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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열차는 타자기처럼 - 김경린

삼 보 2023. 3. 16. 02:12

국제 열차는 타자기처럼

 

 

오늘도

성난 타자기처럼

질주하는 국제열차에

나의

젊음은 실려가고

 

보라빛

애정을 날리며

경사진 가로에서

또다시

태양에 젖어 돌아오는 벗들을 본다.

 

옛날

나의 조상들이

뿌리고 간 설화(說話)

아직도 남은 거리와 거리에

 

불안과

예절과 그리고

공포만이 거품일어

 

꽃과 태양을 등지고

가는 나에게

어둠은 빗발처럼 내려온다.

 

또디시

먼 앞날에

추락하는 애증이

나의 가슴을 찌르면

 

거울처럼

그리운 사람아

흐르는 기류를 안고

투명한 아침을 가져오리.

 

 

- 김경린 金璟麟

 

 

 

 

<서울컬쳐투데이>는 그를 가르켜 '20세기와 21세기의 모더니즘을 아우른 시인'으로 요약했다.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