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을 열다

반기문의 우유부단 발언과 추측들

삼 보 2016. 5. 26. 04:43


    

     25일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반기문(72) 유엔사무총장은 제주 롯데호텔의 관훈포럼에서 중견언론인들과 함께 하며, 자신의 직(職)에 대해 먼저 피력하고 있었다. 흔히 유엔사무총장 직을 두고 ‘더 모스트 임파서블 잡(The most impossible job)'으로 말하는데, 자신은 그 일을 시작하면서 'The best possible job(최대 가능성의 직업)으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사실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로 시작하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대부분 불가능한 직업’이라고 말한 이유를 이제와 알 것도 갔다는 뜻일 것이다. 일은 해보아야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처음 계획은 물론 장대했을 것으로 미룬다. 그러나 10년 중 끝에 거의 다가와서 그의 행적을 더듬어보니 그렇게 잘 한 것도 없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으로 들린다. 그러나 남은 7개월 마무리를 위해 도와달라고 언론인들에게 요청하고 있었다. 맞다. 남은 마지막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노자(老子)의 말씀 중에서도 “백성은 일에 종사하면서 항상 거의 일을 완성할 무렵에 실패를 하는데, 마침을 시작 같이 신중하면 곧 실패는 없다[民之從事 常於幾成而敗之 愼終如始 則無敗事].”고 하신 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더듬어 보면 반기문 총장이 유엔에 가서 특기할만한 일을 남긴 것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 본인은 100m를 달리는 것 같이 열심히 일에 임했다고 하는데 말이다. 그 자신이 이번 토론회에서 임기 중 가장 기억할만한 것이 있다면, 기후변화협정이라고 했다. 5월18일(현지 시각) 미국 컬럼비아대학 졸업식 연설에서도 "우리는 역사적인 파리기후협정을 이뤄냈다. 이것을 살리는 데 힘을 합쳐 달라."면서 "이 문제(기후변화)를 부인하는 정치인에게는 표를 주지 말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물건은 사지 말며, 제발 부탁이니 전등을 꺼 달라."고 할 정도로 환경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것 같다.


    그러나 그는 북한 핵실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유엔사무총장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핵실험이 1차(2006년 10월 9일 )를 빼고, 그가 유엔사무총장이 되고부터 더욱 왕성해지기 시작했다. 북한 1차 핵실험도 2006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시절 총장선거에 띄어들고 있을 때 이니까, 어찌 보면 북한은 박기문의 유엔사무총장 직에 오르는 것 자체를 방해하기 위한 전술의 하나였는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 상황은 잘 알다시피 반 총장이 북한을 방문하기위해 여러모로 힘을 썼지만, 북한은 2015년 5월에도 개성공단 초청을 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하며 초청을 외면했다.


    세계 두 분단국가 중 사이프러스공화국(Republic of Cyprus)의 북 사이프러스는 방문을 했는데, 우리와 가장 연관이 있는 북한을 방문조차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에게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만일 반 총장이 북한을 방문하여 완전히 얼어버린 동토(凍土)의 땅에 조금이라도 온기를 주는 행적을 이뤘다면 한국국민들은 물론 세계적으로 대단한 인기를 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북한과는 인연이 될 수 없었다. 아니 북한은 반 총장을 더욱 곤란한 처지로 몰아가고 있었다.


    지금 우리에겐 반 총장이 2017년 대권도전을 할 것인가에 더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번 관훈포럼에서 어물쩍하게 넘어가고 말았다. 고로 언론들은 제각각 다른 평을 내고 있던지 의견이 제각각이다.

    노컷뉴스는 ‘반기문 "北과 대화도 필요"…韓 정부와 이견’이라는 제하의 보도이다. 반 총장은 북한문제에 대해 “북핵 문제나 미사일 문제 등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그러나 제 생각엔 남북문제는 숙명”이라며, "제 임기가 일곱 달 남았지만 그 중에라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박근혜정권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는 것이다. 박근혜의 북한에 대한 생각과 다른 노선이 있을 가능성이다.

    하지만 10년 유엔사무총장을 하면서 북한과 소통을 하지 못한 것을, 만일 그가 대권을 쥔다면 북한과 대화의 창구를 만들고 소통할 수 있을 것인가?


