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은 12일 박근혜 대통령과 수사를 맡은 검찰을 향해 작심하고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청와대가 특정인을 유출 책임자로 몰아가기 위해 행정관에게 서명을 강요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검찰이 눈치 보기 수사, 짜 맞추기 수사로 끝내려 한다면 청문회, 국정조사, 특별검사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정세균 비대위원도 “정윤회 씨가 검찰, 청와대, 새누리당의 각별한 예우를 받는 걸 보니 실세 중의 실세라고밖엔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비선 실세들은 서로 자기가 아니라며 상대에게 손가락질하고 있다”며 “이대로 두면 대통령 잔여 임기 3년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야당은 일제히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은 15, 16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비선 실세 의혹을 집중 쟁점화할 태세다. 15일엔 박주선 노영민 박범계 김경협 의원이, 16일엔 안민석 최민희 김용익 김성주 의원이 공격수로 나선다. 안 의원은 정 씨의 승마협회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해왔고, 박범계 의원은 당 비선 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을 향해 “검찰의 수사 결과를 예단하지 말고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받아치면서도 내부적으론 뒤숭숭한 분위기다. 박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회장과 정 씨가 벌인 갈등 양상이 수면 위로 부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2014.12.13.)
뒤안길이라 하면 먼저 줄줄이 늘어선 집 뒷쪽으로 난 작은 길을 생각하게 된다. 또 다른 뜻은 다른 것에 가려 관심을 끌지 못하는 쓸쓸한 생활이나 처지를 뜻 한다고 돼있다.
국가 기강이 해이해질 대로 해이해진 상태여서 더 이상 손볼 수 없을 정도로 낡아버린 상태처럼 청와대 문건 유출 뉴스는 지속되고 있었다. 많은 이들은 국정문란으로 규정짓기도 하고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내는 사람들로 구분되어 있었다. 하지만 국가 정치에 깊은 관심이 있는 이들은 국가 정책을 다루는 청와대의 기강이 이렇게까지 변질된 것을 두고 걱정이 적잖았다고 본다. 그러나 연일 이어지던 국정문란의 문건 사실들은 점차 빛바랜 뉴스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벌써 며칠째 계속 이어지는 대한항공 '땅콩회항'이 지난 5일부터 그 첫 번째로 등장하고 있고, 지난 4일부터 시작된 '토막시신'이 그 뒤를 잇더니 이제는 선두에 올라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은 뒤안길로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2년 전에 일어났던 중국계 동포 오원춘의 토막살인 사건을 들춰내며 언론매체들은 이번 토막시신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더니 이젠 국민의 관심이 완전히 다 그쪽으로 쏠리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 하필 이때 박 모(56) 중국계 동포는 김 모(48) 중국계 동포 동거녀를 살해하여 그 시신을 분리해서 검은 비닐봉지에 분산시켜 담아 버렸단 말인가! 사람들을 엽기적인 사건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한 진짜 장본이라면 용서할 수 있겠는가? 그것도 한 몸을 섞어가며 사랑타령을 했던 인간이 할 짓인가?
경찰은 박 모 씨를 피의자로 다그치면서 영장을 발부할 것 같은 상황까지 온 것처럼 언론 매체들은 요란을 떨고 있다. 그러나 피의자로 돼있는 장본인은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며 입을 꾹 다물고 수사에 협조를 하지 않아,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보도도 뒤따르고 있다. 무슨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른다. 각 신문에 나타난 사진들은 한 결 같이 똑 같은 사진뿐이다. 얼굴은커녕 코빼기도 보이지 않게 둘둘 잘도 말아 논 사진이 돌고 또 돌아다니고 있다. 세상을 믿어야 하는데 왜 믿기지 않는가? 이것도 죄인가? 의심이 심해 믿지 못한다면 죄라고 할 수 있단다.
지난 5일부터 세상을 또 떠들썩하게 만들어 논 '땅콩리턴'의 주인공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국토부에 불려가 진술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건 검찰이 아니라 정부가 개입하고 있는 중이다. 잘 가는 비행기를 특별한 이유 없이 회항시키면 1~10년 징역을 살 수 있다고 한다. 대한항공(조현아 부사장을 감싸고도는 회사)과 참여연대(승무원과 사무장을 보호하려는 단체)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는 뉴스까지 나온다. 조현아 쪽에서는 상스런 욕도 하지 않았고, 물건을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던진 적도 없다고 하는데, 얻어맞고 욕먹은 쪽에서는 거짓이라고 항의하고 있다는 보도다. 대질심문까지 가야할 것인가? 당연하지 않겠는가? 사실을 밝혀야 사회는 건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대한항공도 인사가 만사라는 것을 까먹어 이런 굴욕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으로부터 배운 것이라고? 배울 것을 배워야지 그렇게 허접하고 못나고 비굴한 짓을 왜 배운다는 말인가? 당장 걷어내야 할 일을 했으니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이 머리를 숙이는 것 아닌가? 조종사 노조에서는 회장 탓이라고 하고 있다. 딸을 잘못 길러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원성을 올리고 있다. 굴지의 그룹 총수가 자신의 딸과 그 후계를 위해 머리를 숙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국가 정책보다 더 우위에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다 사람의 삶과 연계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국가 정책에 대한 기강이 흔들렸다는 것이 뒤로 물려나서는 안 된다고 본다. 어찌 국가에 수장이 둘도 되고 셋도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이거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는 노릇이다. 그 뿌리를 확실하게 찾아 도려내든지 아니면 뽑아내야 할 큰 일이 덮어져서는 안 된다. 물론 생명의 존귀함도 먼저가 아닐 수 없다. 거기에 인권의 중요성도 버릴 수 없다. 그러나 5천만 국민이 국가를 믿고 살 수 있어야 할 국가 기강이 흔들려서야 될 일인가? 그 기강을 확실히 하는데 우리는 온 정성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뭐가 우선이라는 것을 꼭 찾으라는 것이 아니라, 국가 기강을 살리는 일이 뒤안길로 밀려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서다.
박 모 씨가 피의자인지 아직은 확실치 않다. (뉴시스에서)
http://bizn.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412121642491&code=920301&med=khan&nv=st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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