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한했다. 가장 먼저 박근혜 대통령의 영접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굳이 스페인어를 써야 했을까 싶은) 인사말과 함께 환한 웃음으로 교황의 손을 맞잡았다. 대통령의 환한 미소가 불편했던 이유는, 물론 그 옆에서 눈시울을 붉히던 세월호 유가족들 때문이었으리라.
그토록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 했던 세월호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 우리는 안다. 13일 오전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찾아간 세월호 유족들의 요구가 묵살당한 것을. 더욱이 경찰의 과잉 진압에 몇몇 유족들은 실신하기까지 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지난 5월 눈물을 쏟아내며 사과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그 이후 단 한 번도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준 적이 없다는 것을.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왔다. 손수 손을 맞잡고 면담까지 하겠다고 밝힌 교황의 뒤에서 이중적으로 웃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보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교황이 "희생자들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한다, 마음이 아프다"고 위로할 때 또 박근혜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14일 새벽까지 청와대 앞에서 한뎃잠을 잤을 어느 유가족의 일침은 그래서 더 이 상황을 안타깝게 만든다.
"유가족은 프란치스코 교황도 만나는데, 박근혜 대통령 만나는 것은 교황 만나는 것보다 더 힘들다."
"교황이 박근혜 엑소시즘 해주면 좋겠다"
"교황이 박근혜 엑소시즘(악령퇴치) 해주면 좋겠다." (@na*******)
"박근혜 표정이 교황님 마중은 가야겠고, 세월호는 만나기 싫은데... 하는 표정이었어. 딱!"(@ma***********)
"이왕 '평화의 상징' 인 교황님께서 방문하셨으니 한동안 박근혜는 '평화' 를 강조할 게 뻔합니다. 해서 북한에게 평화 메시지를 강하게 보낼 가능성이 큽니다. 안 그래도 오늘 북한이 로켓 발사했다고 하잖아요." (@Da*********)
SNS에 올라온 냉담한 반응들이 이 정도다. 세월호 유족들이 14일, 역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권·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 제정을 위해 결단해 줄 것을 호소"한 만큼 교황 방한 시 대통령과 유가족들이 맞닥뜨리는 장면은 상징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맥락을 인지하고 있는 국민들 중 대통령의 저 환한 미소를 곧이곧대로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 반대급부로 프란치스코 교황에 방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것 역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간 교황이 보여준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족들에 대한 관심은 박근혜 대통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SNS 상에서 큰 반향을 얻고 있는 유경근 세월호 대책위 대변인의 말은 그간의 대통령와 행보와 비교하면 참담함을 던져주기까지 한다.
"교황이 거의 매일 교황청을 통해 구조가 얼마나 됐느냐고 묻는가 하면 신부들에게 팽목항에 다녀왔느냐고 물어보신다고 들었다. 유가족들이 짧은 메시지를 메모로 주면 낭독해주겠다는 이야기도 하셨다는 걸로 안다."
돈이 도네요... 프란치스코? (오마이뉴스;201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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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23562&PAGE_CD=N0004&CMPT_CD=E0018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방한 기간 동안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용산참사 피해자,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 제주 해군기지 반대 강정 마을 주민을 비롯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등을 미사를 통해 만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세월호 가족들과 밀양 송전탑 주민들을 애써 피해가려는 박근혜 아닌가? 그러나 교황께서는 세월호 피해 유가족과 생존자 등을 직접 만날 계획이라고 한다. 짧은 방한 기간 동안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을 모두 배려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14일자 <중앙일보> 경제 섹션의 헤드라인 기사를 두고 <오마이뉴스>는 당당하게 지적하고 있다.
