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고 또 적다(積多)

상처투성이 이완구 총리 재기 불가?

삼 보 2015. 2. 17. 05:05
중국은 철학이나 신학보다는 실학을 더 앞세운 것으로 학자들은 평하고 있다. 그래도 노자와 장자는 같은 학파로 인정하면서 철학적 사고에 크게 공헌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오늘 날에는 노자를 실존 인물이 아닌 것 같이 구분하는 학자들도 많은 것으로 나온다. 그만큼 동양철학은 실존철학에 적을 두었기에 이르는 말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면 장자는 또 어떤가? 그분이야말로 불교가 중국으로 들어오면서 더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니 불교문화에 한 몫을 적선하셨다고 해야 할 것도 같다.

 장자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서다. 어떤 이가 원숭이를 기르면서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조삼모사] 음식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니 원숭이가 화를 버럭내며 가당치도 않은 소리라며 펄펄 뛴다. 주인이 말을 바꿔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말을 바꿔했더니 원숭이가 잠잠해졌다. '조삼모사'가 '조사모삼'이 됐다는 말이겠다? 조삼모사, 말을 바꿔가며 사람을 우롱한다는 뜻에 쓰는 말이다.

 이완구 새 총리야말로 청문회에서 밝혀진 것 같이 조삼모사꾼이 아닐까 싶다. 머리를 조아려가면서까지 국회의원들의 타박을 참아내고 있었다. 마치 원승이처럼. 그리고 변명을 늘어놓기 일쑤였다. 그러나 결국 국회임명동의안을 얻어내고 말았다. 대한민국 국회가 이렇게 안하무인이다. 얼마나 야당이 열세였기에 그랬을까? 야당의 수로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음은 경향신문 내용이다.


총리 인준에 드러난 여야 ‘표심’

이 후보자는 임명동의안 투표에 참석한 여야 의원 281명 가운데 148명(52.7%)으로부터 ‘가(可)’표를 받았다. 전체 281표의 과반은 141표부터다. 여당에서 8표만 더 이탈했더라면 ‘부결’이라는 정반대 결과가 나올 뻔했다. ‘여소야대’였던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첫 총리였던 이한동 후보자(찬성률 51.1%) 이후 최저치다. 같은 박근혜 정부에서 지명을 받은 정홍원 총리는 찬성률이 72.4%였다.

총리 인준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다. 누가 어떤 표를 던졌는지 정확한 분석은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있다. 투표에 참여한 새누리당 의원은 155명인데 찬성표는 148표였다. 여당 의원 중 최소 7명은 ‘반대’ 또는 무효표를 던진 것이 분명하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복당을 노리는 유승우 의원 등 친여 성향 무소속 의원 2명까지 합산하면 범여권에서 9명이 이탈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투표에 참여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24명 전원이 똘똘 뭉쳐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했을 경우다. 즉 여권 이탈표 숫자는 ‘9+알파(α)’다. 이 후보자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새정치연합 충청권 의원 일부 등의 ‘야당 이탈표’가 있다면 여권에서 반대한 의원은 두 자릿수에 이른다.

‘반쪽 총리’의 우려가 커진 것은 바로 이처럼 ‘여당조차 등을 돌린 총리’라는 오명이 이 후보자에게 씌워졌기 때문이다. (경향신문;2015.2.16)


 미국 인사문제를 말한다면 말도 되지 않는 총리가 탄생한 셈이다. 미국은 총리가 없으니 말아야 하겠지만, 장관부터 상하원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을 하는 순이다. 어떤 장관도 단 한 명의 상원의원이 "아니다"라는 이유를 대면 몇 달 동안 쉽게 동의를 받아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 국회는 뭐냐? 여당 의원 의결정족수 많다고 반 강제로 통과시키고 있지 않은가? 결국 승복하고 말아야 하겠지만 앞으로 얼마나 험난한 총리의 길을 갈 것인가? 이번 임명동의를 거치면서 실제적으로 여당 안에서 분당이 일고 있다는 것도 감지하게 했으니, 분명 2016년 20대 총선에선 새누리당원들의 설 자리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싶다.

 거기에 이완구 총리가 조금이라도 실수를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될지 앞을 보지 못하는 이들도 빤히 들여다 볼 수 있지 않은가!
 총리의 과거 비리로 인해 그가 설 곳만 좁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가 원활하게 활동을 할 수 없으니 모든 안건들이 뒤로 물러나게 될 것 아닌가? 그렇다면 결국 국민들이 그 손해를 보게 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인사가 완만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전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키게 한 것도 박근혜 정권이 혜안이 없어서 벌어진 것 아닌가! 그런 와중에 흠집 투성이 인물을 총리로 올려 놓았으니  민심이 어떻게 돌아설 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총리가 된 이완구 본인의 말을 기록해 두기로 한다.
 그는 16일 "아주 낮은 자세로 국민을 잘 모시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집으로 귀가하면서 기자들에게 "여러 가지로 감사드리고 한편으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을 남기고 떠났다고 한다. 왜 송구스러운 일을 하려고 하는가! 그가 스스로 총리 후보직을 물러설 수 없어서 송구스러웠다는 것인가! 아니면 총리가 돼서 송구스럽다는 것인가? 송구스러울 일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 먼저인데 총리가 되고 나서 사과하는 총리의 의도는 무엇인가?
 그는 또 "국정의 중요한 한 축에서 야당을 존중하고 국민 말씀을 잘 경청해서 경제 살리기에 힘쓰겠다."는 말을 남겼다. 당연히 해야 할 말이다. 그저 이제는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 보는 수밖에 없다. 그의 과거 실수에서 벗어날 수 있는 행보를 할 수 있는지 말이다.

 얼마나 하늘은 대한민국 국민을 시험하실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힘을 잃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 시험은 곧 얼마나 빨리 세상을 깨우치는지를 보시는 일 아니겠는가! 인간을 소우주라고 하는 것 같이 인간은 우주의 섭리에 순응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가 잘 낫다는 것을 강조라도 하듯  우주 섭리를 깨우치려 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잘 나서일까? 이완구 총리처럼?
 국민을 더 이상 괴롭히는 일은 없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박근혜 정권은.

 대한민국 국무총리 명예를 지키려면 본연의 일을 확실하게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아주 양심적으로. 그가 말한 "할 말 하는 총리"가 진정 될 수 있을지 국민의 모든 눈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국회에서 찢기운  자신의 상처는 스스로 치유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재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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