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을 열다

이완구 총리를 하늘이 인정한다면!

삼 보 2015. 2. 16. 07:57

   인간 신체구조가 우주섭리를 많이 닮았다고 해서 인간을 표현할 때 '소우주'라는 말로 대신할 때도 없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간단히 말해 우주의 섭리를 이어받을 수 있는 것이 인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인간이 간절히 호소할 때라든가 절박한 상황에 처해서 구원을 요청할 때는 하늘을 향해 부르짖는 일이 허다하다. 우주의 섭리에 맞춰 순응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 아닐까 본다. 그러나 하늘은 인간의 본심을 어찌 아는지 틀렸다고 생각되는 것은 어김없이 내치기도 하며, 인간의 생각과는 아주 판이하게 뒤집기를 해버리는 일도 종종 볼 수 있다. 해서 노자(老子)께서는 "하늘과 땅은 어짐이 없이 만물을 추구(한 번 쓰고 버리는 개 모양의 집섭)로 해서 버린다[天地不仁 萬物爲芻狗]."는 표현을 하시기도 한다.


   새누리당에서 이완구 총리 후보자를 밀어붙이는 것은 그야말로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향해 덤비는 것 같은 양상이다. 이 일을 피해갈 수 없는 처지가 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연합)에 다가오고 있다. 16일 날이 새어 오후 2시가 되면 어김없이 새누리당과 정의화 국회의장은 기다렸다는 듯 본회의장으로 들어설 것이 분명하다. 박근혜의 레임덕을 피하는 것이 국민을 농락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새누리당은 정부 장관 3명(최경환, 황우여, 김희정)과 이완구 총리 후보자, 그리고 비리혐의로 구속된 2명(박상은, 조현룡)까지 158명이다. 구속된 이들과 후보자를 빼면 155명이다. 현재 국회의원은 통진당 의원 5명을 헌재에서 해지시켰기 때문에 295명이다. 그 과반수 148명에 새누리당은 충분하고 남는다. 새정치연합이 보이콧을 해도 충분히 이완구 총리 인준을 통과 시킬 수 있고 7명이 남는다. 그러나 새 정치연합은 구속된 김재윤 의원까지 130명, 전체가 다 입장을 하더라도 129명이다. 정의당 5명과 무소속 의원 2명을 더해도 136 명이다. 반대를 다해도 이완구 인준을 막을 길이 없다.

   다음은 한국일보 뉴스를 먼저 보고 생각을 가다듬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본회의 인준 표결을 앞두고 여야가 모든 ‘경우의 수’를 상정해 복잡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로 구성된 여야 지도부의 첫 시험대인 데다, 이 후보자 인준 여부가 설 명절 ‘차례상 민심’을 좌우할 주요 변수라는 점에서 보다 명분을 갖춘 전략을 선택하기 위해 고심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지난 주 여론 악화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본회의 표결을 연기한 만큼 이번에는 인준안을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를 포함한 원내 지도부는 지난 주부터 소속 의원 전원에게 수 차례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 16일 본회의 출석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야당이 표결에 보이콧할 경우를 감안해 단독 표결을 통해서라도 인준을 강하겠다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결 정족수(148명) 확보를 위해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부 장관 등 국무위원 겸직 의원들의 참석을 독려하는 한편 해외 출장 중인 의원들도 모두 귀국시켰다.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여론과 야당의 반대를 무시하고 인준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강행 처리에 대한 비판보다 이 후보자 낙마로 인한 박근혜정부 조기 레임덕이 더욱 위험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야당이 본회의 표결에 참여할 경우를 상정해 내부 이탈표 단속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15일 오찬간담회에서 “야당이 표결에 참여하면 좀더 표 단속을 해야 한다”면서도 “오히려 반대하는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을까 봐 걱정이지, 들어와서 반대표를 던진다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이계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의(大義)와 소리(小利)가 충돌할 때는 군자는 대의를 택하고 소인은 소리를 택한다”며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고 인준 반대 입장을 시사했다.(한국일보;2015.2.15.)



   이재오 의원이 새정치연합에게 표를 던져 줄지는 모른다. 무기명 투표를 하는 것이니 던져준다고 해도 새누리당 154명이 찬성을 하면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새누리당 안에 몇 명의 의원들이 참된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문제다.

   말하자면 정의를 아는 이가 있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분명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총리 인준에 미달인 것을 알면서 옳다고 할 수 없는 이가 있을 것이라는 거다. 그 인원이 많으면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실패를 하지 않겠지만, 자격도 되지 않는 이완구를 총리로 인준시켜 놓는다면 지나가는 소도 입을 ‘헤’ 하고 벌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이 본회의를 보이콧하면 새누리당은 이완구 총리 만들기에 땅 집고 헤엄치기가 될 것이지만, 본회의에 전원 참석해서 부정 표를 던져준다면 그 나머지는 하늘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본다. 어차피 숫자 싸움에서는 밀린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에서 의분이 일어날 수 있는 순간이 된다면 겨뤄볼만 하지 않겠는가?

   만일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새누리당에 의해 인준을 받게 된다고 해도 그는 반쪽짜리에서 더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국회를 통과했다고 자부할 것이라고? 그야 그와 새누리당 지도부가 소인배 기질이 충만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에 이번 총리 인준에서 막아내지 못해도 크게 잃을 것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전 의원들이 보이콧 하면 그게 더 큰 실패의 원인일 수 있으니 포기하는 마음으로 본회의장에 입장해서 반대표를 확실하게 던져주기 바란다. 분명 새누리당 내부에서 파장이 일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하늘이 이완구를 총리로 임명해서 국가에 큰 혼란을 주시겠다면 받아들여야지 어찌 하겠는가! 대통령도 ‘짝퉁’이라고들 하는데 총리쯤이야 뭐 대수겠는가! 어차피 배는 산으로 올라가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