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을 열다

총선 선거구획정안과 테러방지법,

삼 보 2016. 2. 29. 05:22


    

새누리당은 처음부터 테러방지법을 선거구획정안(획정안)과 연계하여 국회를 통과시키려고 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더민주당)은 테러방지법만은 다시 제고해야 할 법으로 단정을 짓고 있었다. 테러방지법은 단어만 테러 방지이지, 국민의 인권은 물론이거니와, 다가오는 4·13총선과 2017년 대선, 아니 미래의 모든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에 썼던 방식 이상으로 야당에 피해를 줄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내부에도 충분하고 훌륭한 법조인들이 많은데, 외부 인사들로부터 조언을 받아 지금 한국 상황이 준전시와 다름없다는 말만 듣고 테러방지법만 들고 23일 직권상정을 했다.


    그에 맞서 더민주당은 108명 전원이, 2012년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따라 반세기 만에 재생된 무제한토론(Filibuster=의사진행방해)을 신청하고, 2월23일 오후 7시05분부터 필리버스터(이하 필리)로 의장 직권상정을 합법적으로 막아내고 있다. 전시와 준전시 또는 천재지변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나 써야 할 직권상정을, 국회의장이 남용하고 있는 것을, 더민주당은 차마 당할 수 없었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야당에서 필리를 하는 중 25일까지 획정위가 검토된 선거구획정 안건을 국회에 제출하리라 생각하고 필리를 중단해야 하는 것으로 단정을 내린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최소15만 명 이상에서 최대 25만 명 이하 인구로 한 선거구를 형성해야 할 구획 정리를 짓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거기에 정치인들의 이권이 개입된 상태라 쉽지 않아 시간이 지연돼 28일에서야 국회에 제출했다. 사실 지금 우리나라는 금년 1월1일부터 선거구 공백사태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소속된 지역이 지금 이 순간도 없다. 고로 선거구획정 안이 빨리 통과 돼야 총선을 준비 중인 예비후보자는 물론 현직 의원들도 마음 놓고 선거운동을 온전하게 자기 관할지역에서 할 수 있게 된다. 전체 지역구 253곳 중 16곳이 분할됐고, 9곳이 통폐합되면서 지역구는 지난 19대 국회보다 7곳이 늘어나게 된다.


    분할되고 통폐합되는 지역 주민들도 자신의 후보자가 누가 될 것인지 의문이 되실 분들도 많을 것이다. 고로 선거구획정 안은 빨리 통과를 해야 한다. 하지만 필 리가 지속되면 획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 필리를 먼저 끝내고 획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필리가 끝나는 그 순간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을 먼저 직권상정을 했기 때문에 테러방지법 안을 표결에 붙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해온 필리버스터들의 노고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만다.


    테러방지법은 제정이 돼서는 안 되는 이유를 우리가 충분히 들어서 알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더 붙일 이유도 많다. 20여 명의 필리 토론자들은 우리에게 지금 일깨우고 있다. 그들의 소중한 말들을 어찌 다 수놓을 수 있을 것인가! 그저 일부만이라도 기억하고 또 다음에 더 수록하기로 하면서...


    세 번째로 나선 더민주당 은수미 의원은 장장 10시간 38분 동안 발언을 하며 결론을 내리기를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다. 밥 이상의 것을 배려하는 것이 사람이고, 그래서 헌법이 있다”며 “인간은 어떤 사람도 탄압받아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운명을 자기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것을 못하게 할 수 있는 법이라고, 그런 의혹이 있는 법이라고 그렇게 누차 이야기하고, 끊임없이 주장을 하는데, 제발 다른 목소리를 좀 들어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사람을 위하는 것은, 약자를 위한 정치는 여당도 야당도 없고 보수도 진보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생각하는 국민과 제가 현장에서 직접 뵙는 국민이 다르다, 그러면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하면 같이 살까, 이 생각 좀 하자”고 했다며 <한겨레>는 적고 있었다.


    17번째로 등장한 정청래 의원은 “필리버스터, 시간기록 말고 내용 봐 달라.”고 했다.

    아직까지는 11시간 30분의 최장기록을 보유한 정 의원은 “테러방지는 현행 대테러 지침으로 충분하다”며 “테러방지법은 국정원 밥그릇 지키지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대테러방지법에 있는 테러인물에 대한 추적권, 조사권을 삭제하고 그 기능을 대테러센터에 이관해야 하고, 국회 견제 장치가 마련되어 민주적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제대로 된 국정원이 필요하다”라며 “국정원에 도·감청 권한, 계좌추적권을 주는 것은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18번째로 등장한 더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박 대통령은 책상을 열 번 쳤다고 한다, 저는 제 가슴을 열 번 치고 싶다"라면서 주먹으로 가슴을 열 번 때렸다고 한다.