"14일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광 효과'가 얼어붙은 내수 경기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교황의 동선에 있는 호텔·식당은 벌써 예약이 꽉 차고, 교황과 연관한 상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경제효과야 각종 매체들이 애호하는 아이템이지만, 제목과 함께 읽으면 가히 혀를 내두르게 된다. '돈이 도네요... 고마워요, 프란치스코'라니. '군중을 모으는 교황 방한의 효과'라며 '광화문 시복미사에 몰릴 예상 인원 100만 명, 교황 공식 수행원(300명), 경호원·취재기자(2000명), 신자 등 한국 방문 예상 인원 10만명'에 '교황의 해외 방문 경제 효과'로 2013년 7월 브라질 세계청년대회 당시 5389억 원을 적어놓은 패기가 소름끼칠 정도다. (오마이뉴스;2014.8.14.)
세계 70억 인구 중 11억 8천만 명이 가톨릭 신자라고 하는데 그 가톨릭의 최고 수장이신 교황께서 한국을 방문했는데 경제적 효과는 당연하지 않을까?
얼마나 비루한 대한민국이기에 종교 지도자가 4박5일 쉴 틈 없는 시간을 이용해 방한해서 세계 평화와 정의를 바라보며 기원하는 자리에서 돈 타령을 한다는 것은 좀 지나친 것 같아 보이지 않은가?
국민을 ‘경제활성화’라는 단어 하나로 호도하려는 박근혜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꼭 해야 직성이 풀릴 것인가?
보다 성장한 국민의 입장에 흙탕물을 만들고야 말 것인가?
세계 10대 국가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나라가 지지리도 못난 처신을 한다면, 세계 최하위 10개국은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이제는 배를 두들기며 살 수 있다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교황께서 방한 중 이용하고 있는 쏘올(Soul) 국민차를 세계시장에 1년 동안 팔아서 얻어 들이는 이윤만 가지고도 세계 최하위 국가 식량 원조를 하는데 충분하고도 남을 나라다. 있는 이들이 더 극성을 부린다고 하는 대로 치사한 행동을 보여 무엇 하겠다는 것인가?
그렇게 국민경제를 위한다면 재벌들을 위한 서비스관련 법에 치우치지 말고 세월호 유가족 면담할 수 있는 정부가 되면 안 될까?
끝까지 외면만 하려는 밀양 송전탑 주민들을 찾아서 위로의 손길을 보내면 어떨까? 국가 대통령이 하지 못하는 것을 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어루만져야 하며 그로 인해 치유되기를 바란다는 말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연설에서 교황의 방한에 대해 “교황의 방한이 국민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세월호의 아픔과 젊은 병사들의 죽음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 교황 방문으로 국민 마음 상처 아픔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미디어오늘;2014.8.14.)
세계 평화와 정의가 실현 될 것을 바라는 교황께서야 당연한 일이라고 하실 것이다. 그 이전 어떤 나라든 올바른 지도자의 뜻에 맞춰 전 세계가 정의의 바탕이 돼 평화를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계시지 않겠는가? 그러나 대한민국 대통령은 그 올바른 지도자의 바탕에 들어가지 못하니 얼마나 걱정이 되실 것이란 말인가!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 45%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은 야당의 존재가 없어서라는 것을 우리는 생각하게 한다. 만일 야당이 확실하게 개혁만 할 수 있다면 그 지지율은 결코 얻을 수 없었을 것으로 인정하게 된다. 이렇게 대한민국 국민에게 지도자 공황이 닥친 것은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이 된 역사 이후 계속되고 있었다고 본다. 그러니 국민들도 그렇게 힘들거나 어렵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슬퍼하는 마음은 있지 않을까? 이렇게 유명한 지도자가 대한민국을 방문하고 있는 기간 동안만.
진정 박근혜 정권이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를 이룰 마음이 있다면 경제활성화라는 단어를 이용해서 국민을 호도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고대로부터 성인(聖人)은 못난이들로부터 이용을 당하는 것이 세상이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그 누구든 자신을 이용한다고 해도 싫어하거나 미워하실 그런 분이 아니실 것을 우리는 믿지 아니한가?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국가행위는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세월호 유가족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악수하면서 눈물을 쏟은 장면.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참고가 된 원문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0814_0013109810&cID=10201&pID=10200
http://www.nocutnews.co.kr/news/4073952
http://www.nocutnews.co.kr/news/4073998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8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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