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ews)와 생각

그린벨트를 왜 헐어야 되는가?

삼 보 2014. 3. 13. 06:51

    6·4지방선거가 서서히 불을 집혀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3월12일 정부는 큰 인심을 쓰는 것 같다. 지난해 말 도시계획을 변경한다며 전국에 깔려있는 그린벨트(Greenbelt;개발재한구역) 전체의 28.3%인 1530㎢를 해제했다. 그러나 거기에 주거지를 지어 35%이상을 임대하기 위해 건설을 하려는 인물들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래서 개발되는 곳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정부는 발표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 지역에 공장도 짓게 하고, 상업시설도 들어오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선심 쓰는 것 같은 냄새가 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상업시설이나 공업지역이 들어설 수 있도록 용도제한을 기존 주거지역에서 준주거와 근린상업, 준공업지역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김해공항 인근 부산 지역과 공장용지 확보 필요성을 제기한 광주 인근 등 12개 지역 12.4㎢(여의도 면적 4.3배)가 우선 검토 대상이다.(이투데이;2014.3.12.)

 

 

   김해공항 근처 지역은 그린벨트에서 해제됐지만 비행기 소음 때문에 주거지가 들어서기 어렵다는 말에 따른 것이고, 광주 근처는 공장지대가 가깝다는 이유다.

 

   1950년대 영국은 도시 경관과 국민 건강증진 및 도시환경을 위해 도시개발을 재한 한다는 목적으로 그린벨트를 설정하여 신·증축은 물론 용도변경, 토지의 형질변경 및 토지분할 등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물론 법에 저촉하지 않거나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는 예외가 있었다.

   그러나 1971년 7월 30일부터 우리나라는 그 제도를 들여오면서 마치 감정에 휘말린 정부 같이 그린벨트 속으로 들어가면 옴짝달싹도 할 수 없게 묶어놓았으니, 국민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하지만 감히 입도 벙긋할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정부에 국민은 기가 질려 꼼작도 할 수 없었으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러던 그 땅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완화하기 시작했다.

   잘 알다시피 도시가 형성된다고 했을 때, 선진국은 건물을 지을 때 일정 비율에 맞춰 녹지를 형성시켜야 준공허가가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수도권 일대 산동네로 올라가면 집안에 나무는커녕 풀 할 포기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시골생활을 떨쳐버리고 서울로, 서울로 향해 올라온 서민들이 자리 잡은 곳이 산동네로 변해 후일 ‘달동네’라는 명칭을 달게 됐다

   달동네란 해방이 되어 외국에 살던 동포들과 북한 공산당이 싫어 남한으로 내려온 동포들이 판자를 이용해 부엌도 없는 방을 만들어 살면서 차츰 집처럼 형성된 것이 시초다. 후일 1966년부터 1970년대에 걸쳐 소작농들이 농촌을 빠져나가면서 서울의 인구는 급격하게 늘기 시작한다. 서울에 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이하 구로공단)가 형성되면서 이 당시 서울의 신림동, 봉천동, 창신동, 사당동, 삼양동 등 가파른 산등성이까지 무허가 집들이 기승을 부리며 지어지기 시작했다.

   산이 높으니 달과 가깝다는 뜻도 있지만, 외등조차 없어 캄캄한 동내가 달이나 비춰야 동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니 ‘달동네’ 아닌가.

   이 땅까지 정부는 그린벨트로 지정했다. 1970년 대들어 그 지역에 불이나면 다시는 집을 지을 수 없게 막아버렸다. 지으려는 주민과 막아서는 구청직원들과 투쟁은 계속됐으니 소설까지 만들어지던 곳이다. 그게 다 나라를 잃었던 슬픈 사연들이 만들어 논 것 아닌가. 거기에 6·25한국전쟁까지 터지고 말았으니 가난의 극치는 말할 수 없었다. 그 땅에서 살고 싶어 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것도 모르고 정부는 그 땅을 헐지 못해 안달을 냈다. 왜냐? 외국인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다.

   국민이 가난하고 싶어서 그렇게 살았는가? 외국인들에게 보이고 싶어서 그 고지에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정부가 정책을 세울 때 왜 지방에 공장이 들어설 수 있게 하지 못했는지가 문제다. 지금도 구로동 땅주인과 대한민국은 원수지간에서 풀어지지 못하고 있다.

