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修 身)

문창극 해명의 말 바꾸기와 수신(修身)

삼 보 2014. 6. 16. 08:29

    6월 15일 문창극은 자신의 도도함을 감춘 채 언론의 카메라(Camera) 앞에 머리를 깊이 박고 사과하는 자세를 취한 사진들이 세상을 비웃듯 사방으로 퍼져가고 있다. 이날 문 총리 후보자는 당초 인용했던 친일파 윤치호의 말을 번복했다.

 

 

   1894년 영국 왕립 지리 학회 회원인 비숍 여사의 동방기행문인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에 대한 내용에서 조선인은 게으르고 나태한 민족이라는 표현을 따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윤치호의 말을 인용해서 쓰던 문창극이 뒤늦게 깨우친 것이 있어 하는 말로 알아들어야 할 것이다.

   잘 알다시피 구한말 정치가였던 윤치호(1865 ~ 1945)가 서재필 ·이상재 등과 독립협회를 조직하였으며, 1910년 대한기독교청년회연맹을 조직한 후 대성학교 교장으로 있다가 1911년 105인 사건에 의해 6년형을 선고 받아 입소한 이후 3년 만에 출소 한다. 그러나 그는 벌써 친일파로 변절되었고, 결국은 일본제국의회의 칙선 귀족원의원을 지낸 국가를 배신한 인물을 문창극은 옹호하고 있었다는 것을 씻어야 했을 것이다. 윤치호는 1884년 갑신정변 이후 외아문(外衙門) 참의(參議)로 임명되었다. 결국 개화파 인사라는 이유로 위기에 몰리게 되자 청나라 상하이[上海]로 유학을 떠난다. 중서서원(中西書院)에서 3년 동안 공부하며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아 감리교 신자가 된다. 윤치호는 선교사 A.J.앨런의 주선으로 미국으로 가서 밴더빌트대학과 에모리대학에서 5년간에 걸쳐 영어, 신학, 인문사회과학 등을 공부했다. 그는 결국 서구의 문명을 신봉했으며, 특히 조선은 기독교를 통해 문명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역설하기 시작했었다. 나아가 조선과 청국은 미개한 문명으로 서구화된 문명에 의해 개화해야 한다며 사상이 변해가고 있었다는 것을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모를 리 없다.

   그런 그가 영국의 지리학자인 비숍의 기행문에서 따왔다는 말에서 볼 때, 자신은 윤치호와 다르게 친일파의 인물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인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왜 문창극이 자신의 과거사 사고를 바꿔가면서까지 총리를 꿈꾸고 있는 것인가?

   그는 끝까지 제주 4·3사건은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언급한 것과 6·25가 일어난 것도 하나님의 뜻에 의해 미국과 손잡게 했다는 말은 해명하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직 연로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깊이 머리 숙여 사과하며, 게으른 민족이라는 말은 영국 여인에게서 받았다며 핑계를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앉은 자세로 머리만 굽히고 있었다.

 

 

   노자(老子)께서 도덕경 제 81장에 “착한 이는 변명을 아니 하고, 변명한다는 것은 불선이다[善者不辯 辯者不善].”이라고 하셨다.

{일부에서는 변(辯)자를 ‘말 잘할 변’으로만 해석하려고 하지만 ‘변명하다[辨]’는 뜻도 함께 한다는 것을 참고로 말하고 싶어진다.}

 

 

   세월호 참사가 난 것도 벌써 두 달을 넘기고 있다. 희생자와 실종자(현재 12명)합해서 304명 중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대부분인데(244명은 시신이 되어 돌아왔고, 6명이 아직도 미확인 됨) 이 어린 학생들이 희생한 슬픔 속에는 어른들의 잘 못에 의해 주검으로 변하게 한 사실이 내재하고 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 그 참사로 인해 ‘관피아(관료=마피아)’라는 신생어가 만들어졌다.

   그 관피아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온 기간이 69성상의 긴 세월동안에 걸쳐서다. 그 세월 속에는 돈과 금품 그리고 향응 속에서 국가를 좀먹고 병폐는 깊게 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거짓과 가식 그리고 변형된 사회 구조들이 갈기갈기 찢기고 병들어 썩어가고 있었다. 그 짓은 어른들이 한 것이다.

   그에 대해 현재 대통령은 세 번이나 머리를 조아리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되살아나지 않게 하겠다며 다짐하고 또 했다. 그런데 그런 사과는 그 때만 모면하면 된다는 가슴이 포함하고 있었다는 것이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 달 22일 청와대는 전직 대법관 출신인 안대희 변호사를 국무총리로 내정했다. 그리고 그는 6일 만에 자진사퇴하게 됐다. 단 5개월 동안 수십억 원의 돈을 전관예우로 받았음을 인정하면서다.

   그리고 6월 12일 청와대는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국무총리 내정자로 지명했다. 그런데 이는 안대희와 다르게 국가를 팔아먹을 만한 말과 글을 지었던 인물이라는 것이 들어나고 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은 그까짓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아직 나라를 팔아먹지 않았으니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국민은 두렵다.

