, 4 길로 흩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인가?
 지휘체계가 엉망인 시국, 참사를 당해 주검으로 된 인명이 어찌 형체를 알아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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