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ews)와 생각

한중 구정 문화와 힘겹게 오는 병신년

삼 보 2016. 2. 7. 05:42


       한국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서양문화에서 들여온 양력(陽曆)을 기준하여 기념하는 신정(新正)을 설, 명절로 하라는 강요를 받았다. 일본은 옛날의 정초라는 의미에서 구정(舊正)이라고 표현하며 양력을 쓸 것을 집요하게 설득했지만, 우리 선조들은 신정은 ‘왜놈의 설’이라는 말로 일축했다. 실제적으로 양력이 음력에 비해 계산하기 좋고 정확성도 뛰어나지만, 민족 간의 얽힌 감정 때문에 신정을 기피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하지만 숨어서까지 구정을 쇤 것으로 봐서 문화의 기원을 쉽게 버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한 것이 구정이 아닌가싶다.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져온 신정을 명절로 하며 공휴일로 정해져 온 것은 이승만 독재정권을 지나 박정희 독재정권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공무원들은 국가가 지정하는 공휴일을 택해야 했기에 신정에 맞춰 귀향을 해야 했고, 일반인들은 구정을 명절로 하며 2중과세를 지내며 살아야 했다. 박정희는 그 사실을 그대로 두지 않고 일제와 같이 신정을 쇨 것을 강요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민의 문화는 쉽게 바꾸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결국 전두환 군사정권의 후반인 1985년에서야 ‘민속의 날’이라고 했지 공휴일은 아니었다. 1989년이 돼서 관공서의 ‘공휴일에관한규정’을 개정하며 음력 1월1일을 설날로 개칭하고, 구정 당일 전후 하루씩을 포함하여 총 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여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음력을 선호하며 구정을 쇠는 것은 한국과 중국이 전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중국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을 춘절[春節]로 하여 가장 큰 명절로 정하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인들은 우리보다 더 그 날을 기념하고 있어, 미국에서도 음력 1월 1일엔 한국인들과 어울려 기념하는 것을 본다. 원래는 춘절을 한 해의 으뜸의 날 아침을 뜻하는 원단(元旦)이라고 했다. 중국도 1911년 신해혁명(辛亥革命)을 기해 서력기원을 채택하고, 당시 중화민국 정부에서 이 날을 춘절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1949년 9월 중국이 공식적으로 서력기원을 채택하면서부터, 양력 1월 1일을 원단으로 바꾸고, 음력 정월 초하루는 봄이 온다는 의미에서 춘절로 했다.


    그러나 이들의 춘절 행사는 지난해 섣달 그믐날 밤을 꼬박 지새우는 수세(守歲)로부터 시작된다. 사실 우리나라도 어렸을 때는 설날 하루 전날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며 어른들이 잠을 자게 하지 않고, 집안 구석구석을 밝은 불로 밝혀둔 것을 기억한다. 이 날 밤이 되면 중국인들은 집집마다 가족이 둘러 앉아 만두를 만들며 밤을 지새운다. 아침 해가 솟으면 일제히 폭죽을 터뜨리며 집안에 있는 악귀를 쫓는다. 이어 찹쌀떡을 만들어 먹는데, 남방에서는 며칠 동안 쌀을 이는 만년양미(萬年糧米)의 풍속도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춘절은 심지어 한 달 간 계속되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보름 이상 계속되며, 또 집집마다 대문에 춘련(春聯)의 글귀를 대련(對聯=대문 양쪽에 봄이 온다는 뜻의 대귀(對句))시켜 써서 붙이고, 방 안의 벽에는 잉어를 안고 있는 아기의 그림과 같은 연화(年畵)를 붙이거나 걸어 놓기도 한다. 대문에 '복(福)'자(字)를 거꾸로 붙여 놓는 풍습도 있는데, 중국어로 읽으면 '복이 들어온다[福到了]'는 뜻이 되기 때문이란다.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이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먼저 북한이 인공위성을 위장한 장거리로켓(미사일) 발사시간이 원래 8~25일로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 것을 7일~14일로 변경했다는 뉴스다. 언론매체들은 북한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7~8일로 당겨 쏘아올 릴 것 같이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는 “인공위성으로 위장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자칫 설날 분위기를 망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5차례 미사일 발사 중에 대부분 오전 5시~11시 사이에 했고, 최초 발사한 1998년 8월31일에만 정오가 조금 지난 12시7분에 발사한 것으로 보아 이번에도 오전에 발사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꼭 우리 쪽에 중요한 일이 발생할 때 전쟁놀이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놀랍다. 금년에도 20대 총선이 4월13일인 점을 감안했는지, 1월6일 4차 핵실험(북한은 수소탄실험으로 언급)을 단행했고, 이어 구정을 전후해서 국민들이 이동하는 시기에 맞춰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겠다며 북한 동토(凍土)의 찬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둘째로 일본 가고시마 사쿠라지마 화산이 지난해 9월 이후 또다시 분화했다.