   한겨레가 뽑은 SNS에는 “초강력 울트라캡숑 핵폭탄급 적폐 등장!!”이라고 비꼬는 이가 있는가 하면, @ph*********은 “일제식민지가 하느님의 뜻? 그대는 개과천선해야 할 듯”이라는 말들이 속속 올라와도 청와대와 정부는 들은 채도 하지 않고 있다는 뉴스다.

   오마이뉴스는 이틀 전 1919년 3·1운동당시 <매일신보>에 실린 이완용의 말과 문창극의 발언들을 비교하기도 했다.

 

 

<매일신보> 톱기사로 실린 이 경고문의 서두에서, 이완용은 "오호! 조선 동포여! 속담에 사중구생(死中求生)이란 말이 있다. 그런데 지금 조선 인민은 생중구사(生中求死)하려 하고 있으니, 이 어찌된 까닭인가?"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오마이뉴스;2014.6.13)

 

   국민이 고통 속에서 신음하다 결국은 폭발하고 만 민족의 3·1운동을 보고, 이완용은 ‘잘 사는 삶 속에서 죽음을 구하고 있다’는 말로 국민을 어리석은 동포로 만들고 있다. 바로 문창극이 이완용과 같은 인물임이 밝혀지는 것이다.

문창극은 국민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게으르고 나태하면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는 민족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공산주의를 좋아하는 국민이란다.

 

 

   노자께서 도덕경 48장에 마음을 비우라고 하신다.

   “학문을 하면 날마다 지식이 증가하지만, 도(道)를 닦으면 날마다 (마음을) 덜어야 한다. 줄고 또 줄여서 무위에 이르게 해야 하는데, 무위는 곧 하지 아니하는 게 없다. 세상을 취하는 데는 항상 무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일이 있다면, 세상을 취하는데 부족한 것이다[爲學日益 爲道日損 損之又損 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 取天下 常以無事 及其有事 不足以取天下].”고 정치인들에게 타이르신다.

   무위(無爲)하라고. 하려고 갖은 애를 쓰지 말라는 말씀이다.

   문창극을 끝까지 밀고 가겠다는 청와대 의지는 결코 매국노 같은 말을 한( 생각이 매국노 같으면 말도 그렇게 하고 행동도 그렇게 하게 되는 것) 사람을 총리에 앉혀야 된다는 뜻일 것이다. 국회 동의를 받지 않고 -지금 상태로는 새누리당에서도 문창극을 총리로 맞아들일 수 없다 - 대통령 뜻에 따라 총리를 지명한데로 앉힐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이 있으니 대한민국이 정말 민주주의 맞는가?

   새누리당도 전체 의원들이 문창극 후보자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완구 원내 대표와 일부에서만 긍정적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노자께서 자신에게 3가지 보배를 도덕경 제67장에서 밝히신다.

   “내게 3보배가 있어, 잘 유지하고 보살피니, 처음이 사랑이라 말하고, 둘이 검소함이라 말하며, 셋이 세상에서 감히 먼저 나서려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자비하므로 용감할 수 있고, 검소하므로 능히 넓게 하며, 세상에 먼저 용감히 나서지 않으므로 능히 기관의 우두머리가 된다. 지금 자비와 또 용기를 버리고, 검소와 또 넓게 베푸는 것을 버리며, 뒤는 버리고 또 앞으로 나서니 죽은 것이다[我有三寶 持而保之 一曰慈 二曰儉 三曰不敢爲天下先 慈故能勇 儉故能廣 不敢爲天下先 故 能成器長 今舍慈且勇 舍儉且廣 舍後且先 死矣].”라 말씀하셨다.

 

 

   노자가 공자(孔子)와 다르다면 세 번째 것일 것이다. 노자는 먼저 앞서가려는 것 보다 남이 앞세우면 앞으로 나서더라도 항상 그 자리에 머물지 말라는 것이다. 공을 세웠어도 뒤로 물러설 줄 아는 인물이 되라고 하시는 것이다. 심지어 내 공을 남에게 돌릴 줄 아는 인물이 되라고 하신다.

   수신(修身)에 있어서도 자신을 먼저 살피라고 하신다.

“몸 속에 도가 닦여야 그 덕이 참됨이 있고[修之於身 其德乃眞].”

“가정에 도로 다스려야 그 덕이 넉넉하며[修之於家 其德乃餘].”

“향리에 도로 다스려야 그 덕이 장구하며[修之於鄕 其德乃長].”

“국가에 도로 다스려야 그 덕이 풍만하다[修之於邦 其德乃豊].”

 

 

   문창극이 국가 2인자가 된다면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우리 손으로 뽑지 않는다고 그대로 방치할 일만이 아닌 것이다. 한 인물에 따라 국가가 번영이나 아니면 굴욕이냐가 달라지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대통령이 된다면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공약을 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오르고 나면 180도 달라지는 것을 우리는 여러 번 봐왔다. 이번 총리가 국가를 위해 어떻게 변신할지 깊이 있게 우리는 관심을 둬야 할 일이다. 끝까지 고집을 버리지 않는 대한민국 정부와 청와대를 국민은 심혈을 기울여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본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15일 오후 출근길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자신의

과거발언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사과를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참고가 된 원문​

http://www.nocutnews.co.kr/news/4041578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33328&cid=40942&categoryId=33383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6152135315&code=940202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42027.html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02880

http://news.donga.com/3/all/20140615/643034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