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마음

이재오 의원의 의견 반영될까?

삼 보 2014. 8. 28. 03:32

    새누리당의 친이명박계로 알려진 이재오(69) 의원이 27일 세월호특별법 해법과 관련해 “박 대통령 생각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는 뉴스를 본다.

   틀리지 않은 내용이다.

 

   이재오 의원은 <경향신문> 기자와 대담에서 다음과 같이 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추석도 다가오는데 박 대통령이 유가족을 만나 다독이고 희망을 줘야 한다”면서 “원인규명에 대해 유가족들 회한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후 박 대통령 발언 변화도 거론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 생각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5월19일 대국민담화에선 최종 책임을 대통령 자신에게 돌렸지만, 같은 달 27일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검거를 강조했고 이후 정부 책임보다 다른 사고 원인에 집중하는 식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참사 당시 구조에 실패한 정부 무능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정국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또 그동안 ‘신뢰의 정치’를 화두로 삼아 강조해 온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철학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의원은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언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유가족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당 지도부에 청와대가 뒤에서 간섭하지 말고 ‘당이 소신껏 야당과 협상하라’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자신의 트위터에 “治也者 治常者也(치야자 치상자야), 道也者 道常者也(도야자 도상자야)”라는 글귀를 올렸다. <한비자> ‘충효편’에 나오는 글귀로 ‘정치는 평범한 이를 다스리는 것이고, 도는 상식적인 것을 이끄는 것’이라는 뜻이다.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고려나 유불리가 아니라 평범한 국민인 세월호 가족을 보고 결단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추석 밥상에 희망이 올라가야지 절망이 올라가면 안된다”면서 거듭 ‘추석 전 대치 정국 해소’를 주문했다.

앞서 이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도 “특별법 문제를 이번주 내 매듭짓도록 결단해 달라”며 “그래야 의원들도 귀향활동을 하고 농성 중이거나 단식 중인 분들도 자식들 제사도 지낼 것 아니냐”고 했다.(경향신문;2014.8.27.)

 

 

   이재오 의원의 생각은 옳다고 보는 눈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결단을 내릴 당사자는 꼬일 대로 꼬인 상태라는 것을 잊고 싶지 않다.

   사실이지 대통령이라는 이가 먼저 세월호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했지, 국회가 먼저 내놓은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 말을 먼저 하면서 내심 완벽한 법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 벌써 밝혀지고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처음부터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함하겠다는 의견을 내세우지 않았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진상조사위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은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에서 여야 합의 이후 내 논 의견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쉽게 협상테이블에서 진상조사위와 특검 분리로 의견을 조율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특검을 진상조사위와 분리시켜놓으면 대통령 자신에게 유리한 특별 검사를 지명하게 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할 바에는 진상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새누리당의 의견이다. 새누리당은 특검이 분리되지 않고 진상조사위 속에 들어가 있으면 법리적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하등관계가 없다는데 새누리당에서만 아니라고 강력하게 틀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지금 새누리당 당지도부와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2차에 걸쳐 대화를 했는데 모두 불발로 끝내고 말았다. 왜냐면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끝까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넣게 해달라는 의견이고,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도 특검과 진상조사위를 분리해도 좋다고 재합의에 서명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맞서면서 연속 평행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3차 협상은 9월1일로 미룬 상태이지만,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양보할 기미는 없다고 본다. 물론 이대로 간다면 새누리당도 결코 양보는 없을 것으로 추측하게 한다. 그렇다면 제1야권인 새정치연합의 위상은 죽어있는 상태로 보게 한다.

 

   자신들이 말한 3자협의체 속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밖으로 빙글거리고 있는 것이 역력하니 말이다. 그래서 박영선 원내대표는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직과 함께 사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에 설 수 없는 이가 지금 앞에 서서 진두지휘하려는 것 자체가 몹시 거슬리는 것이다. 박영선 원내대표 자신이 그 위치까지 오를 수 있게 싸 올린 노력이 적잖은 희생에 의한 것이라고 할 테지만, 그가 이번 사안을 너무 가볍게 처리했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만큼 대단한 일을 하찮게 버린 결과임을 알고 다시 백의종군하라고 하는 것이다.