6일 새벽 3시 57분 타이완(대만) 남부에서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하기 열 시간 전 일본의 활화산인 가고시마 사쿠라지마 용암 분출로 연기가 2km 치솟았다는 뉴스다. 인명과 재산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분석(噴石)과 용암이나 암석 파편, 화산재와 가스 등이 빠른 속도로 흘러내리는 것을 지칭하는 화산 쇄설류를 조심하라는 통보가 있었다고 한다.

    일본과 대만은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해 있어 언제든 터지고 말 것 같은 영향 속에서 사쿠리지마 화산이 분화할 당시 도쿄에도 진도 4.6의 지진을 감지한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대만을 10시간 후 뒤흔든 것이다. 타이완 도심 주상복합아파트를 포함해서 건물 여러 채가 무너져서 지금까지 11명이 숨지고, 460여 명 넘게 다쳤다는 뉴스이다.


    대만 남부 타이난 시 융캉 구의 17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이 원자탄 폭격이 두 발이나 떨어진 것 같은 위력에 가늠할 정도로 보이는 참상처럼 심하게 폭삭 주저앉았다고 한다. 건물 잔해에 깔린 차량은 깡통을 밟은 것처럼 뭉개졌고, 가오슝시에도 심한 상처를 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십 명이 매몰 돼 있는 상황이라고 하며, 12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한다.

    대만과 마주한 중국의 동남부 지역도 지진의 영향으로 고속철 운행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환태평양화산대가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하는 이유는 “이 지역의 활화산이 원 모양으로 분포돼 있어 「불의 고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곳은 환태평양화산대에 존재하는 동시에 판구조론에서 말하는 지각을 덮는 여러 판들 중 가장 큰 판인 태평양판의 가장자리에 있어 지진과 화산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멕시코는 코코스 판과, 아메리카 대륙은 나즈카판과 만나고, 멜라네시아 군도와 오스트레일리아는 인도-오스트레일리아판과 만나며, 일본과 필리핀ㆍ알류산 열도ㆍ쿠릴 열도는 유라시아 판과 만난다.”고 시사상식사전(박문각)은 적고 있다.


    병신년이 확실하게 오는 것은 일반적으로 구정이 지나면서라고 한다. 음양오행설의 근본을 음력으로 구 학자들이 학문을 논했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결국 동양철학이 점점 쇠퇴해 가고 있다고 하지만 그 학자들의 연구를 쉽게 파기할 수 없는 것 같이 동양 사상의 그 뿌리는 후대에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우리가 명절로 인정하는 구정의 그 풍속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싶다. 하지만 점점 우리 전통 민속들이 쇠퇴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 어딘지 모르게 아쉬운 점이 많다.


    오마이뉴스의 <사는 이야기> 중 ‘친척들의 오지랖, 영애 언니처럼 '응징'하자’라는 제하에서 요즘 젊은이들의 애환을 본다. “명절은 대체 왜 존재하는 것일까. 고달픈 일상에서 잠시 쉬어가라고,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마주 보지 못했던 가족과 함께하라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왜 명절은 우리에게 스트레스가 됐는지. 서로를 배려하지 않는 말로 상처를 주고. 말 한마디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친척들의 생각 없는 말에 대처하는 방법이 아니라, 가족 간에 해줄 수 있는 따듯한 말 한마디가 인터넷에 돌아야 하는 거 아니냔 말이다.”라는 글을 읽으며 생각한다.


    ‘명절(名節)’을 인터넷 국어사전은 “해마다 일정하게 지키어 즐기거나 기념하는 때. 우리나라에는 설날, 대보름날, 단오, 추석, 동짓날 따위가 있다.”고 적고 있다.

