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대구시당에서는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4명의 무소속 의원에게 28일 공문을 보내 3월29일까지 “‘대통령 존영(尊影)’을 반납해 주길 부탁드린다.”는 전문을 보낸 것이 뉴스로 나오고 있다. 이 사진은 박근혜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2013년 6월 대구시당이 제작해 대구 소속 의원들에게 배부한 것이라고 한다.
당을 탈퇴하여 무소속으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를 했으면, 그 당의 수장의 얼굴을 보고 싶겠는가? 하지만 박근혜는 그 당의 수장이 아닌 것으로 안다. 일반적으로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대통령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무소속이 됐어도 그 사진을 그대로 보관한다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인가? 만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그러나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여기가 북한 김씨 세습도 아닌데, 무슨 사진 타령을 하는가며 불쾌하게 생각도 할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마치 신(神)격화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제작자가 무료로 주고 돌려달라고 하면 돌려줘야 올바르다고 본다. 그러나 유승민(1958~) 의원은 달리 생각하는 것 같다.
다음은 조선일보 뉴스 중 일부이다.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에도 지역구 사무실에 걸려 있는 박 대통령의 사진을 떼지 않았다. 그는 지난 25일 무소속으로 총선 후보자 등록을 한 뒤 사진에 대한 질문을 받자 “대통령 사진은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었고 앞으로도 그대로 있을 것”이라며 “계속 그대로 걸어두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친박(親朴) 핵심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27일 “탈당 후보들이 사무실에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걸어 놓은 것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도 유 의원이 박 대통령의 사진을 계속 걸어두는 것에 대해 “대통령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 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조선일보;2016.3.28.)
사람이 생각하기 나름 아닌가?
유승민 의원은 20대 총선거만 끝나고 국회의원에 다시 당선이 되면, 어차피 새누리당에 복당을 할 생각인데 번거롭게 땠다 붙였다 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인 것 같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 내쫓아버린 이들이 무소속으로 당을 탈당하여 나갔는데, 무엇 때문에 그토록 싫을 박근혜 사진을 보관하고 있겠느냐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새누리당 측이 박근혜가 유승민과 그 외 3명의 의원을 내쫓아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결과를 암시하는 격이 되는 것이다.
진·친박 핵심으로 알려진 이들이 비박과 원박을 박근혜로부터 완전 갈라놓겠다는 뜻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조원진 뿐 아니라 원유철 원내대표도 27일 오전 MBC '이슈를 말한다'에 출연해 "이번에 무소속 출마한 분들이 당선될 경우 복당을 허용해야 하지 않겠냐는 논란이 있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무소속 출마한 분들이 당에 돌아오는 것은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듣고도 유승민 의원은 복당을 포기하지 않고, 박근혜 사진도 그대로 걸어놓고 있다는 것을 보면 참으로 무던한 인물이 아닌가싶다. 그런 이를 내치는 새누리당의 사고가 의심스럽지 않은가? 오직 당의 정체성(正體性 identity)에 의심된다는 결론만 가지고 당원을 함부로 끊어내도 된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처음부터 항변이 들어올 수 없게 당의 기본적인 정체성을 확고히 했어야 했다. 그 책임을 지휘자가 지지 않고 정체를 수정해야 한다는 이를 옥죄어, 파탄으로 끌리게 하는 국가를, 국민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 것인가?
브레이크뉴스의 심상정은 새누리당 정체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가장 근사하고 기름기 도는 정당이라는 인식 때문에 정치인들은 정치성향에 관계없이 새누리당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나의 분석이다. 그러므로 극좌파적인 경제관과 운동권적인 정치성향을 가진 정치가들도 모두 새누리당에서 정치생활을 하고 싶어하며 그 결과 대한민국의 유일한 보수정당이라는 새누리당의 정체성은 엉망진창이다.
