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궁금해서

북한 최고위 방한은 안방 드나들기?

삼 보 2014. 10. 5. 03:01

       북한 서열 1위로 알려지는 사상사업과 조직 및 인사 등 북한군의 핵심 업무를 총괄하는 군총정치국장이 방한한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방한은 3일에도 알려지지 않았고, 4일 17회 아시안 게임이 끝나는 날 오전 북한이 갑자기 요청해서 성사된 방한이라고 한다.

 

   지난달 25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자리까지 받은 황병서 군총정치국장과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다음으로 북한의 최고 실세로 평가받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의문이 증폭되는 것은 북쪽 최고위급 대표단의 이번 방한에서 비춰볼 때 북쪽 대표단의 과거 방한 사례와 비교하면 너무나 뜻밖이라고 본다. 황병서 군 총치국장을 비롯해, 최룡해 당 비서 겸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김양건 대남 담당비서 등 역대 최고의 대표단을 보내면서, 대통령을 예방하지도 않았으며 친서도 없었다고 우리 정부가 밝힌 이유가 이해되지 않은 것이다. 정부의 설명을 토대로 이번 북쪽 대표단 방한 과정의 미스터리를 <한겨레>신문의 요약만 본다.

 

 

1. 박 대통령 면담 불발 이유…북쪽 대표단 시간이 없어서?

 

정부 당국자는 “대통령은 북쪽 고위급 대표단을 만나실 용의가 있었으나 북쪽이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와 시간 관계상 청와대 방문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오찬을 겸한 회담에서 청와대 예방 의사가 있으면 준비할 용의가 있다고 북쪽에 말을 꺼냈지만 북쪽은 시간 관계상 어렵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 소식통도 “북쪽 대표단 스스로 특사라고 지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 설명이 맞다면, 특사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들로 구성된 북쪽 최고위급 대표단이 특사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게다가 북쪽 대표단이 전용기를 타고 왔으므로, 북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탄력적으로 조정하면 되는데도 이들은 굳이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댔다. 결국 북쪽 대표단이 표면적으로 밝힌 것처럼 남쪽을 방문한 1차적인 목적은 “북쪽 아시안게임 출선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는데, 방문단의 위상과 규모에 비춰보면 여러모로 납득하기가 어려운 구석이 있다.

 

 

2. 친서도, 정상회담 언급도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방남한 북쪽 조문 사절단도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의 구두친서를 갖고 있었으며, 김기남 비서가 적어 온 내용을 직접 이명박 전 대통령 앞에서 적어 온 내용을 그대로 읽었다. 친서에는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었으며, 간접적으로나마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지속하는 가운데 이뤄진 사절단 파견으로 그해 가을 양쪽은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물밑접촉을 벌이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3. 정말 사전 조율 없었나?

 

이번처럼 북쪽 최고위급의 초호화 멤버들이 남쪽에 내려오려면 사전 조율할 게 적지 않다. 의전과 의제들을 미리 조율하지 않으면 어렵게 성사된 방문이 성과 없이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비밀 접촉’ 등을 통해 미리 고위급 방문 준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전 조율이 별로 감지되지 않았다. 정부 핵심 소식통도 “사전 조율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겨레;2014.104.)

 

 

   정부 관계자들의 말과 같다면 저들은 간단히 북한 선수들만 격려하려는 차원에서 자기들 안방 들어다니 듯 왔다 간 것밖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본다. 더군다나 대통령과 면담도 없었고 친서도 없다는 것을 볼 때 가볍게 문만 두들겨보고 간 것 외에 별다른 뜻이 없다. 하루 전날만 해도 서로 헐뜯는 말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하는가 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했다고 하는데 무슨 할 말이 더 있는가?

 

   간단히 말해 북한 선수들이 선전한 것을 격려하며, 북한 국민들에게도 선전효과를 더하게 한 현상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오찬을 겸한 회의가 없지 않았을 테니 북한 황병서 군총정치국장은 "이번 방문의 성과가 크다. 소통의 방문이 됐다. 서로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자. 이번에 오솔길을 냈다. 이것을 대통로로 열어나가자"고 제안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차후 북한과 어떤 협상을 이끌어 갈지 의문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이 가볍게 남한의 상태를 두들겨보며 검진한 결과에 불과한 것 외에 큰 성과는 없어 보인다. 

 

   어찌됐건 김정은의 전용기가 직항로를 통해 왔다 다시 돌아 간 것만 봐도 우리정부가 북한과 개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자꾸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하다보면 미운 정이라도 들 것 아닌가! 제발 으르렁 거리지만 말고 사이좋게 잘 살 수 있는 방법들이나 연구하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정홍원 국무총리와 북쪽 최고위급 대표단이 4일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정홍원 총리,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류길재 통일부장관. 연합뉴스

 

 

 

  참고가 된 원문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1004_0013211225&cID=10301&pID=10300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147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40166&PAGE_CD=N0004&CMPT_CD=E0018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658298.html?_ns=t1

http://n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276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