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유래

여호모피(與虎謀皮)와 국정감사

삼 보 2016. 10. 12. 03:10

     여호모피(與虎謀皮) = 여호모피(與狐謀皮)로, 원래는 후자의 것을 썼다고 한다.

    與= (여)는 준다는 뜻과 더불어, 함께, ~과, 동아리, 허락하다, 돕다, 참여하다, 화합하다 등 다양한 뜻이 있으나 여기서는 ‘~과 함께’로 해석하면 될 것으로 본다.

    虎= 호랑이 (호) 이고, 狐= 여우 (호)

    謀= (모)는 꾀할, 책략을 세우다, 의논하다, 헤아리다 같이 동사의 뜻으로 쓰면 될 것 같다. 명사로도 써서 꾀, 대책, 정책의 뜻이 되기도 한다.

    皮= 가죽 (피)

    여호모피(與狐謀皮)를 직역을 하면 ‘여우와 더불어 여우 가죽 구할 것을 도모한다.’는 뜻이다.


    중국 춘추시대에 노(魯)나라 정공(定公) 왕이 공자(孔子)를 사도(司徒) 벼슬에 앉히기 위해, 좌씨전(左氏傳)과 중국의 국어(國語)의 저자로 일컬어진 좌구명(左丘明; 맹좌(盲左)라고도 부름)을 불러, 삼환(三桓)과 그 일에 대하여 의논하려고 하는데 어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좌구명은 삼환에 대해 공자와 정치적 이해가 서로 충돌하므로 반대할 것이라면서 다음과 같은 우화를 예로 들어 설명하였다.


   "갖옷(짐승 가죽으로 만든 옷)과 맛난 음식을 좋아하는 주(周)나라 사람이, 천금의 값어치가 있는 갖옷을 만들기 위해, 여우들에게 찾아가서는 그 가죽을 달라고 도모하고, 맛난 음식을 먹기 위하여 양들을 찾아가 그 고기를 달라고 했소이다. 그런데 그 사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우들은 줄줄이 깊은 산 속으로 도망쳐버렸고, 양들은 울창한 숲 속으로 숨어버렸소이다. 결국 그 주나라 사람은 10년 동안 갖옷을 한 벌도 만들지 못했고, 5년 동안 양고기를 구경도 하지 못하였나이다. 왜 그렇겠나이까? 그 주나라 사람이 의논할 상대를 잘못 찾았기 때문 아니오니까? 지금 주군께서 공구(孔丘:공자)를 사도로 삼으려 하시면서 삼환을 불러 그 일에 대해 의논하려는 것은, 여우와 여우 가죽을 얻는 일을 의논하려는 것이고[與狐謀皮], 양에게 그 고기를 달라는 일을 논의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정공은 좌구명의 말을 듣고는 삼환을 불러 의논하지 않고, 공자를 사도로 임명하고 만다. 이 고사(故事)는 중국 송(宋)나라 때 이방(李昉)이 편찬한 백과사서(百科辭書)인<태평어람>의 〈직관부(職官部)·사도 하(司徒下)〉 편에서 실려 있다고 한다.


    삼환이란 *환공(桓公)의 손자인 계손씨(季孫氏)와 숙손씨(叔孫氏), 맹손씨(孟孫氏) 세 사람을 일컫는데, 이들은 당시 노나라의 실권자들로서 공자와는 정치적으로 대립하던 인물들이다.

    * 환공(桓公)은 제나라의 군주(재위 BC 685∼BC 643)로서 포숙아(鮑叔牙)의 진언으로 공자 규의 신하였던 관중(管仲)을 재상으로 기용한 뒤 패자(覇者)의 자리를 확고히 하여 춘추오패(五覇)의 한 사람이다

한국 국회는 2016년 국정감사를 마치 ‘여호모피’ 같은 회의로 계속 끌고 가는 것 같다. 서로 내줄 수 없는 것이 전부이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대학과 국립대병원 감사에서 농민운동가 백남기 특검을 해야 할 것이지만, 새누리당은 엉뚱하게도 부검을 해야 한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단다. 분명 외인사인 것을 병사로 바꿀 것 같다는 생각이 가게 만든다.

    국토교통위의 서울시 국감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용산공원 조성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한 대목을 놓고 여야가 맞붙어, 불통공화국과 싸우고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의 깎아내리기 식 언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단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의 한국방송공사(KBS) 국감에서도 여야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의 보도 외압 의혹을 포함한 방송 공정성 문제를 놓고 대립하여, 야당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KBS 보도국장에 전화를 걸어 방송 보도에 개입했다고 주장한 반면, 고대영 KBS 사장은 "외압은 없었다"고 일축했다고 적고 있다.

    기획재정위의 한국수출입은행 감사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수출입은행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즉각 탈퇴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수은(수출입은행)의 목표 중 하나는 기업 구조조정에 앞장서는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전경련에 가입해 연회비를 2천100만 원씩이나 낸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몰아세웠다는 뉴스이다.


    무엇보다 청문회가 증인 소환도 할 수 없게 여당이 막으면서, 베일에 감춰진 국가 비리들을 완전 차단하며 국민의 알 권리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문제 아닌가? 얼마나 배불리 먹어야 양에 찰 것인가! 그저 연봉들만 잘 챙겨도 배가 터질 것으로 생각을 하는 것은 국민들 생각이고, 권력을 잡은 측에서는 허기가 진다고 하니 함께 의논할 가치가 없는 것 아닌가? 어떻게 해서든 박근혜정권을 몰아내지 않고서는 해답이 없는 것 아닌가? 보이지 않는 검은 손들이 무섭게 덤벼드는 현실을 막아줄 방책이 없으니 어떻게 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의논할 상대를 잘못 찾았다.

    새누리당은 국민이 묻는 말에 동문서답(東問西答)을 쓰며 즉흥적 모면으로 탈출구만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가 된 원문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52550&cid=40942&categoryId=33395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42610&cid=40942&categoryId=34256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0&cid=1049996&iid=1595648&oid=001&aid=0008745581&ptype=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