 

   야권이 죽은 상태를 보는 국민의 눈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알고 있는가? 이 와중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나서주는 것에 한편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그의 의견이 대통령 당사자에게까지 미칠 것은 그렇게 크다고 할 수 없다. 그래도 대통령은 싫든 좋든 약간의 미동은 없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재오 의원이 지난 며칠 전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 동조단식에 방문한 일도 세월호 정국에 따라 혼란한 세상을 막아보려고 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문재인 의원의 단식도 벌써 10일째 접어들고 있다. 거기에 정의당 4명 의원들의 단식이 청와대 앞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음은, 점점 세상은 암흑기로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 정치를 풀 수 있는 이가 뒷짐을 쥐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것 아닌가!

 

   25일 박근혜와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의 전화 통화가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얼마나 될까? 그리고 26일 염수정 추기경은 ‘세월호 유가족도 양보해야 하며 이들의 아픔을 이용해선 안 된다’는 말을 했다.

   이 말로 인해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촉구하며 단식기도 중인 천주교 사제들이 반발하고 있는 중이다. 사제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문을 뒤엎는 폭력적인 요구”라며 염 추기경의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니 천주교 집안싸움이 이어지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왜 이렇게 정국을 꽈배기처럼 꼬이게 만들고 있는가?

   통치자의 철학이 문제 아닐까?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김무성 대표 옆으로 다가가 한비자(韓非子)를 인용하여 자신이 쓴 “治也者 治常者也(치야자 치상자야), 道也者 道常者也(도야자 도상자야)=[다스림을 하는 것은 일반인을 다스린다는 말이고, 도에 의하는 것은 항상 도의 당당함에 있다는 것]” 종이를 보이면서 생각을 달리해보라는 것을 주문하고 있었다.

 

   노자(老子)께서도 도덕경 제48장에 “학문을 하면 날마다 늘어가지만, 도를 하면 날마다 덜어야 하니 덜고 또 덜면 무위(無爲)에 다다르게 되니, 무위는 곧 아니하는 게 없다. 세상을 취하려면, 항상 무사해야 하는데 그 일에 미치게 되면, 천하를 취하는데 부족하다는 이유다[爲學日益 爲道日損 損之又損 以止於無爲 無爲而無不爲 取天下 常以無事 及其有事 不足以取天下].”라고 하셨지 않은가?

 

   자신의 가슴에서 욕심을 덜고 또 덜어내면 결국 아무 것도 하려고 하는 욕심이 없게 된다. 그게 결국은 못하는 게 없다고 하시는 말씀이다.

   다스리려고 한다면 못 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과거 독재정치에서 하던 습관처럼 국민을 다루던 그 시절과 다르지 않게 하려면 결국 그 손해를 누가 걸머지고 가야 할 것인가?

 

   누누이 말하지만 박근혜 방식으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박근혜 식으로 밖에 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국민에게 이로움이 되는 법이 아닌 자신에게 필요한 법이다. 끝내 그 혼미한 사태를 국민에게 모두 씌우게 되고 만다. 그리고 절대 자신이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야당이 그렇게 했다고 변명하고 넘어가려 할 것으로 미루게 한다.

만일 세월호 가족과 국민을 위해 법이 제정이 된다면 절대 그녀의 뜻이 아닌 어쩔 수 없어 만들어진 법으로 둔갑하게 할 것으로 미루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게 그녀가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은 정치이념이기 때문이다.

   독재자의 피가 평화의 법으로 뒤바뀌게 된다면 세상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그 태동의 기미는 보이지 않으니 실망이다. 많은 사람이 다칠 것 같아 아주 불안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재오 의원이 건넨 메모를 읽고 있다

(왼쪽 사진). 이 의원이 회의 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한비자>의 ‘治也者 治常者也(치야자 치상자야),

道也者 道常者也(도야자 도상자야)’라는 글귀를 적은 메모였다(오른쪽).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8272154125&code=910402&nv=stand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8271525501&code=910100&nv=stand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01&sid1=100&aid=0007090734&mid=shm&mode=LSD&nh=20140827235702

http://www.nocutnews.co.kr/news/4080658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0827_0013134814&cID=10301&pID=10300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8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