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을 열다

외롭지만 않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

삼 보 2014. 9. 10. 05:42
9일 낮 전남 진도 팽목항 세월호 실종자 가족 식당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자원봉사자들이 도맡아오던 점심식사 준비를 이날은 단원고 교사 4명이 맡아 불고기 백반 30여인분을 차린 것이다. 전복물회가 특식으로 추가된 데다 때마침 광주의 시민단체 대표가 승용차로 싣고 온 간장게장도 상에 올랐다. 한 실종자 학생 어머니는 “여기 있는 가족들이 한 달은 족히 먹을 양의 간장게장을 갖고 오셨다”면서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실종자 가족들은 외롭지 않았다. 팽목항 방파제에서 만난 황지연양(17)의 어머니 심명섭씨(49)도 여느 때보다 표정이 밝았다. 심씨는 팽목항 등대 옆 난간에 매일 딸의 아침밥을 챙겨온다. 때마침 해남이 고향인 박근오씨(79·경기 성남)가 심씨 옆에서 노란 리본에 ‘좀 있으면 추워질 텐데 얼른 나오너라’라는 글을 써서 매달았다. 박씨는 명절을 맞아 귀향했다가 일부러 팽목항에 들른 것이다. 관매도 등 인근 섬에서 추석을 쇠고 일터로 돌아가는 귀향객들도 방파제를 걸으며 입을 모아 실종자 이름을 불렀다.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심씨는 “그동안 맘의 여유가 없어서 저런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너무너무 고맙고,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가수 김장훈씨는 지난 7일부터 2박3일간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숙식을 같이했다. 김씨는 통닭·피자 300인분을 들고 바지선에 찾아가 잠수사와 해경, 해군을 위로하기도 했다. 영화배우 김혜수씨도 추석날 떡 150인분을 보내와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조그마한 관심에도 힘을 얻고 있었다. 돌아오지 않은 가족의 빈자리가 크다는 아픔을 새삼스럽게 느낀 명절이지만 그들은 만남을 위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단원고 교사 양승진씨의 남동생(46)은 “팔순이 넘은 어머니가 진도에 내려와 ‘우리 아들은 꼭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면서 “다음 명절은 집에서 함께 지내자는 말씀도 하셨다”고 귀띔했다.

대조기 첫날인 이날 실종자 2명의 가족 5명은 바지선에 올라 거센 물살과 맞서는 잠수사들의 수색작업을 도왔다. 추석 연휴에도 가족들은 5~6명이 매일 오전 바지선으로 갔다가 밤늦게 돌아왔다.

하지만 정부가 약속과는 달리 갈수록 가족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초조감도 감추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7일 진도를 방문한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대통령님을 뵙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나 “마음은 알겠으나 일정 전달이 쉽지 않다”는 답변에 낙담했다.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는 “‘인양 발언’ 등이 나오면서 가족들이 크게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추석 연휴를 숨죽여 보낸 진도 주민들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진도 주민들은 실종자 가족들을 배려해 추석날 해오던 동네 콩쿠르와 체육대회를 올해는 모두 생략했다. 동생(52)과 조카(6)를 기다리는 권오복씨(59)는 “이번 사고로 여러 어려움을 겪어온 진도 주민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경향신문;2014.9.9.)



기나긴 날들이 지나가고 있지만 남은 10명의 실종자 수는 한 자리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4.16참사가 있고 벌써 150일이 다돼가는데 그 10명의 실종자는 어디에 머무르며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인가!
희생자들의 영혼이 박근혜 정권의 오만불손한 태도에 구천을 떠돌며 편한 영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음을 누가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자신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말아달라고 그토록 주문을 하는 부모들의 심정도 모르는 현 정권에 원한이 서리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안다. 아무리 여성이라 한들 한 입 가지고 두 말 세 말로 버꿔놓는 박근혜라는 인물 됨됨이가 세상에 드러나는데도 국민의 일부는 먹고 사는 데만 정신을 쏟을 것인가? 그렇게 국가가 먹고 사는 것에만 온 정성 다해야 할까?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9일 "세월호 공방중단, 민생법안 처리, 법치주의 준수라는 세 가지 국민의 명령을 해결하는 해법이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법안 분리처리"라며 이제는 세월호 특별법을 뒤쪽으로 미루겠다는 언사를 쓰고 있다.
불과 네 달 전 4월24일 그 당의 최경환(현 경제부총리) 원내대표는 "정말 죄인된 심정"이라고 털어놓았었다. 그 말을 뒤집어서 이제는 세월호 참사를 저 뒷전으로 내몰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민생을 챙기는 인물들이 학교 앞에 호텔을 세워야하는 법을 통과시킬 준비나 하며, 대형 여객선에서 카지노나 할 부자들만의 환락을 위한 법을 통과시키려고 벼르고 있는가!
분명 국민을 위한 법도 없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
그렇게 국민을 위한다면 두 번 다시 세월호 참사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세월호특별법부터 처리를 하고 그 다음으로 넘어가게 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선 후를 분명하게 따질 수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을 속여가면서 세상을 속이려고 하니 모든 일이 중단되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은 국회 본회의에 계류되고 있는 90여 개 법안을 15일부터 야당 없이 단독으로 처리할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도 이제는 독재체제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양심조차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벌써 독재의 그 머리가 보이게 하는 것은 틀림이 없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며칠 전 팽목항을 방문한 정홍원 총리에게 대통령면담을 요청한 바 있는데 대해 정 총리는 가볍게 말을 바꿔 "마음은 알겠으나 일정 전달이 쉽지 않다."고 끊어버린 것이다.
슬프고 배고픈 국민을 구하려 하지 않는 이를 대통령으로 두고 있는 그 백성만 불쌍한 것 아닌가?

아직도 10명의 실종자가 세상 밖으로 나타나지 못하는 데는 국가 통치에 원한이 그만큼 커서다.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의 대처가 세월호 참사 그 순간과 다른 것이 없으니 말이다.
4월16일 대통령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있었고, 물 속으로 수장되고 있는 배만 닭 쫓던 개처럼 바라보던 그 현실에서 조금도 벗어나려 하지 않는 국가 정권에 대해 몹시 싫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 형제 가족의 애타는 심정을 봐서라도 하루 속히 뭍으로 나타야야 한다.
오직하면 실종자 가족들이 현장에 나가 구조 작업을 같이 하고 있겠는가.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정부의 관심과 몰지각한 국민의 태도가 실종자 가족은 물론 희생자 가족 그리고 생존자와 그가족들의 마음까지 후벼파고 있으니 얼마나 슬픈 일인가.

어떤 이는 실종된 아이를 위해 참사 그 때부터 그 어머니가 지금까지 아이의 밥을 매끼 챙기고 있었다는 그 대목을 읽는 순간, 경련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매정하게도 참사 가족에게 비아냥이나 해 대는 철부지들을 어찌 해야 할 것인가?
정권을 쥔 자들은 아무 말 없이 그런 비아냥거리는 이들을 더 부추기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치를 떨게 한다.

현 정권과 여권들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그래도 그 실종자 가족들을 웃게 만들며 추석을 함께 보내는 국민들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