 

 

 

“서울 구로동 지역에서 살던 농민 200여명은 수백 년을 이어오며 가꾼 논과 밭을 일제 강점기에 일본 육군성에 빼앗겼다. 해방이 되고 이 땅은 일본에게서 되찾은 귀속농지가 되었고, 토지개혁 조치로 농민들에게 되돌아왔다. 그런데 5.16 군사쿠데타 직후 박정희 정권이 이들의 농토에 ‘구로공단(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을 짓겠다며 농민들을 강제로 쫓아냈다. 당연히 깡패들이 동원됐고 경찰이 거든 폭거였다. 농민들은 법에 호소했다. 그러자 군사정권은 농민들과 농민들 땅이라고 증언한 공무원들을 끌고 가 두들겨 팼다. 얻어맞은 농민들과 공무원 일부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했지만 재판부는 농민들 땅이 분명하다는 여러 증거들을 근거로 농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농민들은 군사정권에 의해 다시 끌려갔다. 이번엔 소송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해 소송사기극을 벌였음을 자백하라고 두들겨 팼다. 그것을 근거로 군사정권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뻔한 억지임을 간파하고 다시 농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군사정권은 다급해졌다. 1969년 3선 개헌으로 장기집권을 노리는 마당에 구로공단 조성은 서둘러 추진할 사업이었다. 법무부에 ‘반드시 땅을 빼앗아내라’는 특명이 내려갔다. (법무부 장관에게 내려진 청와대 특별지시 문건이 증거로 확보됨). 농민들과 관련공무원들은 다시 검은 지프차에 실려 끌려갔다.

무지막지한 가혹행위 끝에 사기소송을 벌였다는 허위자백서에 서명을 하고서야 간신히 빠져 나왔다. 땅을 포기하지 않은 농민 등 40여 명은 소송사기죄, 위증죄로 기소돼 감옥에 갔다. 그러나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의해 농민들은 결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땅을 되찾기 위한 농민들의 소송이 시작됐다.

그날의 기자수첩은 이렇게 끝맺음을 한다. ‘2012년 7월 20일 오늘은 법원에서 그 재재심의 선고가 있는 날이다. 꼭 땅을 되찾으라 응원을 보낸다. 힘없는 농민을 짓밟은 지 꼭 50년 만에 이뤄지는 역사 바로 세우기이다. 농지강탈 50년, 이에 대해 참회와 사죄가 없다면 나라도 아니다”. (노컷뉴스;2014.3.4.)

2014년 현재 구로공단의 모습. (방송 캡처).  노컷뉴스에서

   이 사건은 2014년 2월 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이하 구로공단)를 짓겠다던 당시 토지가격으로 정부는 배상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정부에 소송을 낸 이들)이 국가와 소송을 위해 결집된 당시 사정을 상대로 다시 이들을 불러들여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박정희 정권이 하던 일마다 후일 이렇게 잡음이 나고 있는 것은 왜일까?

수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경제를 일으킨 대통령으로 찬양을 하고 있는 대통령인데 왜 한 쪽에서 그를 깎아내리려고 하는가?

   이 사람이 아주 가볍게 생각한 것은 이것이다.

그가 단 하루만이라도 술을 마시지 않고, 맑은 정신에 일을 추진했더라면, 후일 이렇게 곤혹스런 일은 없었을 것으로 본다.

   구로공단이 아니고, 호남과 경남 지역 사이에 공단을 조성하여 수출할 계획을 세웠더라면, 이농들이 서울로, 서울로 모여들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또한 항만시설이 좋은 부산과도 가까워 수송관계도 훨씬 쉬었을 것으로 미룬다. 거기에 호남지역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지도 않았을 것 아닌가?

   그렇게 됐으면 경부고속도로를 먼저 낼 것이 아니라 남해고속도로가 먼저 생겼을 것으로 본다. 물론 대통령을 보좌하는 경제와 교통 항만 등 인제들의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맑은 정신이었다면, 수도권을 그렇게 팽창시켜놓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그렇게 해놓고 결국은 그린벨트라는 단어로 모든 건설을 차단시켰으니 그 희생자들이 얼마였는지 아는가? 정작 큰 땅이 있어 마음대로 집을 짓지도 못한 사람들도 없지 않았지만 아주 작은 땅을 이용할 수 없는 서민들도 많았다. 그렇게 그린벨트는 우리 세대에서 붉은 피 같은 존재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땅이 그린벨트여서 좋았다. 도시 경관을 그나마 지켜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정부는 1530㎢의 어마마한 땅을 해제한 데는 경제 살리기 위한 목적이라고만 할 것인가? 아니면 그 땅 속에 특정한 인물이 숨어있는 것은 아닌가?

   그린벨트를 왜 깎아야 되는가?

   학교 주변에 호텔을 세울 땅도 없지 않을 것이며, 공장도 여럿 있을 것으로 미룬다. 하지만 세상은 변해 사람들마다 살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그리고 알차게 살 수 있는가를 원하는 이 때 녹색지대를 깎아내야만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6·4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은 아닌가?

“좋은 행동은 자국이 없고, 훌륭한 말은 흠이 없다[善行無轍迹 善言無瑕跡] - 노자(老子)

 

 

 

  참고가 된 원문

http://www.nocutnews.co.kr/news/1196355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31811&cid=653&categoryId=653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eco&arcid=0008129117&cp=nv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883837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3122152535&code=920100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820583&cid=1605&categoryId=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