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
소쩍새들이 운다.
소쩍소쩍 솥이 작다고
뒷산에서도
앞산에서도
소쩍새들이 울고 있다
소쩍새가
저렇게 많이 나오는 해는
풍년이 든다고
어머니가 나에게 일러주시는 그 사이에도
소쩍소쩍 솥이 작다고
소쩍새들은 목이 닳도록 울어 댄다.
밤이 깊도록 울어 댄다.
아아, 마을은
소쩍새 투성이다.
ㅡ 장만영

* 두산백과도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솟쩍’ 하고 울면 다음해에 흉년이 들고, ‘솟적다’라고 울면 ‘솥이 작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뜻에서 다음해에 풍년이 온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라고 적었다.
- 일제강점기에 우리네 농촌에선 수많은 쌀을 싼 값에,
또는 세금을 빙자하여 강제로 빼앗기기를 다반사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배곯은 소쩍새들이 왜 울지 않았겠는가!
'글 모 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이여! 어서 내려다오 - 오일도 (0) | 2023.02.25 |
---|---|
조춘(早春) - 정인보 독립운동가 (0) | 2023.02.24 |
무서운 시간 - 윤동주와 序詩 노래 (0) | 2023.02.22 |
김수영의 '풀'과 그 민중의 삶 (0) | 2023.02.21 |
그 날이 오면 - 상록수의 沈熏(심훈) (0) | 2023.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