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ews)와 생각

2015 한국 최대 뉴스 5걸

삼 보 2015. 12. 25. 05:21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5 을미년(乙未年)을 보내며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희세(稀世)의 사건들 중 나름 다섯 가지만 짚어보기로 한다.

   나쁜 과거사를 들춰본들 기분 좋을 것은 없다. 하지만 얼마나 원통하고 속절없는 일이 있었는지 짚어보지 않고 이 해를 보낸다는 것도 우리에겐 무책임한 일 같아 반성하는 뜻으로 그 상황을 간략하게 서술해 보기로 한다.

   감히 말도 안 되는 사건들이 권력의 뒤안길로 빠져나가게 했고, 그 죄의 값으로 국민은 더 고통 속에서 헤매게 했든 일들이다. 그래도 일부 국민의 환영 속에서 권력을 유지하며 떵떵거리는 권력이 존재하고 있으니 세상은 요지경속 아닌가!

 



    제일 먼저 성완종 리스트를 꼽았다.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 4월9일 숨진 채 발견된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64)이 있었다. 그는 자수성가의 ‘신화적’ 인물이라고 경향신문은 밝히고 있었다.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성공했다가 바닥으로 떨어진 기업인,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신 끝에 얻은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한 비운의 정치인이라고 썼다.

    성 전 회장은 서울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를 끝으로 하고, 신문배달과 약국 심부름 등으로 돈을 모아, 화물차 영업을 시작했다. 26세 때 200만원을 들고 서산토건을 시작으로 이후 1982년 대아건설, 그리고 2003년 경남기업을 인수하며 출세의 가도에 들어선 것이다.

    그러나 그가 들어서서는 안 되는 험지에 발을 디딘 것은 정치였다. 왜? 그랬을까? 박정희 군부독재가 대한민국 정치사에 남긴 ‘정경유착’의 억지수단 때문이다. 실세정치인들은 경영인들에게 손을 내밀고, 경영인은 비자금 만들어 정치인에게 바치다보니 경영인 중 어떤 이는 그 돈이 아까웠던 것이다. 결국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도 대권을 노리지 않았던가? 얼마나 많은 돈을 정치자금으로 뜯겨서 가슴에 한을 품고 확실치도 않은 대권을 노렸다는 것인가? 차라리 못된 정치인들에게 받칠 바엔 내가 정치를 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 아니었나!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도 그와 다를 것이 있었다면 성 전 회장은 국회에 등원까진 했는데, 선거 당시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산장학재단을 통해 충남자율방범연합회에 1000만원을 기부한 것 때문에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 결국 권력이라는 것은 아무나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잘 배운 후, 물러나고 말았다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는 죽기 전 현 정권 실세들에게 받친 금액을 적은 쪽지를 주머니 속에 잘 간직한 채 목을 매고 영원을 달리하고 만다.

