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유래

지록위마(指鹿爲馬)의 해를 보내며

삼 보 2014. 12. 30. 06:43

        指=가리킬 지, 鹿=사슴 록, 爲=할 위, 馬=말 마, 이 네 글자를 직역하면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이 된다. 즉 윗사람을 농락하며 권세를 휘두르는 경우를 말한다. 아래 사람에게는 사실이 아닌 것 그 자체까지 믿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뜻이 포함하고 있다. 다음은 이 말의 유래를 본다.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를 섬기던 환관 중에 조고(趙高)라는 난폭하고 허황된 이가 있었다. 시황제가 죽자 세상은 그야말로 헤어나기 힘든 환란의 도가니로 빠진다. 조고는 그 틈을 이용해 유조(遺詔=임금의 유언)를 위조하며 태자 부소(扶蘇)를 죽인다. 부소를 대신하여 어리고 어리석은 호해(胡亥)를 내세워 황제로 옹립하여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조고는 호해를 온갖 유희와 환락 속에 빠뜨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교묘한 술책을 써서 승상 이사(李斯)를 비롯해 원로 중신들을 처치하며 조고는 스스로 승상의 벼슬을 차지하고 조정을 완전히 한 손에 쥐어 넣고 만다.

 

   그리고 세상은 다 조고의 세력에 휘둘린다.


 

   조고는 현재 있는 신하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자신을 따를지 시험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하루는 가녀린 사슴 한 마리를 어전으로 끌어오게 한 다음 황제에게 바치면서 “이 말이 장성하면 천리마가 될 것입니다.”하며 호해에게 바쳤다.

   어리석은 호해도 말이 아니고 사슴인 것을 알아차리고 웃으면서 “조 승상이 잘 못 본 것이오. 어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시오[指鹿爲馬]?”라고 했다.

   그러자 조고는 얼른 말을 가로채며 “폐하, 저것은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폐하를 위해 구했습니다.”라고 억지를 쓴다.

   호해가 보기에도 타당치 않아 다시 말한다.

   “승상은 농담도 심하시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니[指鹿爲馬(지록위마)]’ 무슨 소리요?”

   또 조고가 말한다. “아닙니다. 말이 틀림없습니다.”

   조고는 우기면서 주위 시종과 신하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말한다. “아니, 제공들 보기에는 저게 뭐 같소? 말이오, 아니면 사슴이오?”라고 물었다.

 

   거의 대부분의 신하들은 조고가 두려워 “말 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의지가 강한 이들은 “사슴 입니다.” 라고 올바른 대답을 했다. 조고는 사슴이라고 대답한 사람을 똑똑히 기억해 두고 있다가 후일 죄를 뒤집어 씌워 죽이고 만다. 이 사건이 난 이후에는 그 누구도 감히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후일 온 천지는 반란과 함께 세상은 혼란이 거듭된다. 유방의 군대가 수도 함양(咸陽)으로 밀고 올라오는 중에 조고는 호해를 죽였다. 그리고 부소의 아들 자영(子嬰)을 3세 황제로 옹립했다. 그러나 호해와 다르게 똑똑한 자영은 황제에 오르자 조고를 주살시킨다.(사마천의 사기 중 <이사(李斯)열전>)


 

 

   금년은 청마(靑馬)의 해였다. 푸른 하늘을 날 듯 하던 세상은 온 데 간 데 없이 지록위마(指鹿爲馬)의 해로 마감하고 있다.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정한 것을 보면서 현 정권의 이중 잣대를 실감하고 있다.

 

   ‘경제살리기’라는 단어로 자신을 따르는 국민을 매도했고, ‘종북’이라는 단어로 자신과 빗나간 이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는 현 정권의 2년을 보면서 정구죽천(丁口竹天=可笑) 바로 그 자체로 눈이 빗나가고 있다.

   현 정권이 하는 일마다 신뢰(信賴)라는 단어와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그 멀어짐에 따라 공안정권은 새롭게 소생하고 있다니 자유민주주의는 저 멀리 뒤안길로 사라질 태세라고 한다.


 

   노동자들은 수세에 내몰리고 있는데 재벌들과 부자들은 자신들의 배통을 북으로 삼는다고 한다. 노동자들이 그렇게도 원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해달라는 부르짖음은 메아리 되어 들려오건만 고용노동부는 엉뚱한 소리로 뒤바뀌어 내보내고 있다. 2년 비정규직 계약을 늘려 4년 계약으로 할 수 있게 하겠다며 사용자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현 정권을 아직도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고 하니 그들의 전체가 부유층이란 말인가? 그렇게도 대한민국 경제 수준이 높다는 말인가! 박근혜 국정지지율이 43%로 상승했다는 소식에 어안이 벙벙하지 않을 수 없다. 있는 이들에게 없는 이들이 다가갈 수 있겠는가? 앞으로 갈수록 저들의 횡포는 끝이 없을 것으로 미룬다.


 

 

   교수들이라면 이 사회의 지식인들 아닌가? 이들이 보는 대한민국 정부를 비평한 4자성어가 ‘지록위마(指鹿爲馬)’ 즉 ‘사슴이 말’이라는 엉터리도 없는 정부를 따르는 이들이 100명 중에 43명이라고 한다. 그대는 이해가 되시는가?



2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정부 비정규직 종합대책 폐기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 2014.12.29 pdj6635@yna.co.kr



  참고가 된 원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sid2=251&oid=028&aid=000225858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12292213205&code=940702&nv=stand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71176.html?_ns=t1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71992&cid=46626&categoryId=46626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12/29/0200000000AKR20141229139900004.HTML?input=1195m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17261&cid=50801&categoryId=50803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122901073030114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