    경향신문은 ‘[반기문, 대권 도전 시사]반 “한국 분열 창피…정치 지도자들 더 노력해야” 작심 비판’이라는 제하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대권 도전에 대해선 “내년 1월1일 한국 사람이 되니까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를 그때 가서 고민하고 결심하겠다”며, 올해 말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는 것을 계기로 국내 정치권에서의 역할을 고민하겠다는 의미라며, 대권 출마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고 경향신문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반 총장이 질의응답 과정이 아닌 모두발언에서 국내 정치를 작심 비판했다고 경향신문은 꼬집었다. 또 반 총장은 “너무 국가가 분열돼 있다”면서 “남북으로 분단된 것도 큰 문제인데, 내부에서 여러 가지 분열된 모습을 보여주고 이런 것이 해외에 가끔 보도되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약간 창피하게 느낄 때가 많다”고 밝힌 것을 지적했다.


    미디어오늘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반기문은 우둔한 최악의 사무총장”’ 제하에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대한민국의 자랑’이 한순간 ‘민족의 수치요 창피함’이 되어버렸다.

   다름아닌 온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온 민족의 자랑이었던 반기문 현 유엔 사무총장의 이야기다. 그것도 세계 유수의 언론으로부터 언론이 표현할 수 있는 최악의, 거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으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당황스럽기조차 하다. 이 기사는 국내 언론들이 23일 단편적으로 전한 것보다 더욱 참담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름 아닌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다.

이코노미스트는 21일 ‘Master, mistress or mouse?(능력자, 권력에 빌붙는 자, 아니면 무능력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반기문 총장을 비판하고 새롭게 선출될 유엔 차기 사무총장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능력있고 독립적인 사람이 아니라 강대국의 입맛에 맞는 수장을 뽑게 되는 유엔의 체제적 결함을 짚었다.(미디어오늘;2016.5.25.)


    세계일보는 ‘반기문의 존재감… 분열·반목 정치권에 과시’라는 제하에서, “여권발 대망론이 끊이지 않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예상보다 빨리 내비친 것은 여당의 내분 등 여권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한 행보로 읽힌다.”며, “당초 반 총장은 올 연말 임기 종료에 즈음해 대선 출마 방침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졌다. 유력 대권주자군이 없는 새누리당은 20대 총선 참패 이후 한 달여 내분으로 지도부 공백상태가 지속돼 식물정당으로 전락한 상태여서 당의 구심점이 될 강력한 리더가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새누리당 대권주자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기문 총장을 많은 이들이 외유내강(外柔內强)으로 표현한다. 겉으로는 절대 표를 내지 않아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번 마음먹으면 못해 낼 것이 없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그로 인해 유엔사무총장직까지 역임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가 처음 생각한대로 총장직에서 성공을 하진 못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만일 그가 한국 대통령이 돼서 북한과 소통할 수 있을까? 그게 문제이다. 정치는 외교와 다르기 때문이다.


    2016년4월24일자 중앙일보에 ‘반기문은 왜 웃음을 보였을까’라는 제하에 북한 이수용과 웃음을 보낸 것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월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수용 북한 외무상과 악수를 하는 장면을 본 상황에 대한 관조이다.

유엔 최고책임자로서 적어도 북한의 지속적이고 노골적인 유엔결의 위반에 대한 냉랭한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이수용이 느끼게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반기문 총장이 성공을 하고 안 하고는 후일 세계사에서 다뤄질 것으로 본다. 한국사에서만이 아닌 세계사의 한 장을 장식할 이가 한국에서 나왔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그의 영어실력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잘 알려져 세계 어린이들까지 그를 우러러보고 있는 상황이다. 마치 우리 어렸을 당시 다그 하마숄드(Dag Hammarskjöld; 2대 유엔사무총장)처럼 말이다. 6·25 한국전쟁 이후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던 이름이다. 그런 자리가 우리나라에서 배출했으니 지금 반기문 총장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대단한 우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반 총장이 한국에 와서 대권을 잡고 있을 때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진행된다면 몰라도 불편한 정사(政事)가 진행하게 된다면 실망하는 소리가 들릴 것이 분명하다. 어렸을 때 실망한 것은 평생을 남게 하고 그 후대까지 물려주게 된다. 외교로 성공한 사람이 정치로 성공하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하지만 반 총장은 외교에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경지에는 안 된 것 같다. 그렇다면 정치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요? 한국정치가 다 그렇고 그런데 별 걱정 다한다고요? 그렇다면 몰라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25일 오후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견언론인모임인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반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시사했다.
제주=연합뉴스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oid=079&aid=0002833749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5252326015&code=910100&nv=stand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6/05/25/20160525004197.html

http://news.joins.com/article/19932267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19/2016051901711.html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06661&cid=43667&categoryId=43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