    명절을 즐기거나 기념해야 하는데 우리 청년들은 지금 명절이 다가오면 심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젊은 가슴에 응어리를 지게 해서는 안 될 것들이 수없이 많아 보인다.


    오마이뉴스는 이어서 “명절이 누가 누가 잘사나 과시하고 그렇지 않으면 막말로 상처주는 자리가 돼버린지 이미 오래다. 오죽하면 '명절 스트레스'라는 말이 등장했겠는가. 조금만 서로를 배려한다면 될 일을 사람들은 그 작은 노력을 너무 쉽게 무시한다. 행복할 수 있는 그 날들을 그렇게 낭비하고 있다.”고 하며, “다른 사람의 말에 신경쓰지 말라고, 그냥 무시하면 그만이라고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일이 되면 그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는 사람이지 않은가. 사람이기 때문에 말에 상처받고 흔들리고 우울해한다. 백수지만 '나는 나,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것만으로 당당하기는 정말 정말 쉽지 않다.”고 적고 있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80468&PAGE_CD=N0004&CMPT_CD=E0018


    사회구조가 왜 이렇게 혼탁하게 돌아가는 것인가? 형제간에 부를 과시하고 권력을 남발하는 시대로 변한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 게 왜 이렇게 더럽고 추잡하게 변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 스스로를 지탄해야 할 것으로 본다. 남이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 그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은지 자문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남의 대궐 같은 집이 좋아 보이는지 그 가슴을 두들겨보면 알 수 있을 것 아닌가? 내가 전철을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출근을 하는 것이 가엽다고 생각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그 정답을 가르쳐 줄 것으로 본다.


    몇 년을 입었어도 아직 떨어진 곳은 없지만 날고 헐어 새 옷을 사 입어야 할 것 같아 버리려고 했다가 또 다시 입었더니, 아이들이 보기 싫다고 했을 때, 굳이 그 헌 옷을 입겠다고 고집부리지 않는 것과는 다른 것 같다. 시대를 따라갈 때는 따라야 하지 않을까 - 싸고도 좋은 옷값이 있는데 반해, 유행과 사치를 따르려는 속된 사고와는 우리도 구분할 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내가 한 벌 사 입지 않는 다고해서 동대문 시장 상인들이 고통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낡고 추한 옷 보단 깨끗하고 말끔한 옷을 입고 이웃을 대하는 것이 예의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지, 사치하라는 것은 아닌 때문이다. 또한 값싼 옷이지만 생산자에게 생산할 가치의 이유를 제공할 수 있어 좋은 것도 될 것 아닌가!


    요즘 옷은 참으로 질겨서 하는 말이다. 해진 곳은 없는데 늘어나고 빛이 바래 남 앞에 설 때는 감히 입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까지 입을 때가 종종 있어서 하는 말이다. 물론 집에서 입고 살지만 손님이 올 때도 그 옷을 입고 있을 때 생각을 한 때문이다. 궁색은 떨지 말자는 얘기이지, 좋고 귀한 옷을 입자는 뜻은 결코 아니다. 특히 한국은 옷값이 정말 싼 것 같다. 그런데 외국에서 수입한 명품을 입어야 말발이 선다는 것은 무슨 중증의 병폐란 것인가! 그 옷이 값싼 한국제품보다 좋다고 하며 걸치고 다니는 이들이 부럽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회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추운 겨울 스키장에서 눈을 만들어내는 작업과 우체국에서 명절도 없이 힘든 고생을 하는 대학생 알바들이 뉴스에 비춰지고 있었다. 혹독한 추위를 마다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만들어야 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나친 사치에 취한 이들을 부러워할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그 생각은 각자의 것이니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뱁새가 어찌 황새를 좇으려고 할 것인가! 새해가 오는 것을 우리는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힘겹게 병신년이 다가오고 있다.


  출처 오마이뉴스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55&sid1=104&aid=0000375512&mid=shm&mode=LSD&nh=20160206225740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60206_0013884401&cID=10301&pID=10300

http://en.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0206500244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11101&cid=50221&categoryId=50230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24272&cid=40942&categoryId=32178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59611&cid=42635&categoryId=42635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412195&cid=43667&categoryId=43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