    권력의 실세들은 그를 그냥 놓아두지 않았다. 권력의 핵심을 알고 있는 이는 힘을 더 많이 쥔 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자신의 비밀이 탄로 날 것을 감추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검찰은 성완종 부인을 다그쳤다. 성완종 전 회장이 현 정권 실세들을 밝힌 명단 속엔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과 그 이전 비서실장인 허태열까지 들어 있었는데 무엇을 더 감추려고 했다는 것인가! 그러나 권력의 힘은 대단했다. 결국 거의 다 감추고 이제 남은 것은 경상남도 도지사를 재임하고 있는 홍준표에 대한 재판이 내년 1월 21일에 잡혀있는 것이 전부이다. 5월 20일 첫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환자가 발생하면서 성완종 리스트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둘째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이다.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첫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에서 확진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다녀온 바레인이 메르스 발생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즉시 대처해 나서지 않으면서 접촉자 추적이 하루 이상 늦어지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기 어렵게 현 정권은 늑장을 부렸다. 또 최초 환자가 발생한 병원이 중소병원이다 보니 감염관리가 충분치 않을 것으로 볼 수 있었지만, 이를 해당 병원에만 맡겨둬 메르스 확산을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메르스는 중동 지역에서만 걸리는 질병이라고 생각한데서부터 문제는 시작됐고, 보건당국 및 의료진 그리고 국민 모두 메르스는 물론 전염질환에 대해 무지한 것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했다. 그로 인해 최초 환자가 증상이 생긴 뒤 확진을 받고 격리될 때까지 열흘이라는 시간 속에 병원균은 사방팔방으로 번져나가게 했다. 최초 환자가 이 기간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옮은 확진자가 서른 명이 넘었고, 보건당국은 메르스는 밀접한 접촉에 의해서만 옮는다며 가족과 의료진 등 64명만 격리시킨 것이 문제다. 세계 최초 사우디에서도 병원 내 감염은 광범위하게 일어나 같은 병동 감염 사례는 흔했는데, 안일한 생각에 이 같은 사실조차 놓치고 만 것 때문이다. 이러한 실수는 최초 환자에게 감염된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물며 80명을 감염시키는 비극을 낳은 것이다. 환자가 발생했을 때 그 때 초동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이며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평택성모병원에서의 대규모 유행 정보를 의료기관들이 공유만 했더라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을 못한 것이 문제였다. 또한 병원의 감염관리 수준, 의료 쇼핑 행태, 간병과 문병문화도 환자 확산에 한몫을 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12월 23일 메르스 종료를 알릴 때까지 38명이 죽었다. 그리고 완치판정을 받은 환자 중에 불구의 폐를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될 환자들이 다수 있다는 결론이다.



    세 번째는 국정원 해킹사건이다.

    7월 10일자 노컷뉴스는 ‘"한국 5163부대, 8억 주고 해킹 프로그램 구매"’라는 글을 실었다.

이 5163부대는 국정원이 사용하던 거라고 알려져 있는데 국정원은 ‘이 5163이라는 부대명칭을 더 이상 쓰지 않는다고 했다.

    7월16일자 한겨레신문은 ‘당신이 궁금했던 ‘국정원 해킹사건’ 핵심만 추렸습니다’제하에, “지난 7월5일 일요일 늦은 밤(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사를 두고 있는 IT기업 ‘해킹팀’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누군가 메인 컴퓨터에 접근해 내부정보를 통째로 빼 인터넷에 올려버린 겁니다. 트위터 계정까지 탈취한 뒤 ‘해킹당한 팀’이라고 이름을 바꿔놓고 조롱했습니다.”고 적었다.


    이탈리아 해킹팀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몰래 들여다 볼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을 개발도상국에 판매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예컨대 에티오피아의 경우, 정부기관이 이 프로그램을 구입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과 활동가들을 사찰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정보에는 바로 그 문제의 해킹 프로그램 소스코드가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소스코드는 프로그램의 설계도 같은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각국 고객들과 주고받은 이메일, 음성 파일, 직원들이 쓰는 암호 등이 송두리째 노출됐습니다.

   덕분에 “감시 프로그램은 정부와 정부기관에만 판매하고, 국제기구에 반인권 정부로 지목된 정부들과는 거래하지 않는다”던 해킹팀의 해명은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유엔 무기 금수 조처를 받은 수단은 이 프로그램으로 유엔 평화유지군을 해킹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그 밖에도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도청하고 감시한다는 의혹을 받아온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레바논 등이 고객 명단에 올라 있었습니다.”는 한겨레신문 보도이다.


    그 안에는 한국 국정원도 포함된 상태, 결국 국정원은 2012년 대선 전 ‘무차별 해킹’ 프로그램 구입 의혹에 대해서 국정원은 이즈음 비공식적 루트를 통해 ‘국외용·대북용’이라는 해명을 언론들에 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국정원이 ‘카톡 검열’ 기능 요구했다”는 뉴스도 났다. 국정원은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국내 모델을 이탈리아로 보내 ‘맞춤 해킹’을 의뢰하거나, 국산 백신프로그램인 안랩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국가정보원이 국민들의 스마트폰을 속속들이 들여다봤다는 의혹을 받은 사건이다.