그러므로, 이한구 공관위 위원장이 한 일은 거의 100%가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시도였다. 정체성 확립이 상향제공천제 같은 것보다 백배 천배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믿었다고 분석된다.” (인용 끝)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하였다:
“새누리당은 정체성이 세계 일등 수준으로 뒤죽박죽이다. 이재오 의원은 15년 전쯤부터 박근혜에게 “독재자 딸은 당을 떠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였다. 듣다 못해 박근혜는 “지난 선거에서 찬조유세를 나에게 부탁했을 때는 내가 독재자 딸이라는 것을 깜박 잊었었느냐?”고 거세게 되받았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종가 맏며느리 성향의 박근혜가 엄청 화가 난 것이다. 속된 표현으로 그 둘은 ‘앙숙’이다. 운동권 정신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이재오와 강경보수 박근혜가 같은 정당에 속해 있다는 것은 완전 넌센스이다. 그러나 그 것이 새누리당의 실정이다. 새누리당 정치인들의 온갖 산지사방 정치성분들을 나열하자면:
1. 박정희를 독재자로 규탄하며, 고로 박정희 딸 박근혜는 새누리당 정체성에 맞지 않으므로 당을 떠나야 한다고 믿는 운동권적 정신의 이재오
2. 아버지를 진실한 애국자로 믿으며, 아버지의 독재는 경제부흥을 위해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고 믿는 박근혜
3. 좌파들의 줄기찬 주장에 동조하여 재벌들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남경필, 이혜훈, 김세연
4. 더불어민주당 뺨치게 좌경화된 경제관을 가졌고,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한·미 전시작전권 이양 연기를 반대하며,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행정입번권을 박탈하려 했던 유승민, 그리고 유승민의 정체성을 추종하는 유승민 사단.
교과서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위에 열거한 새누리당 당원들 중에서 보수정당의 정의에 맞는 경우는 박근혜 대통령뿐이다. 나머지는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의 정체성에 맞는다.” (인용 끝)(Break News; 2016.3.28)
http://www.breaknews.com/sub_read.html?uid=435314§ion=sc11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에릭 에릭슨(Erik Homburger Erikson;1902년 ~ 1994년)은 “정체성이란 용어는 자신 내부에서 일관된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과 다른 사람과의 어떤 본질적인 특성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것 모두를 의미한다.”고 했다.
에릭슨은 사춘기에 정체성의 위기가 온다고 주장하며, 젊은이가 정체성을 찾고, 다른 친지집단이나 생활방식, 직업계획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것이 발전단계를 이룬다. 이상적으로는, 사춘기가 끝날 때까지 정체성은 안정되며, 젊은이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이 정체성에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므로 에릭슨의 견해에서 정체성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과로서 형성되며, 사춘기에 있는 개인의 경우 인종적 차별이나 실업과 같은 것을 통해 사회로부터 소외됨을 느낀다면 정체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 정체성은 흔들릴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기획이 확고한 이라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그 기본을 유지할 것으로 인정하게 한다고 본다. 특히 지도자가 그 기본을 어기며 정체성에 문제가 온다면 그 단체는 쉽게 허물어지고 말 것으로 본다.
새누리당의 정체성에 문제가 온 것은 하루 이틀의 사건이 아닌 것이다. 그 사고를 인정하지도 못하면서 확립하겠다며, 막연히 이번 공천을 자행한 이한구 공관위장의 책임도 적잖은 것이다. 물론 그 뒤에서 교사(敎唆)를 지시한 사람이 따로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지만 말이다.
지도자의 정체성이 그 단체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한 것이다. 결국 새누리당은 그 속에서 핵분열이 오래 전부터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보는 것이다.
박근혜 사진 그 속에서도 새누리당의 기본 질서가 흐려지고 있다는 것을 본다. 인간이 앞으로 나가야 할 길에 윗사람이 취해야 할 도리와 아래 사람이 따라야할 도리가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보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정체성은 엉망진창이라는 말이 허구일까?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3일 오후 대구광역시 동구 용계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새누리당
탈당 및 20대 총선 대구동구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도착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28/2016032802518.html?gnb_sub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13065&cid=42126&categoryId=42126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21270&cid=42121&categoryId=4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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