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고 또 적다(積多)

선관위, 정종섭 최경환 선거법위반 아냐?

삼 보 2015. 9. 15. 04:34

  선거관리위원회도 엄격하게 따진다면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그 대답이 애매모호하다면 국민이 그 기관을 신뢰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2004년 2월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경인지역 6개 언론사와 합동기자회견에서 "개헌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나도 정말 말씀 드릴 수 없다."고 한 것과 2월 24일 방송기자클럽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한 발언이 씨가 돼서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2004.3.12.)되는 참극을 맞이한 사건이 있었다. 
  2004년5월14일 대한민국 헌법제판소는 탄핵소추안을 기각하고 말았지만 그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언급한 대사를 잘 간추린다면 그 뜻이 이해가 갈 것으로 본다. 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원 수가 개헌할 수 없게 유지돼야만 하는데 국민이 그 지지를 해주지 않아 야권 의원 수가 더 늘어나서 야당이 멋대로 개헌을 하게 되면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발언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이지 그 말 속에 열린우리당이 이겨야 한다는 뜻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고 봐야 옳은 것 아닌가!
  또한  2월24일 발언도 전반부만 보면 열린우리당을 적극 지지해줄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하지만 후반부에 들어간 '기대한다'는 단어가 바랄 뿐이지 요구나 요청이라고 할 수 없는 내용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중앙선관위는 그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 및 부정방지법을 위반했다고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이번 정종섭 행자부 장관의 발언을 보면 어떤가?
  지난달 (8.25.) 새누리당 연찬회장에서 '총선'을 먼저 선창할 테니 '필승'으로 의원들은 답해 달라며 총선은 먼저 외쳤고 뒤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두 합창을 했다. 총선이라면 내년 20대 총선을 겨냥한 것이고 그 총선에서 필승을 다짐하겠다는 의지 아닌가? 그렇다면 공무원으로서 중립을 지켜야 할 행자부 장관이 먼저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총선에 대해 긴장감을 갖도록 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확정적인 의지가 포함된 말인데 중앙선관위는 선거법위반이 아니라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에 대한 주의촉구 정도에 그쳤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필승'이란 단어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뜻이 깊어 군대 같은 조직사회에서 자주 쓰고 실천에 옮기려고 갖은 애를 쓴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 수위를 훨씬 넘어가는 선거 운동이라고 해야 올바른 판단이라고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최경환 부총리도 연찬회에서 "내년에는 잠재성장 수준이 3%p대 중반 정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서 당의 총선 일정이나 여러 가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말을 했다. 결국 앞으로 다가올 총선에 한 힘 더하겠다는 의지가 내포된 말이다. 고로 총선에 전력을 다하자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어찌됐건 정종섭 행자부 장관의 발언은 선관위에서 너무나 관대하게 처리한 것으로 밖에 생각이 가지 않는다.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벌써부터 여당의 편에 붙겠다면 야당은 무슨 힘을 쓸 수 있겠는가?
  제 정신이 아니지 않고서야 아와 어의 구분도 할 수 없다면 어떻게 법을 집행하는 선거위 사무소가 빗나간 판단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애닲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