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ning Glory[나팔꽃]의 나팔은 매일 하나둘 불어준다
3월 16일 인생의 마지막이 될 노인아파트로 이사 오던 날 나팔꽃[Morning Glory]을 챙긴 사위가 고맙다.
“새로 이사를 가시면 새 화분들을 장만해 드릴 테니 버리고 가시지요.”라고 하던 사위와 딸이 내 말을 거역하지 않고 이삿짐 속에 같이 넣게 했다.
20년 이상 정들여가며 같이 한 녀석들을 버리기가 난감하여 어릴 적 뛰놀던 강원도 철원 벌판의 메꽃을 상상하며 철부지 시절의 역사를 지우는 것 같아 안 되겠다고 하니 아무 말 없이 수긍했다.
아침에 잠시 피어 정오를 지나면서 곧 시들어버리는 나팔꽃!
‘아침의 영광[Morning Glory]'이라는 서양식 이름이 더 적절할지 모른다.
老子(노자)께서도 “道(도)는 당당한 이름이 없다[道常無名 도상무명].”라고 했다.
자연이 처음 지어질 때 이름까지 같이 나온 자연의 물체는 없이 세상에 나온 뒤 인간들에 의해 붙여지는 것이라는 말이다.
고로 한국은 나팔꽃이라고 말하지만 미국 등 서방의 영어를 쓰는 이들은 모닝글로리(Morning Glory)라고 부르는 것이다.
물론 각국마다 그들의 언어에 따라 다르게 명명하여 부를 것이니 각국마다 그 이름도 다양할 것이다.
미국 서부의 가정집에 피는 미국나팔꽃[Ivy Leafed Morning Glory]이 있는데 참으로 왕성하게 줄기가 잘 뻗지만 나팔꽃은 흐드러지지 않는 단점이 있는 것 같다.
그에 비하면 내가 찾은 나팔꽃은 꽃도 꽃이지만 줄기가 심하게 뻗지 않는 다는 장점도 있어 더 좋아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올해는 아주 높은 대나무를 꽂아 얼마나 올라가는지 보려고 한다.
어쩌다 쨍쨍 햇볕이 없으면 오후 늦게까지 불어주는 나팔들!
아직은 아침 하나씩만 화분 속에 숨어 불어주고 있다.
5~6월이 돼야 흐드러지게 피어오르는 그들의 잔치도 정성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거름을 잘 주면 이들도 활짝 웃어준다.
머지않아 힘껏 자라 아침을 밝게 해줄 나팔꽃을 살펴보던 중 국화도 봉우리를 단단히 만들어 꽃잎을 곧 터뜨릴 준비가 된 것 같다.
국화를 집에 키우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도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노란 국화의 품위를 사랑하는 이 사람은 봄가을로 주기적으로 피는 국화에도 남다르게 관심을 많이 준다.
거름만 잘 주면 왕성한 꽃을 피우는 여러해살이 국화는 나름의 향기를 그윽하게 머금고 있어 좋고 해마다 두 번씩이나 즐겁게 해주어 좋다.
고로 서정주의 시 ‘국화옆에서’는 미국 서부에서 피는 국화의 시기와 맞지 않는 것으로 봐진다.
국화가 피어나면 서정주의 친일 반민족행위자에 대한 것도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갖을까 한다.
모닝글로리의 나팔은 오늘도 하나만 피어 LA(엘에이)다운타운으로 나팔머리를 돌리고 있다.
이른 아침을 알리는 국화가 서부 햇볕에는 유난히 약한 것도 있는데 왕성하게 필 때는 바람만 살짝 불면 꽃 이파리 춤도 볼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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