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주 4

방랑기 - 이설주 (李雪舟)

방랑기 숭가리* 황토 물에 얼음이 풀리우면 반도 남쪽 고깃배 실은 낙동강이 정이 들고 산마을에 황혼이 밀려드는 저녁 밤이면 호롱불 가물거리는 뚫어진 봉창이 서러웠다. 소소리바람* 불어 눈 날리는 거리를 길 잃은 손이 되어 몇 마디 줏어 모은 서투른 말에 꾸냥*이 웃고 가고 행상에 드나드는 바쁜 나루에 물새가 울면 외짝 마음은 노상 고향 하늘에 구름을 좇곤 했다. - 이설주 李雪舟 * 숭가리 ~ 송화강(松花江) 는 "백두산 천지 비룡폭포에서 시작해 길림성, 흑룡강성 지역을 흐르는 강."이라며 "중국어로는 ''松花江(쑹화장)', 만주어로는 숭가리 울라(:ᠰᡠᠩᡤᠠᡵᡳ ᡠᠯᠠ )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숭가리'는 은하수를 뜻한다."라고 적었다. * 소소리바람 명사) 이른 봄에 살 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차고 매..

글 모 음 2023.03.17