    그는 2012년 대선 국정원 댓글사건을 분석한 것을 교재로 하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의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유죄를 선고한 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문을 나열했다.

    그는 국정원 활동에 대해 법원은 "피고인들과 심리전단 직원들이 대선과 관련해서도 특정 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 같은 활동을 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진 의원은 원 전 원장이 자의적으로 '종북좌파'라는 말로 야당을 규정하며 심리전단 활동을 지시했다고 법원이 판단한 부분, 즉 "요컨대 국정원장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의견이 여론으로 형성되거나 형성될 가능성이 있을 때 이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것을 지시했다"라고 판단한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진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에서도 테러방지법을 추진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적극 반박하며 이유를 말했다. 진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에 추진했던 법은 당시의 야당 의원들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와 민주당의 반대(같이 반대), 그 정부에서 처음 만들어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반대로 입법이 좌절됐다"라면서 "우리는 이게 왜 안되느냐, 박근혜 정권에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 중에 한 분 정도는 테러방지법에 문제제기하는 분을 볼 수 없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9시간16분 동안 가슴의 피를 토하고 있었다.


    23번째로 등장한 이학영 더민주당 의원은 독일 나치 치하 시인이자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년 2월 10일, 독일 - 1956년 8월 14일)의 詩 ‘아침저녁으로 읽기위하여’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낭송했다. 이에 대해 이석현 부의장은 “눈물이 고일 수 있는 시간”이라는 말로 응답했다. 브레히트가 2차 대전 당시 군 위생병에 있을 때를 기억하게 하는 느낌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적어본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분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내 자신이 싫어졌다.


    28일 125시간 이상 필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분명 29일 국회본회의에 올라올 선거구획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테러방지법안의 독소를 제거시키지 않고 막무가내(莫無可奈) 밀어붙이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올바를 것인가? 처음 필리가 시작하고 있을 당시 조중동 중 한 매체가 필리 찬성과 반대를 실시간으로 나눠본 사실이 있었다. 자그마치 85%p 대 15%p라는 큰 차이를 보고 즉각 중지하고 말았다는 것을 안다. 그만큼 국민이 테러방지법안에 대해 민감해졌다는 것이다. 확률만 가지고 따질 것만 아니다. 테러방지법이 지금 통과되면 당장 4·13총선부터 박정권은 국민여론몰이를 시작할 것으로 안다. 우리 사생활이 노출된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획정안이 29일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선거일을 뒤로 미뤄야 할 일이 남아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이 사람은 민주주의의 인권을 먼저 찾고, 민주주의의 꽃은 개화를 늦춰도 되지 않을까싶어진다. 많은 의견이 다를 것이나 새누리당이 양보만 하면 해결은 아주 쉽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계속 배짱을 부리고 있으니 아직은 모를 일이다.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만 잡느냐 아니면 두 마리 다 잡을 수 있는가? 이 문제는 새누리당이 결정할 문제다.

 


기사 관련 사진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정청래 의원에 이어 테러방지법 본회의 처리를 막기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18번째 주자로 나섰다. 남소연



  참고가 된 원문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732052.html?_ns=c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sid2=269&oid=056&aid=0010290686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85577&PAGE_CD=N0004&CMPT_CD=E001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2282212555&code=910402&nv=stand

http://news1.kr/articles/?2587467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0228500014

http://pop.heraldcorp.com/view.php?ud=201602290147326197724_1&RURL=http%3A%2F%2Fsearch.naver.com%2Fsearch.naver%3Fsm%3Dtab_hty.top%26where%3Dnexearch%26ie%3Dutf8%26query%3D%25EC%259D%25B4%25ED%2595%2599%25EC%2598%2581%26url%3Dhttp%253A%252F%252Fbiz.heraldcorp.com%252Fview.php%253Fud%253D201602290147326197724_1%26ucs%3Dn9tfW6ySWZUn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60228002027591

http://people.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query=%EB%B2%A0%EB%A5%B4%ED%86%A8%ED%8A%B8%20%EB%B8%8C%EB%A0%88%ED%9E%88%ED%8A%B8&sm=tab_etc&ie=utf8&key=PeopleService&os=104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