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ews)와 생각

세월호 외신반응, 대통령 발언 비판

삼 보 2014. 4. 23. 03:46

     똑같은 말을 해도 사람이 흥분될 때 하는 발언과 평소 같이 가볍게 하는 말의 투가 달라 듣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들리기 마련이다. 16일 침몰된 세월호 여객선에 의해 대통령 발언이 국제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승객을 놔두고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에 대해 “살인자와 같다”고 발언했을 때 대다수 언론은 이를 단순히 전하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박 대통령의 이 발언을 “지나치게 감정적인 발언”이라며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영국 가디언은 21일 “어린 아이들이 희생된 비극은 극심한 감정을 유발하지만 세월호 선원들에 대해 너무 쉽게 ‘살인자’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며 비판했다. 이 신문은 “번역의 복잡함과 문화적 차이를 인정한다고 해도 ‘살인자’란 단어는 눈에 띈다“고 했다.

 

가디언은 산사태로 100명의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영국 탄광마을 앨버밴의 비극을 소개하면 “누구도 부주의로 기소당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1987년 헤럴드 오브 프리 엔터프라이즈호가 벨기에 제브류헤에서 침몰돼 193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해당 선박의 선수문(승객들이 여객실에 드나드는 문)을 제대로 닫지 않은 승무원보다는 과정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선장과 선원에 대한 실종자 부모들과 대중들의 처벌 요구를 막는 건 불가피해보이지만 책임과 의미라는 보편적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또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의 대처를 신랄하게 꼬집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사고 엿새만에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사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선원들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살인과도 같은 행태”라고 말하며 책임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가디언은 이 발언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서양국가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국가적 비극에 이렇게 늑장 대응을 하고도 신용과 지위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 국가 지도자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다.(미디어오늘;2014.4.22.)

 

 

 

월스트리트저널지도 거의 같은 논평을 하고 있다.

 

 

21일(월)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침몰한 세월호의 선장과 승무원들의 행위가 “살인과도 같다”고 규정했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첫번째 구조선을 탔음을 보여주는 TV 영상을 보고 국민적 공분이 일자 이런 상황에 편승한 듯 보이는 발언이었다.

 

 

이 선장과 당시 조타실을 맡고 있었던 승무원 2명은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승객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명시한 선원법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됐다.

인명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아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월요일 승무원 4명이 추가로 구속됐다.

 

이 선장은 구속 후 잠깐 뉴스매체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왜 승객 대피를 지휘하지 않고 먼저 배를 탈출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조류가 강하고 물이 차가워 바다에 뛰어들 경우 승객들이 살 수 있을지 우려돼 즉각 탈출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다른 승무원들도 승객보다 먼저 퇴선한 이유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유죄 판결이 날 경우 승무원들이 처벌을 받을지 혹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안일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시도라는 비난도 일었지만, 선장과 승무원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반영한 듯 보이기도 했다.(월스트리트저널;22.April 2014.)

 

   대통령 발언은 안일하게 대처하려는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시도로서, 진위를 감추려는 정부의 말 돌리기로 본다는 것이 더 자극을 받게 한다. 결국 선장과 승무원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반영해서 정부의 대처를 감추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착해 빠진 국민들은 그런 의도를 그냥 넘겨줄 수 있을지?

   아직까지 실종자 수는 22일 현재 181명으로 나와 있다. 사망자 수는 점점 늘어 121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나, 구조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세월호에 지난 15일 오후 탑승한 인원은 476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16일 오전까지 배에서 탈출한 인원 174명이 있을 뿐이다. 그 후 기쁜 소식은 하나도 없다. 모두 슬프고 처참한 내용이다. 거기에 대통령까지 해외 뉴스에서 실망하고 있다는 뉴스가 더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LA타임스, 영국의 BBC 등에서 크고 작은 뉴스들이 연일 교대로 세월호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선장과 선원들의 판단착오와 혼란으로 수많은 생명을 잃었다고 한다. 그러나 ‘살인자와 같다’는 말은 쓰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세월호가 침몰하는 동안 판단 착오와 혼란이 참사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세월호의 긴급 구조ㆍ조난 관련 내용에서 세월호 선장 등 선원들의 잘못된 대처가 중대한 과실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승객들에게 대피하지 말고 선실에 있으라고 방송한 점이 치명적 실수라고 전했다.

 

당시 선원이 선장으로부터 대피 안내 방송을 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선장은 대피 명령을 내렸지만 실제 방송을 통해 대피 명령이 승객에게 전달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결국 승객들은 대피방송을 듣지 못했고 이 같은 비극을 낳았다는 평가다.(아주경제;2014.4.22.)

 

   21일 미국의 NBC 방송도 지난 25년 사이 가장 최악의 선박사고이며,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한국 현장을 찾았다는 보도다.

 

심각한 표정으로 취재에 나선 빌 닐리 NBC 방송 국제부장은 인터뷰에서 "이 사고는 전 세계가 걱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왔다"며 "지난 25년 동안 최악의 선박 사고다. 비극적이다"고 밝혔다.(뉴스엔미디어;2014.4.21.)

 

   이제는 지구촌이라는 말을 잊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우리의 입장과 해외 언론이 듣는 입장에 차이가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살인’이라는 단어를 서양인들이 얼마나 강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미국에서 상대방과 싸울 때 ‘널 죽이고 싶다’는 말을 했다면 어떻게 될까? 그건 바로 살인미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인정하지 않는다. 특히 대통령 발언이니 더더욱 깊은 표명을 한 것 같다. 아무리 감정이 격해 있다고 해도 할 말과 못할 말은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시급하지 않을까? 물론 이준석 세월호 선장은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크게 벌을 받게 될 것으로 미룬다. 하지만, 대통령이 이렇게 먼저 판결을 내렸으니 그 재판을 지휘할 판사의 책무 또한 더 무거울 것이 빤하다는 것이다. 대통령 권한이 얼마나 강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준석 선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검경 합동수사본부 건물에 도착했다.  Getty Images

 

  참고가 된 원문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6152

http://kr.wsj.com/posts/2014/04/22/%eb%b0%95-%eb%8c%80%ed%86%b5%eb%a0%b9-%ec%84%b8%ec%9b%94%ed%98%b8-%ec%8a%b9%eb%ac%b4%ec%9b%90%ec%97%90-%ec%9d%b4%eb%af%b8-%ec%9c%a0%ec%a3%84%ed%8c%90%ea%b2%b0/

http://www.ajunews.com/view/20140422144921459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404212352482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