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궁금해서

남북 총격전에도 고위급 회동 가능하다?

삼 보 2014. 10. 20. 03:40
남북이 19일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총격전을 벌였다고 군이 밝혔다. 앞서 18일에도 강원 철원 군사분계선에서 남한군이 군사분계선에 접근한 북한군에 경고사격을 한 바 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오전 8시10분부터 북한군 10여명이 경기 파주 지역, 판문점 서쪽에서 6㎞ 떨어진 디엠제트 내 군사분계선에 접근함에 따라 대응지침에 의거해 7차례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면 사격하겠다’는 경고방송을 했다”며 “오후 5시40분께 다시 파주지역 군사분계선으로 접근하는 북한군에 대해 우리 군이 경고방송에 이어 경고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군의 경고사격 후 곧바로 북한군이 사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탄 2발이 아군 경계초소(GP) 고가초소에서 발견돼 우리 군은 북한군 지역으로 추가 대응사격을 실시했다”며 “총격은 오후 5시50분까지 10분간 진행됐다”고 말했다. 남북은 각각 경계초소에 배치된 기관총 수십발을 서로 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의 인명과 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지는 않았다”며 “우발상황 발생에 대비해 파주지역 민간인 통제선 북방 일대의 관광객과 영농주민 등은 오후 5시에 철수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8일에도 북한군이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에서 군사분계선에 접근해 우리 군이 대응지침에 따라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했다. 이날은 북한군이 대응사격을 않고 철수해 총격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남북이 비무장지대에서 총격전을 벌인 것은 지난 10일 북한군이 남한 탈북자 단체가 경기도 연천에서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총 10여발을 쏘고, 우리 군이 대응사격을 한 이후 9일 만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7일 서해 엔엘엘(북방한계선) 사격전 등을 겪으며 최근 남한군의 대응이 과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며 “북한이 행동으로 항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쪽이 저강도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남북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군사 문제를 의제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남북 총격전에도 불구하고,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총격전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남북 고위급 회담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관리가능한 상황이라 본다”고 말했다.

앞서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은 지난번 아시안게임 종료 당시 있었던 오찬회담에서 합의된 것이어서 예정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2차 고위급 접촉이 지장 없이 열리기를 기대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한겨레;2014.10.19.)



청와대 외교 안보수석이 하는 말이니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의 현 상황으로 볼때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직위까지 거머쥐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 다음의 서열임에는 틀리지 않으니, 우리가 보는 견지에서는 막강한 인물일 것으로 믿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최룡해 현 노동당 근로단체 비서(국가체육지도위원장 겸임) 또한 총정치국장일 때 중국을 방문했었으니 북한은 김정은의 의견에 따라 그들의 직책이 삽시간에 변경 된다는 것도 이해해야 할 것으로 본다. 물론 인천을 방문할 때 최룡해 근로단체 비서도 같이 내려왔으니 막강한 인사들과의 약속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 너무나 잘도 안다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비서까지 10월 4일 인천아시안게임 퍠막식에 참석하기 전 우리측 총리 등과 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 믿어야 할 것으로 생각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벌써 수륙 양쪽에서 총격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어쩐 일인지는 몰라도 탐탁한 일은 아니다.
휴전 중에도 서로의 격분된 상황이 있으면 총격을 가하는 것은 전쟁을 치러본 사람이라면 알 일이다.
당연히 큰 교전으로 변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북쪽의 총알이 남쪽까지 내려와 있다는 것을 살펴본다면 의미심장한 일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이게 북한에 대한 우리의 과다 대응에 따라 북한 군이 신경질적이지 않나 분석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서로 간 최고위급의 회담이 이뤄질 단계에서 서로 신경전이 크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사안이 못된다.

이제는 휴전까지 끝내고 화합 단계로 접어든다고 해도 결코 짧은 세월이 지나간 것이 아닌데 끝까지 한 쪽에서는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며 다른 한 쪽은 손을 잡겠다니 이해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 것인가? 정치는 이렇게 두 얼굴을 지녀야만 하는 것인가! 정부 관계자들은 총격이 오가는 지역에서 동떨어진 곳에서 바라보고 있으니 별다른 고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파주나 철원 그리고 서해의 총격전 지역 주민은 물론 군인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히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든 작은 것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북한을 옥죄는 것으로만 일삼아왔던 정권이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 식에 맞춰 성사된 고위급의 회동에 기대하는 청와대를 보며 남북 간의 물꼬가 트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이렇게 총알을 주고 받는 것을 보면서 또 한 쪽으로는 헛웃음이 나서다. 보다 더 진정성 없는 생각을 하는 이들만 있다는 생각이 앞서가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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