    네 번째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이다.

    박근혜는 아버지 박정희 군부독재자의 명예를 위해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실무책임자로 황교안·황우여·김무성·김정배 이들 4인에게 ‘실무 총대’를 매게 했다.

    경향신문은 “황교안 국무총리는 (11월)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 발표에 앞서 대국민담화로 전면에 섰다. “(친일·독재) 왜곡은 좌시 않을 것” “(국정화로)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 확립, 통일시대 준비”까지 지난달 27일 박 대통령 시정연설을 옮겨놓은 듯한 ‘대리 담화’였다. 박 대통령이 짐짓 한발을 빼면서, 황 총리가 국정화 확정고시일의 ‘얼굴’로 기록되게 됐다.”고 적었다.

    또한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주무장관으로서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지난달(10월) 12일 당정협의 하루 만에 국정화 전환 예고고시를 한 데 이어 이날(11.3.) 확정고시 발표도 맡았다. 황 부총리는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과거 학생시위 때문에 역사학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발언으로 논란도 빚었다.”고 적었다.

    이어 “여당에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총대를 멨다. 김 대표는 “국사학자 90%가 좌파” 등 색깔론과 세대 가르기 발언으로 여론전 선봉에 섰다. 그는 이날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정부에서 고시하는 모습을 속 시원하게 지켜봤다”고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적었다.

    더해서 “교과서 편찬을 책임진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도 정부·여당에 발맞춰 주역으로 나섰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교과서는 투쟁 일변도 역사가 되지 않을 것” 등의 발언으로 여권 역사인식을 답습했다.”는 보도이다.



    다섯 번째는 지난 3월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습격한 김기종(55)의 사건이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김기종은 길이 24㎝(날 14㎝)의 과도로 리퍼트 대사의 얼굴과 왼쪽 손목 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를 입히고 현장에서 붙잡힌 사건이다.

    한겨레신문은 그 때 상황을 이렇게 적었다.

리퍼트 대사는 연단 앞 헤드테이블에서 통역과 민화협 공동의장인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 사이에 앉았다. 헤드테이블에는 김덕룡 전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이성헌 상임집행위원장,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 김성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9명이 함께 앉았다.

리퍼트 대사는 장 의원과 지난 1월 한국에서 출산한 첫아들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고 한다. 장 의원은 “‘둘째도 한국에 와서 낳고 싶다’고 해서 ‘원정출산 아니냐’고 농담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했다.

리퍼트 대사가 막 죽을 떠먹으려던 순간 자주색 개량한복 차림의 김기종씨가 헤드테이블 뒤쪽 6번 테이블에 앉았다.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보면, 김씨는 리퍼트 대사가 입장하고 3분 뒤인 7시36분께 세종홀에 입장했다. 곧바로 ‘남북대화 가로막는 전쟁훈련 중단하라’는 내용이 담긴 A4 용지 크기 유인물 30여장을 옆 테이블에 앉은 한 교수의 가방에 욱여넣고 리퍼트 대사에게 달려들었다.(한겨레;2015.3.5.)



    어느 것 하나 순서를 뒤로 매길 수는 없었다. 그저 사건이 일어난 날짜를 계산하다보니 순서가 정해진 것 같다. 모두 중요한 사건들이다.

    그 이외 김영란법이 국회를 가까스로 통과하여 내년 9월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는 것도 우리는 참작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을 가눌 수 없게 한 뉴스와,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 사건들을 먼저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미뤄, 위와 같이 다섯 뉴스에 더 중점을 두었다.

    끝으로 새로 맞이해야 할 병신년(丙申年)에는 좋은 나날들이 이어지기를 기다리며...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0&cid=1015864&iid=853795&oid=032&aid=0002588541&ptype=052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2&cid=1027589&iid=1041845&oid=032&aid=0002647836&ptype=052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0&cid=1015864&iid=1048421&oid=032&aid=0002592550&ptype=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